온 몸이 땀으로 젖어도 '자꾸만 손이 가는 그 맛'

 

▲ 맛있게 매운 산낙지곱창전골. 오동통한 낙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곱창과 양도 쫄깃한 맛이 일품. ⓒ2010 HelloDD.com
예로부터 대서(大暑)에는 '염소뿔도 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더위가 가장 심한 절기로 꼽힌다.

대서가 일주일 지났지만 최근 전국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땀으로 온몸이 젖을 정도, 에어컨 없이는 더위를 피하기 힘들지경이다.

땀을 많이 흘리는 이시기에는 보양식을 먹어 기운을 북돋워야 남은 더위를 무사히 지날 수 있다. 축축 늘어지는 이때 기운을 회복시킬 수 있는 보양식에는 무엇이 있을까.

으레 사람들은 보양식이라 하면 삼계탕이나 보신탕, 장어를 떠올리기 쉽다. 이 보양식들에 하나 더 보탠다면 '낙지'를 꼽을 수 있다.

27년간 한자리에서 낙지만을 전문으로 하는 맛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다. '충무할매낙지볶음(대표 전순옥)'이 그 집이다. 용문역 6번 출구로 나와 보이는 빨간 간판 집이다.

허름한 식당 안. 인테리어 같은 것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시골 읍내 골목길서 흔히 볼 수 있는 있는 식당이다. 빨간색 간판에 이끌려 가게 안을 들어가자 4인용 테이블, 4~5개가 고작이었다. 게다가 테이블에는 먼저 온 손님들로 인해 남는 자리가 없었다.

"안쪽으로 들어가세요. 원하시는 곳에 앉으시면 됩니다."

가게 점원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안쪽으로 자리를 권했다. 주방의 옆길로 들어서자 족히 70여석 정도 돼 보이는 좌석이 보였다. 기자 일행은 방 안쪽에 자리잡았다.

메뉴판은 낙지전문점답게 온통 낙지에 관한 메뉴뿐이었다. 낙지만을 전문으로 한다는 소문이 자자한 만큼 모든 메뉴가 맛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메뉴 중 이름이 특이한 산낙곱전골(산낙지곱창전골)을 주문했다. 너무 매울것 같아 주인에게 '조금 덜맵게 해주세요'라고 당부까지했다.

잠시 후 널찍한 냄비에 무언가 수북이 담긴 산낙곱전골이 나왔다. 한가득 담겨진 야채와 곱창, 양, 빨간 양념에 엄청난 크기의 산낙지가 큼지막하게 잘린 몸을 연신 꼼지락대며 제 힘을 과시하고 있었다. 불을 올리자 꼼지락 대던 낙지들은 계속 냄비를 탈출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 둥근 냄비에 등장한 산낙지곱창전골. 싱싱한 낙지가 냄비를 빠져나오려고
아우성이다. 
ⓒ2010 HelloDD.com
전골은 '보글보글' 소리와 구수한 냄새를 내뿜으며 발갛게 익어갔다. 냄새와 소리를 참지 못해 국물을 먼저 한 숟가락 떴다. '맛있게 맵다'라는 말은 이럴때 쓰는 말인듯하다. 소곱창에 양까지 함께 있어서인지 국물이 구수했다.

낙지의 먹물을 좋아한다면 전골이 자글자글하게 끓을때 머리를 잘라 먹물을 터트리면 먹물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시커먼 먹물이 전골의 국물과 잘 어우러져 이 또한 별미 중 별미.

잘 익은 낙지를 가위로 자른 후 실한 다리 한 점을 국물과 함께 입으로 가져갔다. 짭쪼름하면서 쫀득쫀득 씹히는 맛이 매콤한 맛과 잘 어우러졌다. 몇 숟가락 떠먹다보니 혀가 얼얼할 정도였다.

혀가 마비될때쯤 먹어야할 밑반찬이 있다. 하얀 백김치와 시원한 오이미역냉국이 그 것. 낙지와 야채, 국물을 먹은 뒤 백김치 한 조각이나 오이미역냉국을 한 숟가락 떠먹으면 입안의 얼얼함을 어느정도 삭힐 수 있다.

매콤함으로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지만 이 집의 음식은 '중독성'이 강하다. 맛있게 맵기 때문에 냄비와 입을 오가는 젓가락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이 집의 낙지는 목포에서 직접 가져온다. 하루에 판매할 양만을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오전 10시와 정오, 오후 3시에 낙지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신선함은 두말하면 잔소리.

냄비가 바닥을 드러낼 즈음, 볶음밥을 주문했다. 먹물로 인해 까맣게 변해버린 전골 육수에 각종 야채에 참기름, 흑미밥, 김 가루를 넣어 슥슥 비비면 먹물볶음밥이 만들어진다. 이 또한 매력적인 맛을 자랑한다.

전순옥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충무할매낙지볶음은 3대째 운영하고 있는 집. 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전 사장은 현재 두 아들에게 맛의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전 사장은 "음식이 맵지만 끌리는 맛 때문에 손님들이 자주 찾으시는 것 같다"며"앞으로 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7년동안 사랑받아온 충무할매낙지볶음은 작년에 방한칸을 늘리는 확장공사를 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맛있게 매운 낙지전골로 무더위를 날려보내는 건 어떨까?
 
 

충무할매낙지볶음

ⓒ2010 HelloDD.com
메      뉴: 산낙지볶음 11000원/ 산낙곱전골 12000원/ 산낙불전골 12000원 산낙지전골 12000원/ 연포탕 15000원/ 산낙지 찜 大 55000원 中 45000원
상호 충무할매낙지볶음
전화번호 042-531-9348
영업시간 오전10~오후7시
휴무 유동적
주소 대전 서구 도산로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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