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넷은 5백호를 기념해서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부 장관실에서 채영복 과기부 장관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진행은 대덕넷 이석봉 대표와 구남평 기자가 맡았습니다. 인터뷰에는 김영식 공보관이 동석했습니다. [편집자 주]

"대덕밸리 연구기관과 벤처기업은 공생(共生)의 관계입니다. 연구기관도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설정해야 합니다. 이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지요."

채영복 장관은 대덕밸리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안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잔뼈가 굵은 과학자이기 때문이다. 원장만 10여 년을 지냈다. 합치면 30년이 넘는다. 그야말로 과학자 외길인생이다. 그만큼 과학에 대해 애착이 남다르다.

이런 채 장관이 한국과학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과학기술계와 산업계가 연계를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벤처기업은 과학기술계에 자극을 주고 과학기술계는 벤처기업에 끊임없이 신기술을 제공하는 공존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출연연구소의 목적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산업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고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원래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은 민간들을 돕는 목적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산업화에 기여하도록 만들어진 기관들입니다. 과학기술계와 산업계간의 원활한 인터액션은 기본이지요."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의 연계를 위해서는 연구기관이 영리법인을 갖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기술의 니즈(필요성)을 정확히 알아서 곧바로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것도(영리법인을 갖는 것)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예를 들었다. "이스라엘의 연구소는 영리법인을 갖고 있으면서 연구소가 개발한 기술을 곧바로 산업화에 적용하는 시스템을 일찍부터 구축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기술개발에서 선도의 위치에 있는 것은 양측의 이런 끈끈한 관계가 아닐까요."

채 장관은 지금이 독창적인 기술개발로 과학기술을 활성화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순수 과학만을 연구하던 대덕연구단지 과학기술계에 새로운 '모멘텀(Momentum)'이 던져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산업기반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었던 대덕연구단지에 첨단 기술로 무장한 과학자들이 대거 벤처기업이라는 옷을 입고 등장한 '사건'을 과학기술계가 잘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니고 7백여 개의 벤처기업들이 최근 몇 년 사이 한꺼번에 창업한 것은 한국과학기술계가 한발자국 나아 갈 수 있는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채 장관은 과학이 살아야 한국이 산다고 강조했다. '한국과학기술의 수장'으로서 어쩌면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순수과학을 지향하는 대덕연구단지가 산업화가 가미된 진정한 대덕밸리로 환골탈태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쪽에서 벽을 쌓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회는 자주오지 않는 다고 덧붙였다. 어느 한쪽이든 자기 중심으로 가면 두터운 벽이 쌓아 질 것이라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대덕밸리의 모습은 연구기관과 벤처가 서로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래서는 안됩니다. 적극적인 자세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연구기관은 각종 세미나와 행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벤처는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연구소가 기술이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유가 있는 연구기관이 앞장서야 한다는 논리다. "연구소들이 벤처에 소식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벤처기업들) 알려고 하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출연연에서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면 찾아가서 알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지요."

1시간 30여분 동안의 인터뷰가 끝날 무렵 채장관은 대덕밸리 벤처기업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채장관은 그동안 벤처기업들과 접촉을 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접촉창구를 찾았으니 과학기술계의 고민과 벤처의 어려움을 풀어내는 해결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