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지사에 전화를 많이 걸어야 하는 회사라면 본전 뽑는데 1개월도 안 걸려요."

뉴그리드테크놀로지(www.newgrid.co.kr) 이형모 사장은 최근 개발을 마친 음성데이터통합솔루션 세이브라인(Save Line)의 경비 절감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세이브라인은 한마디로 말하면 기업용 전화요금 절약 시스템.

세계 어느 곳과 통화를 해도 국내 전화요금을 적용 받을 수 있다. 국제전화 뿐 만 아니라 국내 전화에도 가능하다. 가령 본사와 지사가 서울과 부산으로 나눠져 있을 때 이 시스템을 설치하면 시외전화를 일반요금으로 쓸 수 있다. 한곳에서 최대 16개의 음성·팩스 동시 통화가 가능하다.

경기침체로 한푼이 아쉬운 기업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국제·시외 전화요금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대당 2백만원 가량. 세이브 라인은 상대적으로 전화요금이 비싼 중국과 동남아시아, 일본 등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李사장은 "전화선에 간단한 장비만 설치하면 언제든지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일부 제품이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지만 통화 음질은 따라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통화 음질에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VoDSL(Voice over DSL)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 VoDSL은 전화선을 각각 음성대역과 데이터 대역으로 분리하는 DSL기술을 이용, 데이터와 함께 음성을 추가로 묶어서 전송하는 기술이다.

기존 무료인터넷 전화(VoIP)에 비해 음성품질이 크게 뛰어난 데다 하나의 구리전화선으로 사설교환기나 키폰 없이 여러 대의 전화를 이용할 수 있어 가입자나 서비스사업자 모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전화선을 이용한다는 장점 때문에 통신장비 업계에서는 현재 각광을 받고 있는 ADSL을 교체할 차세대 기술로 VoDSL을 꼽고 있는 실정이다.

일종의 음성전송기술가운데 하나인 VoIP와 VoATM 등이 불투명한 성공 가능성 때문에 표류하고 있는 반면 VoDSL 기술은 점점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사가 VoDSL을 처음 적용한 제품이 멀티스트림 IAD. 이 제품은 고속인터넷 접속은 물론 최대 8대의 전화통화를 가능하게 하는 장비이다. 기존의 ADSL을 통한 전화는 전화통신 분리기(SPLITTER)를 통해 접속하기 때문에 지역마다 별도의 전화교환기가 필요했지만 이 장비는 ATM망이나 인터넷망을 통해 전화가 연결되므로 전화교환기가 불필요한 이점이 있다. 멀티스트림 IAD는 현재 하나로통신에 납품을 해 시험운용을 하고 있으며 곧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밖에 VoDSL 기술을 적용한 음성게이트웨이장치인 VGate 2000과 공중망상호 연동장치 등 3-4개의 제품개발을 마치고 생산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ETRI의 정보통신 관련 기업체 연구원 8명이 의기투합해 IMF가 터지기 2년 전인 96년 창업한 전자통신분야의 기술집약형 벤처 1세대. 그 동안은 주로 한국통신 등 국내 기간 통신망 사업자에 장비를 주문 받아 납품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꾸려왔다. 하지만 주문생산으로는 기업 운영에 한계가 명확한 법. 주문자가 납품을 거절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전략을 수정해야만했다. 축적된 기술력이 밑바탕이 됐다. 지난 1년동안 독자모델 준비를 하면서 해마다 2배 이상 고성장을 하던 매출이 3분의 1로 줄어드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뉴그리드테크놀로지는 올해를 마케팅 원년으로 삼고 있다. 세계화와 해외 마케팅을 위해서 간판을 운상정보통신이라는 한국식에서 외국식으로 고쳐 달았다. 이사장은 "주문생산으로는 기업을 어느 정도수준으로 유지는 할 수 있으나 더 이상의 도약은 어려웠다"면서 "지난 1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개발한 제품을 다음 달부터는 자체 상표 제품으로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042-864-0890

회사개요   
- 설립일 : 96년 3월   
- 자본금 : 7억6천만원   
- 종업원수 : 31명   
- 매출추이       1997년(11억원)       1998년(26억원)       1999년(43억원)       2000년(13억)       2001년(1백억-추정치)

<대덕넷 구남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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