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군 기업체협의회, 외국인 근로자 한마당 잔치 개최

'지아여우(힘내라:중국어)', '꼬렌(파이팅:베트남어)' 7일 오후 충북 진천군 기독교 연수원. 파란 가을하늘아래 마련된 연수원 야외무대에는 피부색이 서로다른 외국인 근로자들이 생산현장을 벗어나 마음껏 소리를 지르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삼삼오오 모인 이들은 낯선 이국의 땅에서 모처럼 소리높여 웃고 함께 한국 민속놀이를 하며 즐거운 토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예로부터 생거진천(生居鎭川)으로 널리 알려진 충북 진천군에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 것.

 ▲한국의 민속놀이 '강강수월래'로 하나된 외국인 근로자들.
이번 행사는 진천군 기업체협의회와 기독교연합회, 진천군 등이 관내 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초청, 이국의 땅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을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한 '외국인 근로자, 그들을 위한 잔치'였다. 행사에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네팔,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8개국 2백5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비롯해 기업인, 자원봉사자 등이 참가해 다양한 게임을 하며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태권도 시범에 이어 열린 외국인 장기자랑. 국가별 1-3명의 팀으로 구성된 외국인 근로자들은 서투른 한국말이지만 그동안 갈고 닦은 한국말로 가요를 부르는 가 하면 자국의 노래에 맞춰 멋진 춤을 추며 그동안 숨겨왔던 '끼'를 발산했다.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오래간만에 느끼는 즐거움으로 상기된 외국인.
특히 앳띤 얼굴의 중국인 여자 근로자들로 구성된 팀의 노래가 선보이자 외국인 남자 근로자들이 이들을 향해 뜨거운 함성과 환호를 보내자 행사장은 이내 웃음바다로 바뀌었다. 이어 외국인 근로자와 기업인,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손을 잡고 우리나라 전통민속놀이인 강강수월래를 하며 하나로 뭉쳤다. 과자류를 생산하는 리디식품에 종사하는 조선족 이재식(35)씨는 "추석동안 한국인 근로자들은 모두 고향을 찾아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외국인 근로자들은 그렇지 못했으나 이같은 행사를 통해 즐거운 오후 한때를 보내게 돼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다"면서 "이번 행사를 마련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날의 행사를 마무리하는 경품추첨시간. 외국인 근로자들은 자신의 번호가 불려지기만을 손꼽아 기다린 듯 통역 자원봉사자들의 주시했다.

 ▲신나게 놀고 경품까지! 이럴때는 'I LOVE KOREA!'
이내 자신의 번호가 불려진 외국인 근로자들은 기쁨에 넘친 환호성을 내지르며 상품을 받아 동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았다. 베트남에서 한국에 온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콰이따(29)씨는 "태권도 시범과 강강수월래가 가장 재미있었다"면서 "모처럼 진천에 있는 베트남 동료들과 만나 고향소식을 듣고 서로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임을 주선한 서울샤프중공업 이경우 전무는 "이번 행사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우리 고유의 문화를 소개하고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근로의식 고취와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마련했다"고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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