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V 뉴페이스]대덕테크노밸리 1호 기업, 씨애치씨랩
차형철 대표 "실험대 국산화로 연구자 안전 담보할 것"

"씨애치씨랩(CHC LAB)은 제 이름(차형철)의 이니셜입니다. 복잡하게 이런저런 의미 붙일 것 있습니까? 초·중·고등학교의 과학기기 기자재 생산하는 회사를 운영했었는데 주요 연구기관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를 보고 실험용 작업대로 사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험실용 작업대' 하나로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까지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 씨애치씨랩(대표 차형철)을 찾았다. 차형철 대표는 "핵심기술이 있는 전문기업이 돼야 글로벌 사회에서 살아 남는다"며 "씨애치씨랩은 실험용 작업대 분야에서는 최고가 될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씨애치씨랩은 '안전한 실험실'을 구축하기 위한 기본 설비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바이오실험장비 생산업체. 최근 유전자변형생물체(LMO)·사스(SARS)·조류독감(AI) 등과 같은 인체위해병원체가 늘어남에 따라 이를 취급하는 연구자·생산자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데 기초를 마련하고 있다.

10월에는 제약회사와 병원, 대학 등에서 유전자조작실험을 할 수 있는 '클래스ⅡA2형 생물안전작업대'까지 개발해 수입대체는 물론 수출까지 하게 됐다. 이번 개발한 제품으로 씨애치씨랩 측은 매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지만 강한 기업, "안전한 실험대로 세계 평정할 것"

▲씨애치씨랩의 연구원이 새로 개발한 '클래스ⅡA2형 생물안전작업대'에서 미생물 배양 실험을 하고 있다. 가구로만 여겨졌던 실험대에 안전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 씨애치씨랩의 성장의 핵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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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10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해 클래스ⅡA2형 생물안전작업대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그동안 해외에서 수입되던 제품들을 국산화했다는 데 의미가 큽니다. 앞으로는 세계 시장까지 진출할 예정입니다."

유전자변형생물체를 비롯한 인체위해물질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취급물질, 취급자의 안전 및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1차적 밀폐장치로 '생물안전작업대'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품은 안전성을 담보할 만한 국제규격에 합격한 제품이 없어 수입제품이 주를 이뤘다.

생물안전작업대의 경우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완벽한 검증과 함께 국가가 정한 일정규격을 통과해야 한다. 또 제작업체는 설치적격성 및 운전적격성 검사 등과 같은 각종 성능을 입증하는 성적서를 제공해야 한다. 매년 재검증을 실시하는 것도 필수다.

클래스IIA2형 생물안전작업대는 미국 NSF(National Sanitation Foundation)의 성능검사에 합격, 올해 하반기 중 인증서를 받을 예정이다. 또 국내인증인 KS도 동시에 인증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2009년도 상반기에는 미국시장에도 판매될 예정이다.

더불어 아직 국내에 없는 제품 검사와 검증 시스템도 구축해 타사 제품의 성능검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차 대표는 "유전자변형생물체와 인체유해병원체를 취급하는데 국내·외 기준을 충족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생명공학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해외 수출을 통해 세계적인 생물안전작업대 제조회사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씨애치씨랩은 이미 미국을 비롯해 두바이·싱가포르·독일·말레이시아 등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가했으며 국내 한국국제과학기기전시회·ASSE2005-2006·벤처국방마트·COPEX 등에 제품을 선보였다.

차 대표는 "지난해 5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두 배 가량인 1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운 상태"라며 "올 가을부터 미국 수출이 본격화되면 수출 500만 달러와 향후 3년 이내에 200-300억원의 매출 달성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약속 지키며 소신 있게 일 추진"…대덕테크노밸리 1호 기업

▲차형철 씨애치씨랩 대표, 그는 신용과 직원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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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대 가지고 해외 전시회 나간다고 하니 말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돈만 버리고 온다고요. 한 3년간 한 푼도 못 벌고 전시회에 참가만 했는데 2004년에 처음으로 수출 계약을 따게 됐습니다. 뭉클하더군요. 직원들에게 '하면된다'고 말하면서 함께 회사를 키우자고 했습니다."

씨애치씨랩의 성장에는 차 대표의 신용과 뚝심이 크게 작용했다. '약속은 꼭 지킨다'는 신념을 가진 그는 모두가 고개를 가로저었던 '해외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참가했고, 직원과 했던 약속도 꼬박꼬박 지키고 있다.

차 대표는 "약속은 꼭 지킨다는 원칙대로 살다보니 도움을 주는 사람이 많다"며 "안전한 실험대 하나일지라도 소신껏 연구개발하고 직원복지에 신경쓰다보니 회사도 성장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씨애치씨랩은 직원의 두 자녀까지 초·중·고·대학교의 학자금을 지급하고 대리점까지 결혼기념일과 부부 생일축하 선물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복지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회사 자체가 민간 외교관이라는 생각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차 대표는 "앞으로도 회사의 매출이 증대될수록 직원복지 향상에 힘쓸 쏟을 계획"이라며 "직원들의 기를 살리지 않고는 회사 발전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씨애치씨랩은 대덕테크노밸리에 가장 먼저 입주한 기업이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 기업도 많지만 이 기업은 이전 대신 기술력을 향상을 선택했다.

1996년 창업 당시에는 대전제4산업단지(현 대덕산업단지)에 위치하던 사옥을 대덕테크노밸리 조성 후 테크노밸리 1단지로 옮겼다. 현재 제품 제조와 연구개발 등이 모두 대덕테크노밸리에서 진행되고 있다.

차 대표는 "실험대 관련 업계에서는 후발 주자이지만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 타 업체에 뒤지지 않는 매출액을 올릴 수 있었다"며 "가구 수준으로 인식되던 실험대에 '안전'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씨에치씨랩이 개발한 다양한 실험대의 모습, 유해가스를 제거하기 위한 후드 시설과 연구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로 실험대가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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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minar flow cabinet'를 조립하고 있는 연구원의 모습, 씨애치씨랩의 제품은 모두 대덕테크노밸리에 있는 공장에서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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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애치씨랩의 연구실에 설치된 실험대 분석 장비의 모습, 개발된 실험대의 풍량 등을 측정하고 검증하기 위해 장비 투자에도 많은 돈을 들였다고 한다. 향후 핵심 기술을 응용해 보다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기반 투자라는 것이 기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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