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겔 오어 SPAC 위원장 "한국 기초과학 집중 투자 인상적, 10년 내 성과 기대"
"구축 완료 후 운영위한 정부 프로젝트 이해와 지원 중요"

나이겔 오어 과학프로그램자문위원회 위원장.<사진=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 제공>
나이겔 오어 과학프로그램자문위원회 위원장.<사진=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 제공>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하이젠베르그의 양자이론이 없었다면 오늘날 스마트폰이나 GPS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기초과학이 없으면 미래 기술 발전도 없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발굴된 희귀동위원소를 3000개정도로 보고 있으며, 앞으로 7000개까지 발굴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과학벨트 중이온가속기가 완공되면 새로 발굴될 동위원소의 80%정도는 한국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나이겔 오어(Nigel Orr) 과학프로그램자문위원회(이하 SPAC)위원장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에 구축중인 중이온가속기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단장 정순찬)은 26~27일 '3차과학프로그램 자문위원회(SPAE)'를 열고 12명으로 구성된 위원단으로부터 중이온가속기 시설구축과 활용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나이겔 위원장(프랑스 국립과학원(CNRS) 부설 국가핵입자물리연(IN2PS) 그룹장)은 양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8일 대덕특구 기자단과 간담회를 통해 위원회의 역할을 언급하며 "많은 국가들이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돈 되는 연구쪽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한국은 기초과학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무척 인상적이었다"면서 "장기적으로 지금의 투자들이 한국의 기초과학 발전과 경제발전에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기초과학은 미술 음악처럼 문화활동을 즐기는 것과 같은 과학활동으로 인간이 존재하고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알아가는데 꼭 필요하다"면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기 때문에 기초과학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이 완공되면 실험장치별로 핵과학, 원자 및 분자과학, 물성과학, 의생명과학 분야의 활용연구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나이겔 위원장은 "기초과학 중 핵물리학은 실용적 결과도 많이 나오는데 희귀동위원소를 이용해 진단의학, 종양치료, 치과 치료에 많은 기여를 했다. 또 한국의 전기도 핵(원자력)발전소에서 제공되는 것으로 기초과학은 인간의 활동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희귀동위원소는 한정돼 있고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중이온가속기가 완공되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희귀동위원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필요한 동위원소를 생산하는법, 희귀동위원소를 대량생산 하는 법도 연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초과학을 국민에게 널리알리기 위한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나이겔 위원장은 "기초과학은 인간으로서 세상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므로 과학계는 언론,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며 알려야 연구의 의미도 커지게 된다"고 말하면서 프랑스의 사례를 소개했다.

프랑스는 과학계와 대중의 소통을 위해 30년 전부터 매년 10월 과학주간을 마련, 연구기관마다 문을 활짝 열고 국민에게 공개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특히 젊은층의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중이온가속기 라온이 구축 완료된 후 활용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나이겔 위원장에 의하면 라온과 비슷한 시설이 미국과 일본에 구축돼 있다.

그는 "라온은 희귀동위원소 품질이 뛰어날 것으로 예상돼 외국 연구자들에게 매력적"이라면서 "10년 전 일본 리켄에 가속기가 생기면서 많은 연구자들이 미국에서 일본으로 옮겨 갔는데 리켄과 라온은 15년 정도 차이가 있다. 라온이 들어서면 연구자들의 연구시간이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알려진 희귀동위원소는 3000개 정도로 전문가들은 앞으로 7000개까지의 동위원소가 발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라온의 특성상 앞으로 발굴될 희귀동위원소의 80%는 한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으로 그는 라온의 활발한 운영을 위한 정부의 지원도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중이온가속기 예산만 책정해 2021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나이겔 위원장은 "완공 이후 운영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대학교수, 연구자, 포닥 등이 라온을 활용해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지나치게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기보다 흥미로운 연구에는 항상 문제가 따른다는 생각으로 봐야한다. 무엇보다 가속기는 소시지를 찍어내는 듯한 단순한 공장이 아니니 정부 관계자들이 프로젝트의 특성을 잘 이해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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