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정보통신 윤일현 이사·이경숙 차장

"이 두 사람은 창업 멤버와 초창기 입사 멤버로 8년의 업력을 쌓아오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권오진 세인정보통신 사장이 망설임 없이 추천하는 고참사원은 윤일현 이사와 이경숙 차장이다. 2000년 5월 설립한 세인정보통신은 플래시 메모리 및 플래시 메모리 카드 제어용 전용 컨트롤러 칩 분야의 기술개발에 주력해 현재 삼성전자·LG전자·르노 삼성 등 국내 대기업을 주 고객업체로 하고 있다. 권 사장은 "윤일현 이사는 창업 멤버이면서 전략기획·마케팅과 칩 설계팀까지 맡고 있어요. 이경숙 차장 역시 초창기 입사 멤버이면서 현재 CFO 역할을 맡고 있죠. 우리 회사의 모든 사람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지만, 특히 이 두 사람은 그 간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데 큰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앞으로 더욱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큰 일을 해 달라는 부탁도 전합니다"라고 말했다. ◆ 애주가이자 달변가로 타고난 마케터…윤일현 이사

▲윤일현 세인정보통신 이사  ⓒ2007 HelloDD.com
세인정보의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윤일현(33) 이사. 그는 권오진 사장과 함께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출신 모뎀 전문기업인 '세트리 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활동하던 창업 멤버다. 전 회사에서 칩 엔지니어로 일한 그는 세인정보에서 기술영업을 담당하다 자연스레 회사 마케팅까지 맡게 됐다. 국내·외 출장이 많아 사무실에 없는 날이 더 많고, 내근을 할 때에도 미뤘던 서류업무를 처리하고 연이어 회의를 진행하느라 바쁘다. "한 마디로 대외활동하기 편한 성격이에요. 부모님이 토론문화를 좋아하셔서 형제들 모두 어릴 적부터 크고 작은 사안에 대해 갑론을박 토론을 하며 컸죠. 자기주장을 내세울 기회가 많아서인지 지금도 남 앞에서 이야기 하나는 잘합니다." 윤 이사는 마케터로써의 자질을 충분히 갖추는 듯했다. 실제로 처음 만난 기자와도 자신의 이야기를 막힘없이 술술 꺼낼 정도의 달변가에다 보통 소주 3~4병 가량은 거뜬히 마시는 애주가였다. "술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일 하기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가끔 몸이 힘든 날도 있지만, 고객과의 술자리에서 알짜정보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 술자리는 중요한 업무 중 하나죠." 막힘없이 일을 추진해 나갈 것 같은 윤 이사지만, 그에게도 어려움은 많았다. 기술영업에 뛰어든 초창기엔 엔지니어 출신답게(?) 기술적 부분에서 고객과 싸우는 일도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창업 2년 후 기술 아이템이 불확실해 갈 방향을 정하지 못했을 때. 세인정보는 어렵사리 기술을 개발했지만 상용화에 실패한 아픔이 있다. 지금은 지나간 어려움에 대해 추억해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란다. "지금까지 우리 회사가 커 온 과정에 만족합니다. 벼락치기 공부해서 우등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거쳐야 할 길을 제대로 걸어가고 있다고 할까요? 시간이 흐를수록 원칙대로 하는 것이 정답이죠." 6살, 2살 딸 아이를 둔 가장인 윤 이사는 그만의 방법으로 가정생활도 꼼꼼하게 챙기고 있었다. “야근을 해도 저녁식사만은 꼭 집에 가서 먹습니다. 도로 회사에 돌아와서 일을 하더라도 가족들과 식사를 하며 하루 일과를 정리하죠. 제가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주로 이 시간을 이용합니다.” 윤 이사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기업 의존도가 낮고 자체 상품으로 시장을 개척해 가고 있는 회사가 자랑스럽다는 것. "저는 워낙 혈기왕성해서 잘 안 지칩니다. 그런데 워낙 말이 많아 직원들이 싫어하죠. 또 제가 직언을 잘하는 편이거든요.(웃음) 우리 회사는 느리지만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동료들도 지치지 않고 같이 앞으로 전진했으면 합니다." ◆여린 외모와 달리 강단 있는 이경숙 차장

▲이경숙 차장  ⓒ2007 HelloDD.com
이경숙(30) 차장은 세인정보에서 창업자를 제외하고 두 번째로 오래 근무하고 있는 고참이다. 2001년 5월 직원이 8명이던 시절 평사원으로 경영지원부에 입사해 어느덧 부서를 책임지는 자리에까지 올랐다. "여직원은 저 혼자였어요. 대학에서 전자계산학을 전공해서 세인정보에 오기 전 1년 정도 관리파트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요. 그래도 신입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배워가면서 일 했습니다. 이것저것 물어보느라 회계사무소를 많이 귀찮게 했죠." 어려보이는 외모에 조용하지만 조곤조곤하게 말투가 강단 있어 보였다. 성격도 '돈'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꼼꼼한 편이란다. 특히 이 차장은 몇 해 전 투자기관을 상대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고객 응대방법이나 일 처리 방법에 대해 한 수 배웠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을 잘 헤쳐나갔을 때 쉬운 일을 했을 때보다 성취감은 배가 된다. 그에게도 영락없이 고비가 닥쳐왔고, 그 어려웠던 순간을 이겨낸 것을 입사 후 최대 보람으로 꼽았다. "세인정보에서 입사 3년차 됐던 해에 상사였던 관리이사님이 퇴사를 해 업무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어요. 절대적인 업무량이 늘어났다면 차라리 나았죠. 아직 제 역량이 안 되는데 그 일을 직접 해야 한다는 사실에 덜컥 겁이 났습니다. 은행권 인사들도 잘 모르던 시절이었거든요." 그는 일단 해야만 하는 일이니 부딪쳐보기로 작정했다. 입사 초기 회계사무소 담당자를 붙들고 배웠던 것처럼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며 도움을 받았다. ‘배우자’고 생각하고 달려들어 일을 빨리 터득할 수 있었다고. "회사가 저에게 기회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남녀 차별이 있었다면 지금 제 나이에 한 회사의 자금을 총괄하는 CFO 자리에까지 오를 수 없었죠. 회사에서 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준 것에 정말 고마움을 느낍니다." 경력이 쌓이면서 이 차장은 이제 내부 사람 관리까지 맡고 있다. 각 부서에 협력해줘야 할 업무가 많기 때문에 회사 직원들을 잘 알고 있다.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고참사원인 그에게 자연스럽게 고민상담을 해오기도 한다. "6년이 넘으니 요즘 업무적으로 힘든 일은 없어요. 회사도 설립 8년 째가 되어 시스템적으로 많이 안정됐습니다. 다만 사람 관리하는 것이 제일 어렵더라고요. 이런저런 사정으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을 보면 참 많이 아쉬워요. 보통 입사 3년차가 직장인들이 이직 고민을 많이 한다고 하잖아요. 지금 우리 회사가 3년차 직원이 제일 많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직원들이 잘 극복해서 더 크게 성장했으면 합니다."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는 제대로 보상할 수 있도록 직원 보상 체계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인센티브와 스톡옵션은 이미 실시하고 있고, 앞으로는 우리사주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차장은 앞으로 회사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고자 기업공개(IPO)를 준비할 계획이다. 매번 그랬던 것처럼 이미 '학습태세'에 돌입했다. "회사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 동안 어려운 순간이 많았거든요. 그때마다 사람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회사는 신기하게도 좋은 사람들만 모여 있어요. 이 사람들과 아주 오랫동안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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