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한인 IT포럼 하명환 회장 강연

"기술개발 단계에서 마케팅 마인드를 갖춰야 실패확률을 줄일 수 있다. 팔기 위해 기술개발을 해야 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기술개발에 앞서 트랜드, 라이프 사이클, 시장조사, 수요자의 요구 등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실리콘밸리 한인 IT포럼 하명환 회장은 26일 오후 4시 벤처카페 아고라에서 대덕밸리 벤처기업인을 대상으로 '실리콘밸리의 기업환경'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이번 하 회장의 특강은 대덕밸리 선포 1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30여명의 벤처기업인들은 하 회장으로부터 실리콘밸리의 기업환경에 대해 생생한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하명환 회장의 강연내용 기술개발은 마케팅에서부터 시작 한국사람은 마케팅이라는 개념을 혼동하고 있다. 대다수가 판매 자체를 마케팅으로 알고 있다. 판매는 글자 그대로다. 세일즈다. 실리콘밸리 기업의 성공비결은 철저한 마케팅 테크놀로지 때문이다. 마케팅은 단시일내에 많은 노력과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분야이다. 대덕밸리 벤처기업을 몇군데 다녀 봤는데 모두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단지 기술의 우수성만을 믿고 마케팅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기술개발은 근본적으로 제품을 최대한 많이 팔기 위해 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이스라엘 기업들은 철저히 마케팅 우선주의다. 기술개발에 앞서 타켓을 확실히 정하고 철저한 리서치를 실시한다. 가령 경쟁업체 제품기능, 시장 트랜드, 라이프 사이클, 수요자의 요구 등을 철두철미하게 조사한다. 이같은 철저한 마케팅으로 인해 나스닥 등록기업 중 이스라엘 기업은 1백여개가 넘는다. 또 미국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각종 컨설팅 및 자문을 통해 그 기업의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한국의 환경은 그렇지 못하다. 이것이 바로 실리콘밸리의 기업환경이다. 사회적 인프라를 활용해라 대덕밸리처럼 좋은 연구환경과 훌륭한 여건을 갖춘 벤처밸리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이러한 내적 인프라는 물론 사회적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라. 내가 말한 사회적 인프라는 자본, 법률, 회계, 마케팅, 컨설팅 등을 의미한다. 지난 5월 홍선기 대전시장이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실리콘밸리 한인 IT포럼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 일환으로 오는 11월 대덕밸리 벤처기업 15개 업체정도를 실리콘밸리로 초청해 마케팅세일즈에 나설 계획이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휴먼 네트워크가 가장 중요하다. 내가 이 자리에서 특강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네트워크 때문이다. 최근 들어 실리콘밸리에 인도인들이 많이 늘어났다. 꼭 벵갈로에 온 기분이 들 정도다. 이들은 영어에 능숙하고 마케팅 기술도 뛰어나다. 이런 이유로 오라클, 시스코,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같은 거대기업들은 인도인을 선호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는 인도인의 파워는 갈수록 높아져 가고 있다. 인도출신 기업들이 만든 TIE라는 모임이 있다. 천여명 정도가 모임을 구성하고 있는데 모임을 열 때 보면 미국인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은 모두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다. 실리콘밸리 IT한인포럼의 설립 목적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오는 11월 대덕밸리 벤처기업과 의 만남을 통해 지속적인 연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현지법인 설립시 철저히 로컬라이제이션화해라 현지법인 설립을 할 경우 현지인을 채용해 그 기업자체를 로컬라이제이션화 해라. 그 나라 사정을 모르는 한국인을 현지법인에 파견해 일하게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은 모두 이런 이유로 실패했다. 설립초기부터 무리하게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무모한 짓이다. 이머신즈와 정보통신부가 설립한 IPARK가 가장 좋은 예이다. 또 R&D에 대해 현지기업들과 합작을 고려하는 방법도 좋은 마케팅 기술중의 하나다. R&D 단계부터 현지 선진기업과 합작을 통해 제품생산에 이르기까지 로컬라이제이션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어마어마 할 것이다. 이밖에 제품을 만들어 판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기술이전을 통한 로열티를 받는 방법도 좋은 마케팅 기술이다. M&A를 적극 활용해라 최근 들어 M&A는 낯선 일이 아니다. M&A는 큰 일이 아니다. 기업간 합병도 M&A이지만 돈과 기술의 만남도 M&A이다. 두 회사가 같이 살아남기 위한 길이 바로 M&A다. HP와 콤팩의 M&A도 이같은 이유에서 이뤄졌다. 정부는 기업들에게 원천기술을 확보하라고 강조한다. 원천기술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시장에 진출하는 때를 놓쳐 그 기술이 사장돼 쓸모없는 기술로 전락하고 만다. 이에 대한 방편으로 M&A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라. 좋은 기술을 갖고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M&A의 길이 보인다. 이처럼 기업들은 R&D 합작과 M&A를 통해 회사의 파이를 키워 나가야 한다. 대덕밸리는 아시아 속의 실리콘밸리로, 세계속의 실리콘밸리로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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