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로 성공"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과학기술인이 우리 지역사회와 더 융합되고 가까워지도록 행정기관, 정치권, 시민사회 내부에서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과학기술자는 연구 자체에 앞서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 생각을 통해 과학기술인 스스로가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사회와 인류에 대해 짊어져야 할 과학의 책임이 막중해 진만큼 '비과학자'와의 대화를 더 강화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더 시급히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대덕넷은 '과학의 날'을 맞아 정치계·재계·학계·문화계 등 다양한 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오늘날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는지, 앞으로의 과학기술은 어떤 방향을 추구해야할지를 물었다.

민경찬 바른 과학기술 사회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상임대표, 이은우 국립중앙과학관장,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최성우 과학평론가, 정정훈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장, 허태정 유성구청장 등 과학기술과 직간접적인 사회 리더들이 한국의 과학기술에 대해 각자 나름대로의 견해를 피력했다.

이들 각계 인사는 모두가 과학기술이 한국의 고속성장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는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반면, ▲과학과 사회의 소통 ▲과학의 도구화 ▲성과주의 ▲과학적 사고의 부재 ▲과학 정책의 한계 ▲양적성장 위주의 발전 등에 대해 공통된 문제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사무처장, "과학과의 직접적인 만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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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 전반을 놓고 볼 때, 국민이 과학기술을 교재나 TV 등의 도구를 통한 간접적 방식으로 접하고 있는 현실이다. 다행히 요즘은 소셜네크워크를 통해 일반인들은 물론 많은 과학계 인사들이 직접 소통하고 있다. 이런 네트워크를 활성화해서 보다 직접적으로 과학과의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사무처장은 과학과의 직접적인 만남이 중요함을 지적했다. 그는 "과학기술인은 물론, 지역민, 정치인, 공무원 등 각계 각층의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과학기술인이 우리 지역사회와 더 융합되고 가까워지도록 행정기관, 정치권, 시민사회 내부에서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역사회와 과학기술계가 동질감을 갖고 함께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것. 금 처장은 "대전에 각종 연구기관이 많이 들어서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모두의 역할과 책임을 자각해야 한다. 따라서 대화의 분위기를 살려가기 위해서도 교류와 만남의 장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과학기술인들도 지역사회에 애정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 문제를 인식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등의 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과기부를 없애는 등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이 빈약한 실정"이라고 지적한 뒤, "과학기술계는 그들대로 목소리가 없다. 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한 좀 더 강하고 적극적인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 김동원 KAIST 문화과학대학장, "'비과학자'와의 대화, 더 강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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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들어서면서 과학이 인간의 삶에 점점 더 큰 영향력을 미칠수록 '과학의 양면성'에 관한 우려 또한 덩달아 커지기 시작했다. 사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과학자와 지식인들은 '과학은 좋은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을 통해서 이러한 환상은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김동원 KAIST 문화과학대학장은 과학과 기술이 인간에게 더이상 행복과 효율만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나치 독일과 일본은 과학자들을 동원해서 대규모 생체 실험을 수행했고, 미국은 원자탄을 개발해서 단 두 발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잿더미로 만들었다"며 "유전자 변형 기법으로 식량생산은 늘었지만 이것들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게 됐다.

소설 '1984년'은 더 이상 소설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와 같은 사건은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김 교수는 "아직까지 아무도 이러한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만족할 만한 대답을 제시한 사람은 없다"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만족할 만한 답을 얻기 위해서라도 과학을 계속 탐구해 나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과학이 사회와 인류에 대한 책임이 막중해 진만큼 '비과학자'와의 대화를 더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시급히 진행해야 할 일"이라고 조언했다.

◆ 과학평론가 최성우, "과학기술계, 질적인 도약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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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이자 과학평론가 최성우 씨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성공적 역사를 강조했다. 그는 "KIST, 정부출연연구기관, 삼성,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조선, 철강 등. 우리나라 과학기술은 그동안 갖가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발휘하는 등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었다"며 "아시아 저개발국가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기까지는 과학기술의 큰 성공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

동안 양적 성장 위주로 발전해 왔던 우리 과학기술이 이제는 질적 성장의 단계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최성우 씨는 "지금까지 양적 성장은 매우 성공적이었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하지 못하면 과학기술이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며 특히 위기의식을 느껴야 하는 두 가지 예를 들었다.

첫 번째 사례는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애플 같은 선도업체의 하청공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여기서 한 단계 도약하지 못하면 세계적인 경쟁에서 뒤쳐져 아예 회복불가능의 처지에 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앱스토어 70% 규칙 등에서 보듯 창의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위기가 닥쳐올 수도 있다. 또한 상생의 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개발자, 사업자,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규칙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먼저 진정한 동반자가 되기 위해선 개발자인 과학기술인에게 실질적 이익이 돌아가게끔 패러다임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두 번째 예는 현대캐피탈 해킹, 농협 전산망 해킹 등 IT관련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IT강국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커다란 헛점이 엿보이는 현상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인력에 대한 낮은 인식에서 나타나는 부작용들이다.

최 운영위원은 "현재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에는 질적 도약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성공해 온 우리 과학이 패러다임을 바꿔서 서로 존중하고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질적 도약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정훈 연협 회장, "이과와 문과라는 학문 분류 타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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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경우 이과와 문과라는 학문 분류가 먼저 해제되지 않으면 과학과 사회의 소통은 원활히 진행될 수가 없다. 이공계 기피도 그런 부분에서 오는 것이다. 문과 학생에게 과학은 수능의 한 과목일 뿐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소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정정훈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발전협의회장은 "과학기술계가 소통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실제로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사회적 담론을 만드는 데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과학을 특별히 전문적인 분야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인문학에서 보듯 대중적으로 과학적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학문의 단절을 메워주는 소양의 함양이 정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 소통은 인간관이나 가치관을 근본적으로 바꿔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과학기술 대중화는 노력에 비해 성과가 미흡하다. 특히 21세기에는 국가나 사회적 현안이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과학기술계와 사회와의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는 사실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다만 과학기술 현장과 대중의 괴리는 여전하다고 정 회장은 우려한다. "국가에서도 R&D 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사실 일반인들에게 그런 투자가 직접적으로 와닿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자의 인풋에 비해 아웃풋이 뭐냐는 비판을 받고 있을 정도다. 중요하다는 것에서는 다들 동의를 하는 데, 각론으로 들어가보면 대중과 전문가의 갭이 상당히 크다."

정 회장은 사회 전체가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돼 전문가를 불신하는 풍토가 있음도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인 조급함이 과학기술자들을 구석으로 내몰게 된다. 떨어진 신뢰도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의 숙고가 필요하다"며 "과학기술계만의 노력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융복합·창의를 이야기할 때"라고 말했다.

◆ 민경찬 과실연 상임대표, "과학의 중요한 가치를 인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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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찬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상임대표는 "과학기술은 국가 발전에 핵심적 요인이며 그 역할은 더욱 커져야 한다"며 "기능적인 역할이 아닌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과 그 가치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아직 과학기술을 도구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국민이나 국가가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민 대표는 "과학기술인들도 사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국민들의 삶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고려하면서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 구제역과 AI, 원전 등 국민 생활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부분에서 과학의 발전과 대중 사이에 호흡의 일치를 가져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연구 자체에 앞서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 생각을 통해 과학기술인들 스스로가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장인순 전 원자력연구소장, "실패도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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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구소 소장을 지낸 장인순 박사. 1979년 정부의 부름을 받고 귀국한 그는 당시 황무지 같았던 대덕에 와서 31년이라는 시간을 핵물질을 만지면서 살아온 원로 과학기술자다. 그런 그가 과학기술계에 바라는 건 실패도 학문이라는 진리다.

장 박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과학기술의 발전을 논할 때 결과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 현장에서의 과정 자체나 진행 사항이 쏙 빠져 있다"며 "정부는 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실패도 학문이다'라는 실패학을 인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장 박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그런 점에서 아직 후진국을 못 벗어나고 있다. 그는 "과학기술계가 아직 물질과 정신의 2분법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지금까지 이렇게 온 것도 대단하다. 하지만 더 큰 진보를 위해서는 당장 문과와 이과를 폐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기초과학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과학기사를 많이 다루되 옳은 보도를 해야 한다. 원자력만 해도 위험한 쪽만 보도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보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선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오준호 KAIST 교수, "문제를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 연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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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호 KAIST 교수가 생각하는 과학기술계의 문제점은 어떤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는 "(사회 전체가) 훈련이 아직 덜 돼 있다.

광우병 사태와 천안함 사태, 원전 사고, 지구 온난화 문제, 음식 GMO 문제 등 과학과 관련된 문제가 많은데, 이것들을 과학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기 보다는 주관적으로 판단해 결론을 내려버린다"고 지적햇다.

그는 "해결책은 달리 없어 보인다. 초·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사회에서 발생하는 현실적 문제를 과학적으로 사고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과학적으로 밝혀진 생각은 두려움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훈련이 어릴 때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 역시 언론의 중요성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그는 "사회계몽적인 역할도 중요하다. 언론에서도 과학적인 사실과 관념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분해서 보도해야 한다. 선정적 보도로 실체를 왜곡하는 경향이 간혹있다"고 말했다.

◆ 허태정 유성구청장, "'선택과 집중'에 상응하는 투자와 노력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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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정책에 대한 일관된 정책은 여전히 '선택과 집중'이다. 이와 함께 그에 상응하는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과학기술계를 뒷받침해야 한다. 그런 노력과 염원을 담아 과학벨트 역시 세종시와 대덕특구를 연결하는 가교로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허태정 유성구청장은 과학기술계가 대한민국의 국가 발전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만큼 그에 상응하는 투자와 노력을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기술이 국가경제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노력과 투자는 물론 인내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성과주의로 몰고 갔던 경향을 부정할 수 없다"며 "과학기술이 단기성과에 치중하다보니 과학기술의 근간이 되는 기초과학이 퇴보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기초과학이 빠진 과학기술계는 말 그대로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현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역시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덕특구에 대한 중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성구는 대덕특구와 각 자치단체의 협력 및 교류에 많은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벌이고 있다면서 허 청장은 "대표적인 예로 '과학멘토 사업'을 들 수 있다. 지역의 학생과 대덕연구단지를 연결해 학생들에게 교실에서 벗어나 생동감 있는 현장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이 과학에 대해 더 깊고 실질적인 이해를 하도록 돕고 있으며 과학영재 교육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은우 국립중앙과학관장, "기초과학이 홀대받는 사회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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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주의, 정신과 물질의 이분적 구조, 빠른 과학기술의 발달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회적 성숙도 등 우리 과학계가 갖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점들에 대해 공감하며 무엇보다도 기초과학이 홀대 받는 사회 현실이 문제라고 본다."

이은우 국립중앙과학관장은 "훌륭한 성과에는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다시 말해 기초과학이 어떤 성과로 나타나기까지는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 이런 면에서 부족한 게 사실이다"라며 "냉대 받던 기초과학기술이 나중에 눈부신 결과로 사회에 이바지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장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도 다행히 기초과학이나 과학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다만 총론에서 인정하는 분위기가 각론으로 가면 흐지부지 돼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에서 1조원의 과학기술 예산을 기초과학에 지원하자고 발의 됐더라도 정작 처리 과정에서는 다른 사례에 밀려 추진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 관장은 또 "앞으로 대한민국이 선진국을 추월하기위해선 과학기술계가 기존의 구태의연함을 버리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며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과학기술 체험기회를 보다 확대해 감성과 창의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성장해 꼭 과학자가 되지 않더라도 각자의 분야에서 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과학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도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문제 해결의 열쇠는 '과학교육'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관장은 "현재의 과학계가 갖고 있는 문제들은 단기간에 추진해 해결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부작용만 나타날 뿐"이라며 "시간을 가지고 체험과 감동이 주가 되는 과학교육에 힘을 쏟을 때, 다음 세대에서는 분명 달라진 과학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장, "과학기술계, 스스로 좋은 성과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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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 한의학연 원장은 "과학기술 인력들이 정책 수립과 추진 과정에 스스로 영향력을 키울 것"을 권고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서 과학계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에 대해 국민들에게 보다 더 자주 홍보할 것과 정부는 과학계가 스스로 상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예산 배분 및 평가'에 대한 독립적 권한을 부여할 것을 주문했다.

김 원장은 "60-70년대의 과학자 우대 및 과학계에 대한 정권차원에서의 관심과 지원으로 오늘의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부상했다. 산업기반이 없었으면 경제분야의 금융 유통 서비스만으로 우리나라가 경제 강국이 되었을지 의문이 든다"며 "과학에 대한 투자는 인색하고 과학기술분야의 미래정책에 대한 준비가 없다면 우리나라도 아르헨티나나 아이슬란드의 예처럼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과학자는 과학에 대한 투자야말로 리스크가 크지만 그만큼 파급 효과도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사회를 향해 20년 앞의 전망과 기대치를 계속 발표하면서 미래를 선도하는 선구자로서 소신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지호 국립현대미술관 학예팀장, "창의적인 과학, 예술 접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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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과학이 되려면 예술에 과학을 접목시키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가들의 황당한 상상력을 현실화시켜 줄 수 있는 과학이어야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과학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지호 국립현대미술관 학예팀장의 바람은 과학과 예술의 접목이다. 이 팀장은 "구름에 글씨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예술가들이 하지만 기술적으로 그것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것은 과학자들의 몫"이라며 "과학과 기술의 융합은 이미 시작됐다. 그걸 넘어선다면 과학이 단지 기술이 아닌 창의적인 예술로 승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창의적인 과학의 실현을 위해선 과학자들의 미술관 나들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이 팀장의 생각이다. 그는 "과학자들이 미술관에 많이 와서 예술을 많이 접함으로써 과학의 한계를 넘을 수 있길 바란다"며 "미술사도 기술의 변화와 함께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과학자들이 예술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팀장은 "과학이란 부분은 사실 일반인들이 접하기에 너무 딱딱한 감이 없지 않다. 이 부분을 예술로 순화시켜 일반 시민들에게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현재호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 "새로운 아이디어에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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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호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는 과학 연구의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새로운 아이디어에 투자해야 하는데 유행하는 연구테마에 투자하는 것이 관행화됐다"며 "앞으로는 과제를 선정하고 투자할 때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적 아이디어 투자하는 쪽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과학자는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고 연구해야 되는데, 지금까지 기업은 수익을 위한 연구만 했고, 국가는 공공적 기초과학 연구를 못해왔다"며 "경제적 측면에만 치우친 연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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