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사안'이유 결정 연기...2-3주내 다시 소집

대덕밸리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벤처와 고려대'간의 승부가 끝내 갈리지 않았다. 23일 대덕연구단지 관리본부에서 열린 대덕연구단지 내 국립중앙과학관 인근 3천6백평의 부지에 대한 대덕밸리 벤처와 고려대 간의 입주심의회의에서 입주심의위원회(위원장 최석식 과학기술부 정책실장)는 최종 선정을 유보했다. 위원장을 맡은 최석식 과기부정책실장은 2시간30분 여동안의 마라톤 회의를 마친후 "입주를 원하는 두곳에 대해 짧은 시간안에 결론을 내릴 수가 없어 선정을 유보했다"고 밝힌뒤 "앞으로 2-3주 내에 다시 한번 위원회를 소집해서 최종 결론을 내릴 생각"이라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입주심의위원회는 다음달 초순에서 중순사이에 대덕연구단지 관리본부에서 다시 한번 회의를 개최해 최종 선정자를 가릴 예정이다. 위원회에는 위원장인 최 정책실장을 비롯 황해웅 기관장협의회회장,오헌승 민간기업연구소장협의회장(대리참석 김기병부장),김정덕 정부출연연구소협의장(대리참석 김형규 연구진흥단장),권갑택 연구단지관리본부사무총장, 차영선 유성구청 도시국장(대리참석 유정희 과장),서동일 충남대교수, 남승엽 일류기술 사장(변리사),홍효정 에이프로젠 사장,양완구신화엔지니어링 건축사 등 10명이 전원 참석했다. 이날 입주심의회는 당초 오후 4시에 개최하기로 했으나 과기부의 사정으로 당초보다 1시간 30분 정도 늦어진 오후 5시30분에 시작했다. 대덕연구단지가 생기고 입주심의를 하기 시작한 이래 2명의 신청자가 입주 경합을 벌인 것도 처음이지만 입주심의회의에 10명의 위원(대리 참석 포함)전원이 참석한 것도 65차례의 심의위원회를 개최하는 동안 처음있는 일이라고 연구단지 관계자는 귀뜸했다. 위원회는 송규섭 에이팩사장이 먼저 자사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에 대해 30여분 동안 설명을 한뒤 고려대가 이어 30여분 동안 고려대 리서치 센터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송사장은 이자리에서 에이팩을 중심으로 한 대덕밸리 벤처단지 조성안을 내놓았으며 고려대학교는 당초 알려진 TBI개념의 리서치 센처가 아닌 경영지도와 보안솔루션 등을 연구하는 전문 리서치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양측의 발표와 그후 별도의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심의위원들 사이 질문과 격론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특히 리서치 센터를 조성하겠다고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고려대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사업제안이라며 다양한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들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A씨는 "고려대의 사업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한꺼풀만 뒤집어 보면 경영대학원을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교수들 연배를 보면 과연 리서치를 하려는 것인지 의문시된다"고 밝혔다. B씨는 "보안 기술을 연구한다고 했는데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이 이미 이 분야의 국내 최고 수준"이라며 "얼마나 유용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C씨는 "사업안을 보면 고려대의 교수들이 직접 대덕밸리로 와서 기업들의 경영지도를 하도록 되어 있는 데 과연 바쁜 교수들이 이곳에서 경영지도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사업제안의 실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대덕밸리에서 가까운 조치원에 있는 고려대학교 분교가 거의 '폐허'상태로 알고 있다"며 "조치원과 함께 대덕밸리를 연계시키겠다는 제안은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이례적으로 기자들의 취재가 허용되지 않은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그러나 심의위원이 아닌 국립 중앙과학관의 관계자는 줄곧 회의에 참석해 회의 말미에 과학관의 입장에 대해 발언해 심의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대덕밸리 벤처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과학기술부가 이번 입주심의회의 결정을 연기한 것은 선정을 유보한 것이 아니라 결정을 회피한 것"이라며 "연합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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