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혁신클러스터 관계자 50개국 700여명 참석
'창업국가' 저자 사울싱어 참석…'경제성장 원동력, 지속적 혁신' 설파

전세계의 혁신 클러스터 전문가들이 대전에 모여 '무엇이 혁신과 성장을 가능케 하는가'를 주제로 열띤 토의를 벌였다. 지식경제부(장관 최중경)와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이사장 이재구)가 공동 주최하는 '제5회 국제 혁신 클러스터 컨퍼런스(ICIC Daedeok 2011)'가 전세계 50개국 혁신클러스터 전문가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8일 오전 10시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개막식을 갖고, 이틀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융합, 개방시대의 혁신 클러스터'를 주제로 한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융합과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 클러스터의 역량 강화 및 협력' 2개 트랙으로 나눠 활발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지난해 IASP 행사에서 채택된 '대덕선언'과 관련 녹색성장 아젠다도 함께 다뤄졌다.
 

▲사울 싱어. ⓒ2011 HelloDD.com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한 '창업국가'의 저자 사울 싱어는 책 내용인 이스라엘의 성공 요인을 다름 아닌 '이노베이션'으로 집약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노베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세가지 요소, 즉 기업창업 동력이 되는 아이디어, 행동유발을 야기하는 추진력, 위험요소를 감수하는 의지가 있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스라엘이 창업에 강한 것은 무엇보다도 실패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 세계적으로 가장 관대한 문화와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이스라엘과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어느 곳도 초기 벤처 창업성공율은 낮기 때문에, 실패한 경우에도 재기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싱어는 이어 "이스라엘과 한국은 전쟁의 역사, 천연자원의 부재 그리고 안보문제 등과 같이 비슷한 조건에서 경제성장을 이루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해야 하고, 협력할 분야가 많으며, 세계 개발도상국들에게 모범적인 경제성장 모델이 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캇 스턴 교수. ⓒ2011 HelloDD.com
'클러스터와 지역발전'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스캇 스턴 미국 MIT대 교수는 "한국은 국가적 투자로부터 시작된 혁신기반경제를 바탕으로 뚜렷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이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산업계를 지원하는 그러한 요소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클러스터 육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턴 교수는 "클러스터는 혁신클러스터를 이루는 인적자원, 자본, 기술, 지원시스템 등 각 구성 요소간의 연계를 바탕으로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이들 요소가 재분배, 재분산되는 곳으로, 투입(Input)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강한 지도자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클러스터는 도서관과 비유할 수 있듯이 사람들이 찾고 있는 것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에코시스템적 특징에 있다"며 "예를 들어 투자의 경우 특정 기업보다는 지역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특정지역이 글로벌 시장에 가져갈 수 있는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역량을 십분 활용함으로써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해 스턴 교수는 호주의 와인 클러스터를 예로 들었다. "기존 유럽 명품 와인 관련 기업들이 공공분야, 관련 산업계들과 협력해 와인 산업을 부흥시키려고 했던데 반해 호주 와인은 단순 이미테이션이 아닌 그들만의 독특한 와인으로 재탄생 시키기 위해 기술공학 및 생산라인을 재조정하고 활용해 호주땅에서 직접 재배해 명품 와인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즉 과학기술을 와인생산기술에 접목했던 것이다."

스턴 교수는 "한국 혁신클러스터 환경의 경우 무엇보다 클러스터 리더십이 중요한데 특히 통신장비, 자동차 장비 등에 강점이 있다. 이들 분야에서 한국은 글로벌 이노베이터로 거듭나고 있으며 2010년 이후 혁신능력지수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특정분야에 기업가 정신이 높은 편이지만, 높은 혁신 능력에도 불구하고 특허가 대기업으로 편중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경제성장을 위해 혁신을 이끌어내야 하며 공공분야와 산업계가 서로 협력하고 혁신클러스터를 발전시킬수 있는 활동 요인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이끌어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한국은 혁신을 잘 이루어낸 대표적인 사례로서 거듭나고 있으며 한국경제성장도 클러스터적 환경에서 왔다. 산-학간 연계를 바탕으로 한 기업가 정신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이외에도 ▲녹색성장 국가정책 ▲융합과 오픈 이노베이션 사례 ▲기술융합 활성화를 위한 정부․지원기관의 역할 ▲미래 혁신 클러스터의 방향 ▲국제협력과 혁신 ▲기술사업화와 기술금융 ▲개도국의 클러스터 사례 등 7개 세션에 걸쳐 총 30여편의 논문이 19일까지 발표된다.

이날 개막식에서 이재구 특구지원본부 이사장은 "세계는 국가간·기업간 경쟁강화와 기존산업의 포화, 소비자니즈 다변화 등의 대응책으로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한 기술 및 산업의 융복합과 개방형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가 각국의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함은 물론, 활발한 토론과 제안을 통해 혁신클러스터의 향후 비전과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참석자간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연계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700여 명의 전문가들의 참석한 국제혁신클러스터 컨퍼런스. ⓒ2011 HelloDD.com
[인터뷰]사울 싱어, "과학벨트 성공, 협력과 사업화 2가지가 핵심"

▲기자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는 사울 싱어. ⓒ2011 HelloDD.com
"과학벨트의 성공 요건은 협력과 사업화 2가지 요소가 핵심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아이디어를 내고, 기업은 기술사업화 및 제품화를 실현하고, 이를 대기업과 연계해 성장시키는 프로세스가 선순환적으로 마련돼야 하죠." 사울 싱어는 개막식 참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성장동력이 된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접한 느낌은 서로 협력하는 모습이 좋았다"며 "앞으로 국제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과 지속적인 변화 추구 속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한국의 협력에대한 기대도 표명했다. 싱어는 "한국은 대기업이 강하고(물론 기술력도 있고), 이스라엘은 창업과 기술이 강하니 상호 협력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경제발전, 특히 혁신 중심의 경제 성장에 있어 과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교육이라든가 아이디어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며 "새로운 기업이 창업하고 서로 협력할 수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기업가 정신과 창의성, 혁신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대학과 회사, 연구기관에서 기업들이 쉽게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창의력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더불어 실패를 용인하고, 실패했을때 다시 기회를 주는 문화와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전기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전기자동차는 한국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며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이 전기자동차에 대해 지켜만 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이 다소 위험스럽기는 하지만, 자동차 산업에 강한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면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싱어는 '앞으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변화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지난 2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듯이 앞으로 20년도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가 다가올 것"이라며 "이 때문에 혁신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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