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진 서울대 교수, 최수일 세종과학고 교사 초청 강연회
수리연, 학부모 강의도 진행 예정

"수학을 잘하려면 자신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연아 선수를 보세요. 피겨스케이팅은 선진국의 전유물이었는데 김연아 선수가 당당히 우승을 자치했어요. 수학에서도 우리나라의 젊은 수학자들이 세계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요. 자신감과 열정이 있으면 잘 할 수 있습니다."(강석진 서울대 교수)

"수학은 쉽게 풀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초등학생들이 이해 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과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수능을 위한 수학이 아닌 즐기면서 할 수 있어야 합니다."(최수일 세종과학고 교사)

17일 오후 3시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소장 김정한)는 수리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강석진 서울대 교수와 최수일 세종과학고 교사를 초청, 대전교육과학연구원 대강당에서 대전지역 중·고등학생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학의 매력과 수학하는 기쁨'을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강석진 교수…"자신감과 열정으로 꾸준히 해야합니다"

첫 번째 강연은 강석진 교수가 '수학을 공부하면 어떻게 될까' 라는 제목으로 맥라이언이 출연했던 영화 '아이큐'를 예로 들며 수학의 정의, 수학의 매력 등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나갔다. 강 교수에 따르면 우리의 모든 일상은 수학과 접목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시계를 보는 것, 지하철을 노선을 생각하는 것, 하루 일과를 정하는 것 등 모든 게 수학과 연관 돼 있다. 그는 수학의 매력을 ▲엄밀함 ▲자유로움 ▲실용성 ▲아름다움으로 구분했다.

강 교수는 "성냥개비 6개로 정삼각형 네개를 만드는 문제가 주어졌을때 이를 자유롭게 생각하고 답변을 도출해 낼수 있다"면서 "또 창던지기 선수가 각도를 계산해 던지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이렇게 단순하고 간결하게 계산을 할 수 있으니 수학이야말로 멋지고 아름다운 것이다"고 역설했다.

그럼 수학자가 되면 무엇을 할까. 그는 수학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고 주장했다. "수학은 순수학문과 응용수학으로 구분되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할 수 있습니다. 순수 학문쪽에서는 세계 7대 수학난제인 밀레니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전하기도 하고 응용수학은 금융산업이나 의학기기를 만드는데 기여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수학은 미래가 촉망되는 직업과 연관된 학문이라고 할 수 있죠. 미국에서 2009년 가장 기대되는 직업으로 수학학자,계리사, 회계사 등이 상위권에 올라 있었습니다. "

강 교수는 학생들에게 수학이란 학문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설명하며 수학을 잘 하기 위해 필요한 몇가지를 강조했다.

그가 "수학을 잘하려면 계산능력은 기본이고 엄밀함과 치밀함, 상상력과 창의력, 뻔뻔함과 열정, 자신감이 필요하다"면서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이는 꾸준한 연습에 의해 길러진다"고 언급하자 학생들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강 교수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시종일관 쉽고 재미있게 진행해 학생들의 관심을 한곳으로 모았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실력은 미래가 밝은 편이다. 1988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처음 출전했을때는 30위권에 머물렀지만 2008년부터 3위, 2009년 4위 등 상위를 차지하고 있기때문이다.

강 교수는 "선진국의 전유물이었던 동계스포츠에서도 김연아 선수를 비롯해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는 국제 무대에 자주 접하고 더 나은 환경에서 성장했기에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수학도 최근 30~40대의 젊은 수학자들이 첨단 이론수학분야에서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다. 여기 참석한 학생들도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처럼 뻔뻔할 정도의 자신감으로 스스로를 믿고 꾸준히 한다면 더 멋진 인생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17일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수리문화 확산을 위해 중·고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2010 HelloDD.com

최수일 교사…"수학 잘 배우려면 잘 가르칠 수 있어야"

두번째 강의는 최수일 세종과학고 교사가 '수학하는 기쁨'을 주제로 진행했다. 최 교사는 강의전 제시했던 문제에 답변을 제출한 학생들 중 우수한 답변을 선정해 이를 활용한 내용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최 교사는 "많은 학생들의 답변이 있었다. 그중 눈에 띄는 답변이 있는데 기존의 답변과 다른 접근방식이 돋보였다"면서 "21세기는 이처럼 창의력을 가진 남과 다른 답변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수학공부 방식은 우직함이다. 급하게 하기보다는 꾸준히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

그는 "일부 학생들은 학원이나 과외 수업을 통해 수학을 배운다. 그것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초등학생에게 설명할 있을 정도가 되면 수학이 재미있고 더 잘 할 수 있는 자신감도 생긴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학수업은 시험과 수능 중심으로 학생들이 수학이란 과목을 싫어하게 되고 시험이 끝나면 다 잊어버릴 정도다. 또 좋은 성적을 위해 교사들이 짚어주는 것만 공부하는 경향도 있다.

그는 이런 점에 대해 "교사들이 제시한 답안은 교사들 것이다.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우라고 충고했다. 최 교사는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는 즐기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학이란 학문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국제대회에서 상위권을 차지하지만 이런 성적 결과가 수학 실력과 영향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면서 "현재 수학실력이 가장 우수한 나라는 프랑스다. 그들은 세계 대회에 연연하지 않고 학생들이 수학을 즐기면서 할수 있도록 지도한다"고 설명했다. 재미있게 하는 그들을 누구도 따라잡을 수도 없다는 의미다.

이어 그는 "최근 우리나라도 수업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학교들이 늘고 있어 고무적이다"면서 "수학을 잘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수학 공부를 즐기며, 자신보다 어린 누군가에게 잘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은 "예전에는 수학을 잘 하기 위해서 많은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강연을 통해 내가 아는 걸 잘 전달하는 것이 비결이란 걸 알게됐다"면서 "수학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5월 25일 강석진 교수를 초청, 오전 10시 20분부터 12시까지 '아빠와 함께 수학을'이란 주제로 학부모를 위한 강연회도 준비하고 있다.
 

▲최수일 교사는 강의전 창의적인 답변을 한 학생들에게 작은 선물을 전달했다. ⓒ2010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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