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 벤처페어 2000 참가 업체 지상 IR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린 지난 24일 서울 남대문로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한국경제의 심장부라 할수 있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근 신경제의 선봉장을 자임하고 나선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이 지방기업 사상 처음으로 집단 IR(Investers relations)을 실시한 날이기 때문.

정오에 서울상륙작전은 시작됐다. 20개의 벤처기업이 각각의 기술보따리를 풀어헤쳤다. 정보통신, 바이오, 기계, 제조, 서비스 등 각 분야의 벤처들이 총망라됐다. 시제품을 만든 뒤 양산을 앞두고 있는 회사, 해외시장 진출을 눈앞에 둔 기업 등 20개의 벤처들이 얼어붙은 자금시장 문을 두드렸다.

돈줄을 쥔 서울자본이 입질을 시작했다. 국내외 유명 벤처캐피털과 증권, 은행, 엔젤 등의 투자담당 3백여 명이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즉석에서 2차 미팅 약속이 이뤄졌다. 대덕밸리를 직접 방문하겠다는 투자자들도 줄을 이었다.

각 기업마다 10여건씩 후속 만남이 밀렸다. 본격적인 대덕밸리 IR행사에 앞선 주제발표에서 정의동 코스닥심사위원장도 대덕벤처의 중요성을 거들었다. 코스닥에 진입하고자 하는 지방기업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는 것.

다음달 16일 열릴 예정인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을 위한 코스닥 가는 길 세미나도 즉석에서 약속했다. 정위원장은 "코스닥심사위원회는 자체적으로 지방기업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기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대덕밸리가 지금의 활력을 생산으로 연결시킨다면 머지 않아 코스닥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폭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대문 작전에 나선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의 가장 큰 장점은 어디에 내다놔도 뒤지지 않는 기술력. 특히 상당수 정보통신 분야 벤처들은 전체의 80-90%가 연구인력일 정도로 기술력으로 똘똘 뭉쳤다. 이동통신 핵심부품 및 진화된 형태의 칩인 시스템온칩 제조벤처인 시스온칩(대표 연광일·www.sysonchip.co.kr).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CDMA이동통신 휴대전화기모뎀 ASIC을 개발한 연구원 5명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전체인원 13명 가운데 여직원과 관리담당을 제외한 전원이 이동통신 ASIC설계와 Board제작, 한국형 Descreambler ASIC 설계 연구인력이다. 이 회사는 CDMA기술을 근간으로 최근에는 블루투스 모듈과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한창이다.

정보보호 시스템 업체인 티에스온넷(대표 임연호·www.tsonnet.co.kr)도 비슷한 경우. 안전운영체제(리눅스와 유닉스기반)의 디지털 보안시스템 생산업체인 이 회사 역시 ETRI에서 10년 이상씩 연구개발을 수행한 연구원들이 주축이다.

미국 신뢰성 컴퓨터시스템 평가기준(TCSEC) B1급 이상의 보안기술과 해킹방지기술, 실시간 보안추적경험 등 미 국방정보체계 표준인 제1수준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레드닉스 정보통신(대표 오수형·www.rednix.com)은 최근 Embedded linux를 기반으로 하는 VoIp 홈게이트웨이를 개발하고 시장진입을 꾀하고 있다.

ETRI 출신 연구원들이 주축으로 구성된 이 회사는 주력제품인 홈 게이트웨이 시장이 2004년이면 70억불이 이를 것으로 예측되며 해외시장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레드닉스는 2003년 1천억원 매출을 자신하고 있다. GPS·GIS장비 통합형 위치정보서비스 업체인 GG21(대표 이상지 정구영·www.gg21.co.kr)은 국방과학연구소 출신의 연구원이 주축이 된 벤처기업.

위성에서 보내는 위치신호를 오프라인 환경인 좌표 지도를 통해 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주력분야다. GG21은 대덕밸리의 한 장비생산업체와 GPS 단말기 생산을 검토하는 등 기술개발이후 양산체제 구축을 앞두고 있다.

무선통신기기 생산업체인 포러스(대표 조종행·www.forusnet.com)는 무선멀티폰 엣조와 무선 마이크로폰, 웹폰 등을 개발 생산하는 회사. 특히 무선멀티폰 엣조는 무선핸즈프리와 무선헤드셋, 무선헤드폰 기능 등을 두루 겸비한 세계 최초의 초소형 무선 다기능 접속장치다. 기상관련 시스템 개발업체인 첨성대(대표 이완호·w365.com)는 실시간 기상정보 제공을 기반으로 기상청이나 정통부, 과기부, 농림부, 공군기상전대 등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날씨 전문 벤처기업. 생명공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출신인 이사장을 주축으로 범용패키지개발에 힘쓰고 있다.

베스트존(대표 김숙자·www.e-general.co.kr)은 올 1월 창립한 인터넷정보서비스와 게임개발 전문업체. 대표제품은 카레이싱 게임기다. 레인위에서 User가 조종장치를 사용해 실제 자동차 경주와 같은 분위기를 만끽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베스트존은 올 5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넷소프트(대표 지호윤·www.net-soft.co.kr)는 시스템 통합과 전자상거래를 주요분야로 하고 있다.

암호화 프로그램, 네트워크 관리프로그램, 침입방지 프로그램이 주 생산품인데 침입탐지프로그램은 1백30여가지의 방법으로 해커의 침입사실을 조기에 발견하는 소프트웨어로 시장 반응이 좋다.

인터드림(대표 이재석·www.interdream.net)은 인터넷 쇼핑몰과 인터넷영상교육,지역정보,시험정보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다른 쇼핑몰이 갖고 있는 수익모델의 부재를 극복할 수 있는 상품마일리지제도를 도입해 인기를 얻고 있다.

대덕밸리의 바이오벤처들도 기술력을 자랑했다. 미생물 제재와 신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젠(대표 정종상·www.kbiogen.com)은 살균·살균 기능성 복합 비료, 가정용 살충제 등에 대한 특허출원을 산업화하고 있다.

바이오젠은 미량요소복합비료인 마이크로캡스와 미생물종자코팅기술인 바이오캡스 등을 첫 출시했다.

오스코텍(대표 김정근·www.oscotec.co.kr)은 국내 최초의 뼈질환 치료제를 개발해 명성을 얻은 뼈도사 벤처기업. 뼈조직 대체재료의 개발부터 생산·판매까지 일괄공정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이회사는 최근 뼈의 무기성분을 박막코팅 처리 한 파골세포 활성도 측정 플래트(OAAS)를 개발해 양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잔뼈가 굵은 연구원들이 창업한 리얼바이오텍(대표 송기방·www.realbiotech.com)은 사료첨가제와 빈혈치료제가 주요 개발 분야. 이 회사는 가축 설사방지제 레반에 대한 개발을 마치고 사료첨가량 결정을 위해 사양실험을 진행중이다.

생명공학 벤처기업에 대한 인큐베이팅 회사인 바이오 I&S(대표 현병환·www.bioins.co.kr)는 생명공학 관련 우수기업을 발굴하고 투자, 육성, 기술사업, 경영자문 등을 주요분야다.

바이오 홀딩스(대표 이상기·www.bioholdings.com)는 사업성이 높은 바이오 기술을 발굴하고 평가한 뒤 벤처창업을 지원하고 관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벤처의 벤처 로 독자사업모델을 특허출원중이다.

아태위성산업(대표 류장수·www.aspat.co.kr)은 아리랑위성의 총책임자를 맡았던 류장수 박사가 지난 6월 창업한 회사. 아태위성산업은 위성과 관련한 모든 분야를 영역으로 하고 있다. 류박사를 포함한 연구진들은 위성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초정밀 부품 제조벤처인 예원테크(대표 원찬희·www.yewontech.com)는 기계와 반도체, 전자조립의 핵심 부품 원천기술인 Air Bearing이 전공분야다. Air Bearing기술은 초고속, 초정밀 가공이 가능한 초미세형 마이크로 가공기술로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부품디비(대표 한흥순·www.partdb.com)는 설계분야에서 요구되는 부품 CAD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설계자에게 인터넷을 이용해 서비스해 주는 중계업체다. 이 회사가 판매하는 3D부품정보는 설계자가 3차원영상으로 받아 제품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케이맥(대표 이중환·www.kmac.to)의 대표분야는 물성분석. 고성능의 표면 및 구조분석기기와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등 정밀부품 소재의 분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초소형 광섬유식 자외선 가시광선이나 근 적외선 분광기를 개발 완료했으며 박막두께 측정장비를 개발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SA전자(대표 함성근·www.salogin.co.kr)는 무선도난 방범기기 등을 개발 제조하는 벤처. 자기유도방식을 이용한 도난경보시스템 특허를 비롯 레이저빔 프로젝터 관련 의장과 상표권등 12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IR에 참가한 서울지역 벤처캐피털의 반응도 뜨거웠다. 신한은행 벤처투자팀 박현준과장은 "19개 업체에 불과하고 상담시간이 짧았지만 대덕밸리 벤처들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다"면서 "5-6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투자심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남평기자 flint70@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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