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기 전에 가봐야 할 어은동 화덕 피자 맛집…'누오보 나폴리'
여름철 무더위 날릴 '루꼴라'의 매력

8월 초. '푹푹' 찌는 더위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뻘뻘' 흐르는 본격 여름 휴가철이다. 휴가를 맞아 우리나라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국내파', 캐리어 끌고 해외로 떠나는 '해외파'가 있는 반면, "역시 휴가는 집에서"를 외치며 방에 콕 박혀있는 '방콕파'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방콕파'는 더 잘 먹어야 한다. 집에서 쌩쌩 부는 에어컨 바람을 쐬며 그동안 밀린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도 좋지만, 잠시 집 밖을 나서보자. 생각보다 맛있는 음식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 '참 맛있는' 화덕 피자를 대전에서 먹는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이탈리아 정통을 내세운 화덕 피자 전문점이 몇 년 전부터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그것은 서울에서 벌어지는 '남의 일'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미식의 불모지라 불리는 대전에도 남부럽지 않은 정통 나폴리 피자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어은동에 위치한 누오보 나폴리다.

화덕 피자 전문점이라해도 화덕기기를 사용하는 곳이 더 많다. 하지만 이곳은 100% 참나무에 피자를 굽는다.<사진=조은정 기자>
화덕 피자 전문점이라해도 화덕기기를 사용하는 곳이 더 많다. 하지만 이곳은 100% 참나무에 피자를 굽는다.<사진=조은정 기자>

우리는 이곳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루꼴라 피자, 여자들이 좋아하는 고르곤졸라 피자와 안 시키면 왠지 서운한 시저 샐러드를 주문했다. 가장 먼저 나온 시저 샐러드. 우리 일행은 세트 메뉴로 주문했기 때문에 도우가 없는 대신 샐러드가 더 많이 나왔다. 쫄깃쫄깃한 도우를 맛 볼 수 있는 기회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샐러드는 조금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시저 샐러드는 파마산 가루가 솔솔을 넘어 풍성하게 뿌려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드레싱도 너무 많이 뿌려져 있어 샐러드의 숨이 살짝 죽어있는 느낌이었다. 다음에는 꼭 도우와 함께 먹어야 겠다. 쫄깃쫄깃 도우와 함께 먹는 시저 샐러드가 역시 진리.

놓칠 수 없는 '치즈 샷'에 도전했다. 참나무 향이 느껴지는 고르곤졸라.<사진=조은정 기자>
놓칠 수 없는 '치즈 샷'에 도전했다. 참나무 향이 느껴지는 고르곤졸라.<사진=조은정 기자>

곧이어 나온 고르곤졸라 피자. 개인적으로 고르곤졸라 피자 자체로도 충분히 달기 때문에 꿀을 찍어먹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날은 특별히 일행을 따라 살짝 꿀을 찍어 맛봤다. 촉촉한 꿀의 식감에 달콤함이 배가됨을 느꼈다. 씹기도 전에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치즈 맛이 느껴진다. 누가 그랬던가. 화덕 피자의 매력은 살짝 탄 도우라고. "이거 너무 탄 거 아니에요?" 라고 퀘스천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맛있으면 장땡"이라는 절대지론이 있지 않던가. 살짝 탄 도우도 치즈의 풍미와 꿀의 달콤함에 그 맛이 느껴지지도 않는다.

'채식 피자'로 유명한 루꼴라 피자. 루꼴라와 파마산 치즈의 조합이 기막히다.<사진=조은정 기자>
'채식 피자'로 유명한 루꼴라 피자. 루꼴라와 파마산 치즈의 조합이 기막히다.<사진=조은정 기자>

두둥! 드디어 나왔다. 역시 주인공은 가장 늦게 도착하는 법인가. 비주얼부터 '주인공' 포스가 물씬 느껴지는 루꼴라 피자가 등장했다. 루꼴라는 지중해산 에루카속의 일년초인데, 그 맛이 고소하고 쌉싸름하고 톡 쏘는 향이 특징이다.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하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루꼴라는 우리의'상추' 정도 지위라고 한다.

이곳 루꼴라는 사장님이 직접 유기농으로 재배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벌레 먹은 자국이 보인다. 상한 것이 아니다. 단지 손님들보다 벌레들이 잠시 맛 본 것일뿐!

루꼴라 피자는 다른 피자와 달리 무겁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좋다. 사실 피자를 먹고 난 다음에는 속이 무거워져 더부룩해지는 경험을 한 적 다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의 루꼴라 피자는 예외다. 왜 여성들에게 '채식 피자'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게 됐는지도 알 것 같다. 루꼴라 특유의 쌉싸래한 맛과 파마산 치즈의 궁합도 훌륭했다. 뿐만 아니다. 루꼴라 특유의 향이 강하게 느껴질 때쯤 깊은 향을 내는 토마토 소스와 쫄깃한 도우가 함께 입 안을 다스려준다.

가게 한 켠에는 참나무 장작의 보금자리가 마련돼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가게 한 켠에는 참나무 장작의 보금자리가 마련돼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메뉴: 시저 샐러드 9800원/ 마레 파스타 만3000원/ 봉골레 파스타 만2000원/ 마르게리타 만1500원/ 디아볼라 만4800원/ 루꼴라 만5700원/
 

 

 

 

 

상호 누오보 나폴리
전화번호 042-322-9582
영업시간
휴무 매주 월요일
주소 대전 유성구 농대로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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