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새마을금고연수원서 이틀간 진행...배움과 새 각오의 시간

"경자야∼ 사랑한다!"(모인테크 김정훈 사장) "현승아∼∼ 아빠가 간다!"(대덕넷 구남평 기자) "어무이∼∼∼보고 싶습니다!"(엔바이오 이동수 사장).......점프! 대덕밸리 CEO들이 흔들거리는 9m 높이의 좁은 난간에 서서 미래를 향해 점프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이 지금은 비록 흔들거리고 위태위태할지라도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모험속에서 도전하듯이. 대덕밸리의 리딩벤처 CEO들 4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배움과 리마인드의 시간을 갖는 '2002 대덕밸리 CEO워크숍'이 지난 26∼27일 양일간 천안 새마을금고연수원에서 개최됐다.

이 워크숍은 26일 오전 8시 대덕연구단지 공용주차장을 출발, 충북 음성의 LCC(대표 백성천) 견학, 챌린지코스 체험, 양영석 ETRI 박사의 '코스닥 몸매만들기' 설명, 조희상 E-LAND 상무의 '기업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적 경영관리지표'특강 등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계획된 프로그램이외에도 대덕밸리 전반에 걸친 CEO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토론회, 네트워킹의 시간 등 대덕밸리 CEO들의 눈은 다음날 어스름한 여명이 밝도록 감기지 않았다.

이번 워크숍의 첫 방문지는 충북 음성의 (주)LCC.독일 니베아의 한국현지공장이기도 한 이 회사는 '화장실 청소하는 사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백성천 사장의 설명과 함께 생산현장을 둘러본 대덕밸리 CEO들은 LCC만의 기업문화와 백 사장의 투명경영 철학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LCC를 떠난 CEO일행은 눈발이 매섭게 몰아치는 가운데 워크숍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천안 에스원연수원 '챌린지코스'에 도착했다. "설마 이렇게 눈이 오는데 밖에서 행사를 진행하겠어?"라고 생각하던 CEO들은 주최측은 강행통보에 황당해 하면서도 조교의 통제에 따라 안전장비를 착용했다. 3개조(1조 : 하나, 2조 : 대덕, 3조 : 챌린지)로 나눠진 CEO들은 '벽을 넘어서', '암벽등반', '통나무 점프' 등 험난한 코스에 던져졌다(?).

시작 전부터 몰아친 눈발은 코스가 진행될수록 그칠 기미는커녕 점점 굵어졌지만 그만큼 대덕밸리 CEO들의 팀웍과 동질감도 굵어져만 가는 시간이었다. 충북에서 참가한 주원엔지니어링 이해경 사장은 "모든 코스가 자신과의 싸움은 물론 팀웍이 없이는 통과가 불가능했다"며 "다음번에는 꼭 회사직원들과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덕바이오의 성창근 사장도 "오랜만에 눈을 흠뻑 맞아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며 "스킨십을 통해 많은 대덕밸리 CEO들과 친근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약 3시간동안 눈밭속에서 구르며(?) 동질감을 다진 CEO들은 워크숍의 숙소인 천안 새마을금고연수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저녁 식사 후에는 본격적의 강의프로그램이 진행됐다. ETRI 양영석 박사는 '코스닥 몸매만들기'프로그램 설명 강의에서 "코스닥 질적심사기준은 기술벤처인 대덕밸리 벤처기업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코스닥 진출을 위해 충분한 준비작업과 정보전달을 통해 코스닥시장과 벤처기업이 상호 발전할 수 토대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프로그램을 대덕밸리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는 조희상 E-LAND 상무가 나서 '기업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적 경영관리지표' 강의를 통해 "기업의 존재가치는 고객가치의 창출에 달려있다"며 "고객가치를 창출할 때 비로소 기업의 현금흐름이 원활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바른 경영자, 핵심역량의 규명과 적용, 핵심역량에의 전략적 접근 등에 회사의 사활이 달려있다"며 "특히 전략에 있어서는 혁신과 마케팅, 변화관리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들은 빽빽한 일정과 낮시간의 '훈련' 때문에 다소 피곤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양 박사와 조 상무의 열강 속에 담긴 또 다른 숙제와 과제를 자신의 기업에 적용시키느라 두 눈과 귀를 더욱 기울였다. 계획된 프로그램이 끝난 시간은 약 11시 30분. 이 때 "대덕밸리의 리딩벤처 CEO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다"며 "향후 대덕밸리의 발전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해보자"는 의견이 제시돼 강의장은 한 순간에 토론장으로 급변했다.

토론에서 인바오넷 구본탁 사장은 "대덕밸리에서 기업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대덕밸리의 동질성을 찾을 수 없다"면서 "각 기업의 공통적인 현안문제에 대해 CEO들이 참가하는 교류의 장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상지 사장은 "대덕밸리 벤처기업간 서로 회사를 소개하고 제품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전자상거래를 통해 이용해 보자는 한편 대덕밸리 기업간 인력의 이동을 활성화하자"며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새벽 1시까지 토론을 벌인 CEO들은 자리를 옮겨 술잔을 기울이며 더욱 돈독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느라 밖에 쌓인 눈과 함께 밤을 하얗게 지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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