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기 자원봉사자 "자~ 자~ 대전가시는 분들은 줄을 서세요! 대전시민의 질서의식을 보여줍시다." 1일 오후 인천공항 지방방면 버스 승강장에는 공항관계자는 온데간데 없고 50대 아저씨가 줄을 세우고 있다. 처음에는 공항공단측에서 나온 사람으로 알았는데 알고보니 대전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김두회씨(54)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여러명 있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무질서한 모습에 부끄러워서 참을수가 없었다고 잠깐동안 줄서기 자원봉사로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최소한 줄을 세울 수 있는 직원 하나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나요? 아니면 어느 행 버스를 기다리는 줄을 나타내는 푯말이라도 있어야지요. 더구나 국제공항 아닙니까.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첫 관문이 이래서야...." 그가 1차례 차를 놓친후 오후 6시에 차를 타고 출발한 이후 7시 승객들은 또 다시 '먼저 오고도 차를 못타는 사태;를 겪어야 했다.

"Its not good. Unorganized" 대전 모 외국어 학원 강사로 초빙돼 캐나다에서 한국을 처음 찾은 콜맨 커티스(23 ·사진 )씨는 이날의 어처구니 없는 경험에 어이없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올림픽을 치르고 월드컵을 개최할 예정인 한국의 국제공항의 수준이 이정도일줄을 몰랐다고 혀를 찼다.

그는 공항안에서는 관계자에게 물어 물어 승강장까지는 왔는데 매표를 어떻게 하는지, 줄은 섰는데 어디로 가는 줄인지를 몰라 쩔쩔매다가 "Taejon? Taejon??"을 수없이 외치다 대전행 리무진 버스줄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버스가 도착하자 그는 온몸이 얼어붙었다. 버스 승강장에는 갑자기 몸싸움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고 분명히 줄이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줄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전혀 없다.승강장을 찾기도 어렵고 시원한 공항 안을 놔두고 더운 날씨에 1시간 가까이 세워두는 것도 납득이 안된다.몸도 피곤한데 또 1시간을 땀을 흘리며 서 있을 순 없다." 결국 그는 야만적인 몸싸움을 포기하고 택시 승강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우리도 공항공단에 여러 번 요구한 사항입니다." "저희도 민원이 많이 들어와서 공항공단에 여러 차례 건의를 한 사항입니다." 인천공항 리무진 버스 운행을 담당하는 충남도청 공무원의 말이다. 운행지는 대전이지만 공항버스 운영회사가 충남도에 있어 리무진버스는 충남도에서 관장한다.

"운행시간은 승객이 몰리는 시간을 조사해 봐서 조절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푯말이나 예매 시스템은 공항공단에서 할 일입니다." 충남도청 리무진 버스 담당공무원은 예매시스템은 빠르면 11월쯤 도입이 될지도 모른다며 나머지 시설문제는 이미 공항공단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저희가 고객들을 불편하게 한 게 뭐 있나요" "저희는 버스 승강장으로 쓸 장소를 내 주었을 뿐입니다. 나머지는 버스회사에서 알아서 하겠죠." 공항공단 리무진 버스 담당자는 승객들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말했다. "지금까지 불편신고 한 건도 안 들어왔는데 무슨 말을 하시는 겁니까? 예매시스템도 하라고 했는데 버스회사가 안 하는 걸 어쩌라는 겁니까? 우리는 고객들 불편하게 한 거 하나도 없습니다." "게시판이 하나도 없다"는 지적에는 "오는 10일까지 만들 예정"이라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아주 귀찮다는 듯이.

<대덕넷 김영중 이준기기자>happynews@hellod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