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98% 동일...인간 동물실험 모델 체제 구축 의의

생명공학연구원(KRIBB)이 참여한 다국적 연구진이 세계 처음으로 침팬지의 게놈지도(유전체지도)를 완성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침팬지 게놈지도의 완성은 지난해 휴먼게놈지도 완성에 이은 개가로 실험을 할 수 없는 휴먼게놈지도와는 달리 실험이 가능한 연구를 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홍석 박사팀은 7만7천461개의 침팬지 BAC(박테리아인조염색체) 클론의 말단 염기서열을 결정하고 이를 인간의 게놈정보와 비교분석하는 방법으로 침팬지의 게놈지도를 완성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의 생명공학연구원과 일본의 이화학연구소,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중국 상하이게놈연구소, 대만 양밍대학, 미국오클랜드연구소 등 6개국 연구진이 공동으로 참여한 프로젝트다. 이번 연구는 또 지난해 3월 공동으로 구축한 `침팬지 유전체연구 국제컨소시엄'에 의해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미국의 저명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지 4일자(현지시각)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진은 침팬지 염기서열을 인간 게놈에 비교한 결과 98.77%가 같았으며 이 가운데 이미 완전 해독된 인간의 21번 염색체와 비교해서는 침팬지를 비롯한 영장류와 인간에게 몇개의 특이한 영역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침팬지의 전체 게놈중 인간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영역은 약 0.8%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침팬지의 염색체수는 48개로 46개인 인간보다 1쌍이 많으며 게놈의 크기는 약 3천4백억 염기로 구성되어 있어 3천2백억 염기인 인간보다 수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연구진은 침팬지의 22번 염색체는 인간의 21번 염색체와 동일하며 이번 규명으로 난치병으로 알려진 다운증후근이나 알츠하이머, 백혈병 등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침팬지 연구를 통해 인간의 진화과정에 중요한 요소인 유전자의 전이(translocation)와 결실(deletion), 증폭(duplication) 등을 새롭게 규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번 게놈지도 완성은 그동안 국내외 연구진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을 연구하기에 가장 가까운 동물 모델을 필요로 했는데 이번 게놈지도 완성으로 인간에 가장 적당한 동물모델이 확보됐다는 평가이다.

국내 연구진으로 참여한 생명연 박홍석 박사는 "사람과 생물학적 특성이 비슷한 침팬지를 대상으로 유전자 실험이 가능하게 돼 난치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획기적인 것"이라며 "인간게놈지도 완성 이후 생명공학계 최대의 성과로 기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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