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벤처기업 임금체불...신용카드 대금마저 연체

금융시장 불안과 코스닥의 장기 침체로 테헤란밸리 벤처업계가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의 자금경색도 최악의 상황에 이르고 있다.

테헤란밸리 벤처기업에 비해 기술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대덕밸리 기업들까지 이처럼 심각한 자금·경영난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9일 대덕밸리 벤처업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지역 벤처기업들은 신용대출에 따른 이자 상환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일부 벤처기업들은 신용카드 대금도 연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일부 업체는 이같은 자금 사정으로 인해 지난 12월부터 임금 체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임금 체불이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에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대덕밸리의 A사는 최근 6개월 단기로 한 금융기관으로부터 3억원을 대출받았지만 이에 따른 이자를 갚지 못해 이자 연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업체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이 설립한 회사로, 이 지역에서는 비교적 잘 나가는 업체로 알려져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금융 담당자는 물론 회사 대표까지 나서 대덕밸리 내 금융기관을 들락거리며 회사 운영자금 대출을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추가 대출이 불가능해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P사는 신용카드 대금 1천만원을 갚지 못해 상환 연기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S사도 당장 직원들의 월급을 해결하지 못해 주거래 은행에 월급과 회사운영 등에 필요한 경상경비 2억원을 대출신청해 놓았다.

O사는 자금 운영난으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지자 책임을 지고 금융담당자가 회사를 떠났다. 또 U업체와 D업체도 자금 부족으로 회사 운영에 심각한 위기가 닥쳐 회사 존폐를 고려하는 정도에 이르고 있다.

P사는 지난해 6월부터 창투사와 투자를 협의했지만 배수 문제로 이견이 있어서 투자 유치가 진행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회사의 자금난이 심각해지자 당초 10배 이상으로만 투자를 받겠다던 방침을 철회하고 5배에 투자를 받아 어려운 위기를 극복하기도 했다.

N사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투자 유치를 했지만 사업을 다각화하다가 자금 회전이 안돼 현재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다. 이 업체는 대덕밸리에서 어렵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덕밸리 벤처업계 관계자는 "일부 벤처의 금융 담당자들은 더 이상 면목이 없어 은행을 찾을 수가 없다는 말을 한다"며 "지난해 12월부터 대덕밸리 벤처기업중 자금난에 빠져 있는 업체에 관한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대덕밸리의 금융 관계자는 또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이 예전에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금융기관에 자존심을 내세웠지만 최근에는 자금난 때문인지 고개 숙이는 경향"이라고 대덕밸리 벤처업계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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