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중간고사 일정 관계없이 일방적인 결정
개최 장소, 홍보 부족 등 안일한 준비

청년실업해소와 중소기업 구인난 해소를 위해 개최하는 '권역별 우수조달업체 채용박람회'가 실적없이 행사를 위한 행사로 그칠 전망이다.

조달청(청장 권태균)은 지난달 30일 우수조달업체를 비롯한 314개 중소조달업체의 구인난과 청년실업자의 구직난 해소를 위해 1100여개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권역별 우수조달업체 채용박람회(이하 채용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채용 박람회를 위해 조달청은 구직자들이 쉽게 구인정보를 접하고 조달업체와 접촉할 수 있도록 워크넷(노동부), Job World(기업은행), 언론, 해당지역 대학 등과 적극 협력하고 온라인 홍보 등도 병행했다. 그러나 6일 수도권 채용박람회에 이어 12~13일 개최되는 충청권 채용박람회장을 찾는 구직자는 거의 없다는 관계자의 이야기다.

실제 기자가 대전시 서구 도마동에 위치한 대전조달청 채용박람회장에 1시간여 머무르는 동안 구직자는 단 한명도 만날 수 없었다. 이날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기업은 11개업체. 금성 E&C와 삼진정밀, 영남강철 등 충청권에서는 비교적 조달실적이 많고 기업운영도 안정적이고 탄탄한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기업 관계자는 "오전에 대학 취업센터에서 다녀간게 전부다"면서 "채용박람회에서 이렇게 구직자가 없는 경우는 처음이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관계자는 "현재 각 대학이 중간고사 기간이라 일정상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오전에 1명이 상담하고 갔다. 무작정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 회사에서 업무를 보고 오후에 다시 왔다"면서 "영업, 품질, 연구인력 등 3명을 선발하려 했으나 구직을 희망하는 학생조차 거의 볼수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서 16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도 13명을 특채로 선발했다. 지역 인재 채용하고 싶으나 지원하는 학생들이 없다. 오히려 수도권에서 지원이 많은 상황이다.

이는 회사는 물론 지역 학생들에게 손해다. 지역 학생들은 우수 기업에 취업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고 기업은 수도권 인재를 선발 할 경우 여러 인센티브를 제공해야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중 많은 이들이 눈으로 보이는 스펙만 가지고 있을 뿐 실제 꿈을 가진 학생은 거의 만나기 어렵다"며 "꿈이 있는 학생은 여러 어려움도 극복하며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지만 그렇지 않으면 중도에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권역별 채용박람회는 자체 인력과 지방청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 인근지역의 구직자와 조달업체를 연결함으로써 취업률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대전지방조달청 관계자는 "각 대학별로 홍보하고 인근 대학에는 방송도 했지만 찾는 학생들이 없다"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달청 단독으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장소와 홍보 부족 등 문제도 있다"면서 "하반기 취업박람회는 지역 기관들과 상의해 접근성이 용이한 장소에서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번 '권역별 우수조달업체 채용박람회'는 4월 6일부터 23일까지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 순으로 5차례 개최된다. 조달청은 이번 취업박람회를 위해 2월부터 신기술, 특허 등 우수기술을 개발해 정부조달에 참여하는 우수조달업체를 중심으로 필요로 하는 일자리를 조사해 왔다. 7월경 '일자리 창출 우수조달업체'를 선정·표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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