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된 위폐가 2002년 3천16장, 2003년 3천896장, 2004년 4천353장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위·변조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새롭게 도안해 발행키로 한 화폐에는 첨단 복사기나 스캐너로도 복사할 수 없도록 한 홀로그램과 레이저를 이용한 인쇄기술, 요판잠상 등의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이 기술들의 실질적인 실현은 대덕R&D특구의 한국조폐공사 기술연구소 위조방지센터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표준과학연구원이 보유한 홀로그램 기술을 10년 전부터 조폐공사 기술연구소가 이전받아 개발해 왔으며, 위폐방지를 위한 핵심기술인 광가변잉크, 시변각 장치(일명 홀로그램), 요판잠상(凹版潛像) 등을 대덕에서 개발해 냈다.

스캐너나 컬러 프린터로 위조가 불가능하도록 1만원권과 5천원권에 7가지의 첨단 위조방지 장치를 넣는다. 1천원권은 위조 가능성이 작어 일부만 적용키로 했다.

금색? 녹색?...광가변잉크,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한다

광가변잉크는 광반사 특성이 서로 다른 물질로 구성된 특수 잉크로 돈의 액면 숫자가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잉크다. 컬러 복사나 고해상 스캐너를 이용한 프린터 출력물에는 아예 나타나지 않는다. 현재 일부 만원권 점자에 사용되고 있으나 사용 부위가 작아 효과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새 은행권에는 더 크게 적용돼 위·변조 여부를 판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점자를 정면에서 바라보면 금색이지만 45도 각도로 기울이면 녹색으로 변한다. 지금까지는 이 잉크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으나 새로 개발된 국산잉크는 수입품에 비해 10% 정도 가격이 싸 연간 4억원 정도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현재 세계 90여개 나라의 은행권에서 광가변잉크가 사용되고 있다. 이 잉크는 가격이 비싸 주로 고액권에 사용되며 우리나라에서는 1만원권의 점자에 이 잉크가 적용되고 있다.

사람도 됐다가 동물도 됐다가...'홀로그램'

▲송재봉 표준연 박사  ⓒ2005 HelloDD.com

시변각 장치(홀로그램)는 은박지 모양의 딱지를 붙인 것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과 색상이 변하는 얇은 필름이다. 첨단 복사기나 스캐너로 복사해도 고유 색상이 나타나지 않아 진위 식별이 쉽다.

다만 현재 화폐에는 홀로그램을 넣을 여백이 없어 화폐 인물은 유지하더라도 문자, 숫자, 그림 등의 전면적 재배치가 불가피하다. 이번 새 화폐에 적용될 홀로그램 기술은 사실상 표준과학연구원이 10년 전 관련 기술을 조폐공사 기술연구소에 전수하는 등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송재봉 표준연 박사는 "10년 전부터 연구소가 보유한 홀로그램 기술을 조폐공사에 기술 지도해 줬다"면서 "홀로그램이 새 화폐에 적용될 경우 물체를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3차원으로 변하기 때문에 위폐방지를 상당수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송 박사는 홀로그램 필름은 국내에서 제작되지 않기 때문에 전량 수입해야 하는 문제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홀로그램 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7~80%에 이르는 수준"이라며 "특히 완전 복제가 불가능한 볼륨형(최적형) 타입의 홀로그램 기술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떨어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없던 그림이 나타난다...요판잠상 인쇄기법

요판잠상은 정면에서 볼 때는 보이지 않지만 은행권을 비스듬히 기울여 비춰봤을 때 숨겨놓은 문자나 문양이 나타나는 요판 인쇄 기술의 하나다. 지폐를 복사할 경우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위조를 위해 복사를 해도 숨겨진 문자나 문양이 나타나지 않아 가짜돈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과학계 한 인사는 "새로운 화폐에 대한 위폐방지기술은 거의 대덕에서 개발, 생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대덕의 기술이 한국의 돈 가치를 국제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