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단 신축건물 착공에 맞춰 창업보육사업 밑그림 완성...‘스타벤처’까지 육성

"창업보육센터도 이젠 정부보조를 기대하고만 있을 순 없죠. 자립운영을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져야 합니다. 창업보육센터들도 입주업체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면서 자율경쟁체제를 갖춰야 합니다."

지난 6월 박선원 전 단장에게 바통을 이어받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용훈 신임 신기술창업지원단장은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지만 이미 이 생활이 몸에 익숙하다. 신기단이 생기기 전인 지난 95년부터 98년까지 3년간 카이스트 창업보육센터인 TBI/TIC센터에서 활동했기 때문.

지금까지 매년 2-3차례 열리고 있는 창업세미나의 시작도 이 단장이 주도했다. '돌아온 장고'라고나 할까. 취임 후 약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벌써부터 '창업보육센터 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이용훈 단장을 만나봤다.

대덕밸리 최대의 창업보육센터장을 맡았는데 소감은
신기단이란 조직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보직이 주어진다면 그래도 신기단이 맞는 보직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2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신기단이 나아가야 할 길이 어느정도 머릿속에 정리가 되어 있는 편이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신기단을 한국 최고의 TBI로 육성, 벤처기업들이 신기단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카이스트 내에 신축중인 인큐베이팅센터가 완공되면 보다 체계적인 지원사업이 가능하리라 생각되는데
인큐베이팅센터가 완공되면 무엇보다 급한 것이 운영방안이다. 1차로 올 10월 1천5백평규모의 건물이 완공되고 내년 6월경에 1천 8백평 규모의 두 번째 건물이 세워질 예정이다. 총 3천3백평 규모의 TBI/TIC센터를 운영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현재 입주업체들에게 월 평당 2만원씩을 받고 있는데 이것으로는 운영이 어려울 전망이다. 어떻게 하면 입주기업들의 부담을 줄이면서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을까를 연구 중이다.

창업보육센터의 지원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공간문제다. 우선 입주업체들이 원하는 것에 맞춰 공간확대나 이동문제에 적극 응해줄 생각이다. 또한 카이스트 학부 3-4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입주벤처에서 방학을 보내도록 하는 제도를 통해 고급인력이 벤처기업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할 생각이다. 학교 장비도 원하는 벤처기업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장비리스트 등을 만들고 있다.

카이스트 내 인큐베이팅센터가 완공되면 2개 건물 중 하나는 POST TBI개념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TBI를 졸업한 벤처기업 중 기술력/마케팅 능력 등을 고려해 성공가능성 높은 기업을 선별해 이 POST TBI에 입주시켜 별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스타기업까지 육성시키고 싶은 꿈이 있다. 이 POST TBI는 TBI보다 비용이 비싼 반면 질높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하지만 외부의 일반 사무실보다는 저렴할 것이다.

앞으로 창업보육사업은 어떻게 운영될 것으로 보는가
경제원리에 따른 창업보육사업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영국 캠브리지 옥스퍼드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곳의 사이언스파크는 전부 사기업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입주기업들이 높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창업벤처기업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원사업들이 서비스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업보육도 사업이다. 창업보육센터들끼리 경쟁이 붙어야 한다. 자율경쟁시장에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가격경쟁, 서비스경쟁 등을 통해 질높은 보육서비스가 제공되어질 것이다.

입주기업들이 주로 애로사항으로 삼는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얼마전 입주기업 모니터링 실시결과를 보면 공간문제가 가장 많았다. 공간확대 및 이동문제는 최대한 입주기업의 편의를 봐 줄 예정이다. 현재 한국통신 내 신기단은 일과후 냉난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문제는 여러 사정으로 해결하기 어렵지만 새로운 건물은 이런 문제를 최대한 고려해 설계했다. 그 외 네트워크 불안도 지적됐는데 원인을 파악해 조만간 해결할 계획이다.

대덕밸리에서의 창업환경은 어떻다고 보는가
대덕연구단지, 카이스트, 충남대 등에서 나오는 기술력과 인력, 거기다가 살기에도 좋아 창업환경은 우수하다고 본다. 문제는 거대시장과의 격차, 거대 유명기업(연구소)의 부재, 국제적 대기업의 부재 등을 꼽을 수 있다. SK텔레콤이나 삼성 등이 대덕밸리를 떠난 후 들어올 생각을 안 하고 있다. 영국 캠브리지 옥스퍼드는 런던에서 2시간 거리에 있지만 유명기업의 연구소가 60여개나 있다. 여기에 1천5백개의 벤처기업이 자라나고 있다. 울산의 경우 현대라는 거대기업이 있기에 그 곳을 떠나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이다. 대덕밸리도 이런 거대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업보육후 벤처기업의 서울행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벤처기업의 서울행은 마케팅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다.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에 대해 다각적으로 연구 중에 있다. 그 중 하나가 '신기단 서울기술거래센터'다. 서울 테헤란밸리 쯤에 스페이스를 두고 대덕밸리 기업들의 서울 마케팅 거점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행을 고집하는 기업들이 많이 줄어들지 않겠는가.

얼마전 '창업보육센터 협의회'를 개최했는데
협의회는 대전지역 창업보육사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세미나, 교육, 기업IR 등 그간 각 창업보육센터에서 시행하는 지원사업에 서로 참가할 수 있도록 해 정보를 나눌 계획이다. 또 센터운영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BI전문강사 등을 초빙해 TBI 운영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세미나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신기단에 입주한 기업이나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신기단에 입주하면 '스타벤처'가 되기까지 '원스톱'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생각이다. 안정적인 스페이스와 카이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는 기본이다. 신기단을 졸업한 벤처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서길 바란다.

<대덕넷 김영중기자>happynews@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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