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史 광장]피부조직 배양 부터 줄기세포 활용까지 '놀라운 기술 발전'

SF영화를 보면 사람의 얼굴을 본 떠 첩보활동을 벌이는 장면이나 사람인지 기계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의 로봇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주름이 가득한 얼굴을 새로운 피부 이식을 통해 20대의 탱탱한 피부로 변신시키는가 하면, 화재 사고로 인해 흉측하게 일그러진 모습을 수술을 통해 원상 복귀시키는 장면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이와 같은 일들이 실현되기 위해 해결돼야 할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인공피부 기술'이다. 인공피부 이식술은 굳이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과학기술이다.

이 기술이 처음 발표된 것은 지난 1980년 7월 11일. 미국 하워드 그린(Howard Green) MIT대학교 박사팀에서 2명의 화상환자에게 배양한 표피세포층을 자가이식해 성공한 일이 벌써 26년이나 지났다.

인공피부가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MIT에서 표피세포가 성공적으로 증식하기 위해 진피에 존재하는 섬유아세포가 배양용기에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섬유아세포가 표피세포의 성장을 위한 인자들을 제공한 것이다.

이후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인공피부의 제작 및 이식방법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특히, MIT가 첫 인공피부 이식에 성공한지 7년 후인 1987년부터 인공피부가 일반인에게 치료 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 피부이식은 화상환자로부터 정상적인 피부조직을 떼어 배양한 뒤 이를 상처부위에 이식하는 방식. 하지만 심하게 화상을 입은 환자의 경우 자신의 피부세포가 자랄 때까지 병균감염과 건조함으로부터 버티기 어려웠고 결국 죽은 사람에서 얻은 피부를 보호막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인공피부'
인공피부 연구가 가속화 되면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제작법이 새로운 연구 방향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미국의 한 산부인과에서 남자 신생아가 태어났을 때 포경수술을 하고 난 뒤 버리는 피부조직을 이용하는 발상을 통해 표피의 기저세포와 진피의 섬유아세포를 분리해 인공피부를 만든 것이 단초가 됐다.

결과는 성공적.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피부 세포를 '세포 은행'에 저장해 놓았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줄기세포를 이용한 인공피부는 아직 해결해야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다. 줄기세포를 체외에서 대량으로 복제하는 방법도 어렵고 줄기세포가 피부세포로 분화되는 조건을 찾는 방법도 상당히 까다롭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줄기세포를 피부세포로 분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어렵게 만들어낸 인공피부가 환자에게 거부방응 없이 적용시키기 위한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국내 인공피부 연구 현황
과학적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약 3조원 규모의 잠재 시장이 있는 인공피부 분야 연구는 국내에서도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2004년에 이미 박경찬 분당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와 김동석 서울대 인간생명과학연구단 교수팀이 피부에 존재하는 줄기세포가 콜라겐에 잘 붙는 성질을 이용, 피부 줄기세포를 분리한 뒤 이 줄기세포로 인공피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테고사이언스는 국내에 허가되어 판매되고 있는 3개의 세포치료제 중 2개를 보유하고 있다. 2002년 12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환자자신의 피부세포를 배양한 이식용 세포치료제인 홀로덤의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2005년 3월에는 국내 유일의 동종유래 세포치료제인 상처치유용 배양피부, 칼로덤의 상품화를 완료하여 현재 판매 중이며 2006년 5월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급여대상으로 결정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손영숙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사팀이 환자의 피부 중 일부에서 줄기세포를 최대한 골라 2주간 100~200배 가량 키워 스프레이처럼 피부에 분사하는 '뿌리는 세포 치료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그 외 엠씨티티, 웰스킨, 동아제약, 한스바이오메드, 바이오랜드 등의 업체들이 인공피부관련 연구 및 제품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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