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기자가 쓴 세계를 뒤흔든 한 공학자의 생애

"잘 준비돼 있는 사람들은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해 과학 기술 사회 인류 역사에 영원한 흔적을 남길 수 있다. 교육받은 사람들은 이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책임이 있으며 행운이 덜한 사람들을 도와야 하고 인류의 대의를 이루는 데 기여해야 한다." 서남표 KAIST 총장의 말이다.

KAIST 변화의 주역 서남표 총장에 대한 도서가 출간돼 다시 한 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남표 천일의 기록(동아일보사)'은 현직 기자인 저자가 서남표 총장의 취임부터 그 후 3년 동안의 리더십과 KAIST의 변화를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책 머리에 서 총장의 생애를 먼저 적었다.

서 총장이 한국과 KAIST에서 펼친 개혁이 그의 삶과 프레임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학으로 MIT공대를 마친 서 총장이 모교의 교수가 되어 산학연이 공동으로 연구하는 프로그램을 도입, 세계 최고의 명문 공과대학 MIT를 바꿔놓았다. 그런 그가 KAIST를 세계 명문의 반열에 올려놓기 위한 디자인에 직접 나섰다.

2006년 7월 취임한 서남표 KAIST 총장. 해외파와 고령을 이유로 적임자가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KAIST 이사회는 세계 초일류 연구중심 이공계 대학으로 이끌 비전과 리더십을 갖춘 인물로 그를 선택했다.

서 총장은 9월부터 개혁을 단행했다. 연구 업적이 부진한 교수를 퇴출시키는 테뉴어제도 도입, 성적부진학생에게 등록금 부과, 미래 잠재력을 중시한 교수채용 등 파격적이었다. 실제 2007년 8월 테뉴에 심사에서 40%가량의 심사 신청 교수들이 무더기로 탈락했다.

서 총장은 가시적인 KAIST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저자는 서 총장이 바꾼 것은 KAIST의 제도가 아니고 프레임이라고 강조한다. 가능성에 초첨을 맞춰 과감하게 문제에 도전하는 '태도의 프레임'과 문제의 목적과 본질에 충실한 '방법의 프레임'이라는 것. 저자는 KAIST의 개혁 실험이 완료 된 부분만 분석, 평가했다.

진행중인 실험에 대해서는 평가를 미뤘다. 또 저자는 서남표 총장이 KAIST를 디자인하기 위해 제시한 승부수를 10가지로 구분했다. ▲목적을 분명히 하라 ▲비전을 공유하고 시스템이 일하게 하라 ▲열정을 불살라라 ▲원칙과 속도로 승부하라 ▲프레임을 벗어던져라 ▲자신을 담금질하라 ▲새로운 인재를 디자인하라 ▲과감하게 도전하라 ▲한계를 뛰어 넘어라 ▲조직을 글로벌화 하라 등. 저자 지명훈은 동아일보 기자로 KAIST와 대학, 교육청 등의 출입기자로 일하고 있다. 'KAIST 테뉴어 교수 기준 강화 후 첫 심사 신청 교수 대거 탈락' 등 KAIST관련 기사를 최초로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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