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벤처인 중심에서 시민참여의 대덕밸리로 변화....첫 신호탄

"대덕밸리가 뭐하는 곳인가요." 지난 20일 오전 11시뜸 대덕밸리 문지동 대덕벤처협동화단지 사무실에는 40대의 아저씨가 10대의 '꼬마'아가씨의 손을 잡고 들어섰다. 이들은 다름 아닌 대전동부경찰서 송촌파출소 소속 조윤호씨(40)와 법동중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 은혜(14)양.

대덕밸리에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고 있지만 이처럼 '어린 친구'가 이곳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은혜 양이 아버지와 함께 대덕벤처협동화단지를 찾은 사연은 이렇다. 방학을 맞아 학교에서 '대덕밸리 체험학습'이란 숙제를 받은 것. 어디로 가서 알아봐야 할지 막막하던 차에 우연히 대덕벤처연합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덕벤처협동화단지는 난데없는 방문에 어리둥절할 겨를도 없이 "대덕밸리가 뭐냐","어디에 있는 것이냐","어떤 기업들이 있느냐", "가보면 안 되느냐"는 등 은혜양의 쏟아지는 질문에 대답해야 했다. 대덕밸리 전반에 대해 이해를 갖게된 은혜양 일행은 대덕벤처협동화단지 내의 에이스랩(대표 김광영)을 방문해 한국 최고의 기술이 숨쉬는 현장을 눈으로 확인했다.

은혜양은 이회사의 윤광호 관리부장으로부터 '항온항습장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윤 부장은 "박물관이 케케묵은 골통품으로 잔뜩 쌓여있으면서도 쾌적한 것은 이런 항온항습장치가 있어서"라며 "이렇게 조그맣게 생긴 것이 1억 5천만원이나 하지"라고 알기 쉽게 설명해 주기도 했다.

그는 또 흥미있게 경청하는 은혜양에게 "앞으로 커서 이 보다 좋고 비싼 물건을 만들기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공부할 필요가 있는데 공부는 부모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윤 부장은 은혜양이 돌아간뒤 "대덕밸리가 이제 학생들 방학숙제가 될 정도로 시민들에게 인식됐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과학자와 벤처기업인들과 함께 호흡하며 한국 최고의 벤처집적단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느닷없는 방문을 받았음에도 대덕밸리내 기업들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귀하게 접대했다.바쁜 일손을 잠시 멈추고 대덕밸리의 또 다른 주인을 맞이해 주는 모습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다.

대덕밸리가 진정한 커뮤니티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의미있는 사건이다. 은혜 양 아버지 조윤호 씨는 "딸 애 방학숙제 덕에 잘 모르던 대덕밸리를 알게 되어 무척 기쁘다"며 "눈으로 확인하니 대덕밸리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대덕넷 김영중기자>happynews@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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