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살충·살균제 마이크로 캡스 개발, 내년 50억 매출 가능

"토양을 소독한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소리라고 비웃을지 모르지만 오염된 땅에 대한 토양 소독은 필수적이다. 삼천리 방방곡곡 어느 밭이든 병해충들이 득실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뿌리혹선충은 수백년 전부터 내려오는 고질적인 병해충으로 손꼽힌다. 농가마다 막대한 피해를 주는 뿌리혹선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미량복합효소가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대덕밸리의 ‘반년차’ 바이오 벤처기업인 바이오젠(대표 정종상)은 최근 오염된 밭에 단 한 번 살포함으로써 건강한 토양으로 바꿔 주는 토양 살충·살균제 ‘마이크로 캡스’를 개발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 캡스는 토양에 산재되어 있는 뿌리혹선충과 같은 병해충을 퇴치해 주는 한편 토양내 부족한 양분을 공급해 주고 산성토양과 염류 토양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정사장은 “‘얼음대륙’알래스카에 살고 있는 뿌리혹선충도 마이크로 캡스 한 방이면 끝낼 수 있다”면서 “이 제품을 사용할 경우 농가 소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로 캡스는 또 천연 유기물과 휘발성 천연식물성 저장유 등 1백% 천연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토양 잔류물질이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 대부분의 농가에서 농약 과다사용으로 토양오염이 심각하다는 점을 볼 때 환경보존 측면에서도 희소식이다.

바이오젠은 내년부터 본격 생산되는 마이크로 캡스가 출시되면 1천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시장의 상당부분을 ‘영토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제품의 핵심은 ‘마이크로 캡슐화’ 기술. 마이크로 캡슐화는 살균·살충효과를 가진 휘발성 천연식물성정유(겨자오일)를 천연유기물(전분)로 덮어 씌우는 고난이도의 정제 기술이다.

정사장은 “현재 실험실에서 1t 정도의 시제품을 만들어 내년 봄 시장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 “일본 유수의 농약업체들로부터 샘플 테스트를 마치고 수입 의향서를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바이오젠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미생물 종자 펠러팅(Pelleting)’기술. 펠러팅이란 단순히 덮어 씌우는 코팅과 달리 화학작용에 의해 자연적으로 정착시키는 기술. 미생물 종자 펠러팅은 펠러팅한 식물의 종자가 성장하면서 미생물이 근권(根圈 뿌리가 나오는 부분)에 정착, 병원균의 침입을 억제하는 첨단 환경농업기술이다.

특히 국내에서 만연된 무 사마귀병을 방제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생물 종자 펠러팅 기술의 성공은 네덜란드와 일본 회사에 이어 세계 3번째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미생물 종자를 단순히 화학물질로 코팅한 제품은 있어도 펠러팅한 제품은 한 곳도 없다는 것. 일반적으로 펠러팅 종자는 단순히 코팅(Coating)된 종자보다 발아율에서는 차이가 없는 반면 병충해에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코팅된 종자에 비해 가격 경쟁력은 15분의 1에 불과하다. 창업 6개월 만에 바이오젠이 제품 개발을 마치고 업계의 강력한 주자로 떠오른 것은 탄탄한 연구진과 상업화 능력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농약과 동부기술원 스크리닝센터장을 역임한 정사장을 비롯, 국내 최대의 농약종묘 업체인 한농 연구인력이 모인 점도 상업화가 쉽게 이루어지고 있는 비결.

정사장은 “지금은 미생물 종자 처리제와 천연물 비료 등의 생산에 주력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신의학 등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면서 “내년엔 50억원 매출은 거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헬로우디디 구남평기자>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