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단상]위기일수록 단합해 정면돌파 필요
"미사일 폭격속 연구·생산 몰입 이스라엘 배워야"

“포격이 있었는데도 사람들 움직임이 평상시와 같네요. 당황하거나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강연차 서울에 온 일본인 가와나 유키오(제국호텔 전통의 서비스 저자)씨의 연평도 포격이 일어난 후 한국에 대한 인상이다.

일본에 있는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난 것으로 생각하는데 현지에서는 무덤덤한 것을 보며 의외였다고 덧붙인다. 불과 10년전과 비교해도 확연히 달라진 사람들의 반응이다. 과거에는 사재기를 비롯해 동요가 피부로 느껴졌지만 이번에는 평소와 다름 없이 일상이 영위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안보 의식을 더 다지고, 겁먹는 긴장이 아니라 필요하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긍정적 긴장도 느껴진다. 이를 보며 생각하는 이야기가 있다. 최근 읽은 '창업국가'(다할미디어)란 책에 나온 대목이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은 중동 국가와의 전쟁으로 시내 한 복판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일반적으로는 정정이 불안하면 외국자본이 가장 먼저 빠져나간다. 그러나 예루살렘의 경우는 로켓탄이 떨어질수록 외자가 늘어났다. 상식을 벗어나는 일. 그 이유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자세에 있었다.

이들은 고난과 위기는 극복의 대상으로 보고, 회피하기 보다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미사일이 떨어질수록 회사의 정상적 가동을 위해 더욱 집중했다. 미국 본사와의 회의도 방공호에서 이어갔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초과근무를 했다.

주변국과의 전쟁은 있었지만 고객들과의 전쟁은 없었다고 말한다. 책에 나온 몇몇 인상적인 구절을 그대로 인용해 본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반 이스라엘 투쟁인 인티파다로 인해 두 번째 레바논 전쟁에 휩쓸린 기간 동안 폭동이 발생했고, 이 기간 중에 수많은 로켓포가 이스라엘을 강타했다.

그런데 로켓포가 떨어진 것과 비례해 경제성장률과 외국인의 투자금액 또한 급증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폭동과 투자가들이 이스라엘에 대해 갖는 호감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 이스라엘은 경제 성장 기회로부터 안보 위협을 예리하게 분리해내는 위기관리 능력이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무리 전쟁이나 사회적 소용돌이가 몰아쳐도 그들의 벤처정신을 굴복시키지 못한다고 굳게 믿고 있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분명히 각인시킬 역량이 있는 것이다." "1월18일 새벽 두 시, 프로먼은 다른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과 같이 화생방 사이렌이 울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와 가족들은 황급히 방독 마스크를 쓰고 집안의 밀실로 대피했다. 경보가 해제되고 나서야 그들은 인텔 연구센터가 있는 텔아비브와 하이파 지역에 8발의 미사일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그날 중으로 미사일 공격이 더 있을 것으로 예보됐는데 거기에는 후세인의 화학 탄두가 탑재돼 있을지 아무도 알수 없었다.

새벽 3시30분, 그는 방독면을 쓴 채 공장으로 출근하여 반도체 공장의 가장 핵심부인 클린룸으로 직행했다. 거기에는 아직도 우주복처럼 생긴 방진복을 입은 기술자들이 일하고 있었다. 들어보니 그들은 사이렌이 울리는 순간 방공호로 잠시 대피했다가 가족들에게 안부 전화를 걸고 나와 다시 작업실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첫 공격후 아침 교대 시간에 그는 직원의 50% 정도가 출근했으려니 하며 작업실에 들렀는데 75%가 출근해 있었다. 그 다음날 이어진 미사일 공격 후에는 하이파 공장에 80%가 출근했고 공격이 심해질수록 출근율은 더 높아갔다. 사실상 이스라엘의 새로운 근무 방식이 탄생한 셈이다."

"산타클라라의 본사 임원진은 이 사실에 숙연해질 수 밖에 없었다. 이틀 후 산타클라라 본사와의 전화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화생방 사이렌은 계속 울려대고 있었다. 이스라엘측 참가자들은 본사에 잠시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하고는 방독면을 쓰고 방공호로 들어가서 다시 전화기를 들고 회의를 재개했다.

이스라엘 직원의 일부는 하교가 폐쇄되어 어린 아이들을 집에 두고 회사에 나올 수 없으니 구내에 유치원을 개설하여 아이들을 회사로 데려와 일하기도 했다. 그들은 정규 업무 외에도 교대 시간을 이용하여 회사 유치원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이같은 사례는 단지 기술적인 탁월함이 다가 아님을 말해 준다. 이는 개인이건 국가건 성공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것 못지않게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공격할 테면 해봐라, 우리는 오기로라도 더 성공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다."

“2006년 레바논 전쟁 당시 한 이스라엘 기업인은 워런 버핏에게 ‘이 전쟁에서 누가 이길 것인지는 이스라엘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동안 이스라엘의 기업 생산성이 얼마만큼 올라가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경제와 기업의 평가는 국가의 자존심과 건강을 의미하며 이 점이 외국 투자가들에게 이스라엘의 명예, 우월성 등을 입증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 기업인과 연구원들의 열정에 힘업이 세계의 투자가들이 거대한 재앙의 나라 이스라엘에 망설임 없이 투자하게 되었으며 이는 이스라엘의 큰 자산이기도 하다."

어려움은 피한다고 해결책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저항하고, 독창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문제를 회피하기 보다는 도전적했다. 이러한 이유로 포격이 심해질 수록 일상에 집중하고, 직장에 충실하며, 생산성도 높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을 보면서 우리가 취해야할 자세는 무엇일까? 평화를 기원한다면서 아무 일 없기를 바라고, 가만히 있는 것일까? 평화를 바라는 만큼 위기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처해 한층 긴장감을 갖고 대하는 것일까? 6.25 이후 대한민국 사람들은 싸우면서 이 나라를 건설해왔다. 자랑스러운 역사이다.

피땀을 흘려 이 나라를 건설해 온만큼 남들이 이를 침범케해서는 안된다. 이번 연평도 포격은 6.25 이후 처음 있는 상황이다. 이번 일은 생산 현장에서도 물론이지만 연구 현장에서도 더욱 굳은 각오로 연구에 임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이전에도 국가 공동체를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번 일을 전기(轉機)로 삼아 정면돌파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몰입할 때 더욱 우리의 평화와, 연구 환경이 지켜질 것이라고 본다. 대덕넷도 더욱 마음을 다잡고 연구현장을 알리는 일에 진력할 각오를 다시 한 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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