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가상세포 모델링 기술 내년 초 선보여...감기치료제 연구 '이상무'

올해 대덕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바이오 분야 연구성과를 살펴보면 이상엽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의 독주가 두드러졌다. BIT (BT+IT) 융합기술 전문가인 이상엽 KAIST(한국과학기술원)교수는 올해 들어 2건의 굵직한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지난 5월 컴퓨터 상에서 세포구조를 연구할 수 있는 신개념 컴퓨터 언어인 '가상세포 모델링 국제 표준어'(MFAML)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이 기술은 차세대 인터넷 언어라 불리는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의 일종으로, 이식성, 재사용성, 확장성, 효율적인 데이터 교환 등이 가능해 가상세포 모델을 구조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전 세계 각국의 BIT 연구자들이 나름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정리한 자료도 모두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관련 기술은 이미 완성된 상태다. 현재 연구팀은 데이터의 충실도를 높이기 위한 '업데이트'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3년 개발 완료하고, 꾸준히 그 기능을 보완해 오던 가상세포모델링 프로그램인 '메타플럭스 넷'에 관련 기술을 통합하는 작업을 완료한 상태다.

현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전 세계 과학자들이 관련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으며, 전 세계 과학자들의 정보공유에 일조하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현지 이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가상세포 분석기술의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2006년 초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2년 반 이상의 연구개발을 거쳐 새 기술을 완성했으며, 현재 관련 논문을 작성하고 있다"면서 "내년 초 정도면 움직이는 세포의 대사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시뮬레이션 언어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백질 분석 기술...해외 유력기업 등으로부터 호평

올해 이상엽 교수 연구팀의 또 다른 성과는 지난 11월 발표돼 관련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미세 열충격 단백질'을 이용한 단백체 분석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한다면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생성되는 작은 단백질인 '열충격 단백질(IBP A)'을 이용해 미생물이나 효모는 물론 사람의 단백질 샘플을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관련기술이 산업화 된다면 그 동안 분해·검출되지 않던 단백질에 대해서도 정상인과 환자의 단백질 비교가 가능해져 신약 발굴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미래 의약산업에 중요한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미 미국 등 해외 유력 바이오 업체로부터 '관련기술을 제공해 주면 사업화를 맡아 보겠다'는 문의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이 교수는 "현재 몇몇 기업과 기술이전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상업적 가치가 높은 만큼 유력한 기관을 찾아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이상엽 지난해 말 발표했던 숙신산(호박산)의 대량생산기술 등을 보다 진보시킨 기술 등을 연구, 개발하고 있으며, 관련 논문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감기 원인 치료제 개발 한창...생명硏 권두한 박사 연구팀

지난 5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권두한 박사 연구팀은 감기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천연신물질을 발견해 의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지금까지 감기 치료제로 알려진 약물은 대부분 혈관수축제, 진통제, 소염제 계통의 약물로서 증세를 완화하는데 사용될 뿐, 감기를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국내외 각종 자생식물로부터 얻은 추출물을 연구한 결과, 어성초 등 4종 이상의 식물에서 얻은 천연물질이 각종 감기바이러스의 세포내 증식억제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규명해 냈으며, 현재 이 기술을 응용해 실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연구팀은 현재 효능이 확인된 물질만을 분리하는데 성공했으며, 이 성분이 인플루엔자, 코로나 등의 바이러스에 효용이 있는 점을 확인하고 12월 중순 경 특허를 획득했다.

권 박사팀에 소속돼 있는 한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관련 물질을 추출해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약품의 흡수율 등을 테스트하기 위해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상실험 개시 여부는 아직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연구팀에 따르면 추출된 물질의 인체 안전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안정적인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권 박사는 "다음 연구순서로 동물에 감기바이러스를 투여하고,약효를 테스트하는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등 강력한 독감의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대·벤처기업 공동작품, '형질전환 복제돼지'...'다음세대 출생 준비 중'

항암치료 보조제로 쓰이는 고가의 백혈구 증식인자(GM-CSF)를 돼지 젖에서 얻을 수 있는 '형질전환 복제돼지'가 지난 8월, 대덕의 충남대학교와 바이오 벤처기업인 엠젠바이오의 공동연구로 탄생했다. 이에 따라 1g당 60만 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치료용 단백질인 GM-CSF를 값싸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GM-CSF는 사람 몸속의 백혈구 생성 촉진 단백질로 백혈병이나 빈형 등의 질병이나 항암치료 보조제로 사용되고 있다.

충남대 형질전환 복제돼지 연구센터의 박창식 교수는 "지난 여름 연구성과가 발표된 이후 관련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며 "지금은 복제돼지가 새끼를 낳도록 하기 위해 관련실험을 반복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연구팀은 지난 2월 GM-CSF 유전자를 주입한 1천600여개의 복제배아를 만들어 8마리의 대리모에 이식한 결과 6마리가 임신했으며, 이중에서 1마리의 대리모에서 4 마리의 형질 전환 복제돼지를 생산한 것을 확인했다. 또, 지난 2003년에는 형질전환 복제돼지 '형광이'를 재복제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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