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환경문제 극복의 새로운 대안 '바이오매스'
한국, '3세대 미세 조류' 활용 에너지 개발 연구 집중

에너지 자원의 고갈과 이를 선점하기 위한 세계적인 에너지 쟁탈전. 한마디로 '에너지 확보 대전(大戰)' 시대다. 고유가 문제와 에너지 환경에 대한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어느 국가나 대체 에너지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인류가 화석연료를 무분별하게 사용함으로써 극지방의 빙하 면적이 줄어드는 등 다양한 기후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전 세계가 한발짝씩 자연 대재앙으로 향하고 있는 모양새다. 후진국들의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석유 에너지는 더욱 빠른 속도로 고갈될 것이고 이에 발맞춰 기후변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석탄·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태양력·조력·풍력 등의 에너지가 실용화되고 있지만 이는 전체 에너지 소모량의 5% 내외를 커버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또 다른 대안을 찾아내기 위해 전세계 연구그룹들이 제3의 에너지 개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체 에너지 후보는 동·식물이나 미생물 등 생물체가 만들어내는 유기물인 바이오매스다. 곡물·폐기물·목재·미세조류 등 재생가능 자원을 활용해 부족해지는 석유 자원을 대체하고 환경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바이오매스의 특징은 화석 에너지가 대기중으로 방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섭취하면서 대신 바이오디젤·바이오에탄올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차세대 에너지 대안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인류의 에너지 소모량 전체를 모두 대체할 수 있다는 미래 청사진이 수많은 바이오매스 연구자들의 꿈이다.

♦ 전세계 막대한 투자와 연구 집중…10년 내 에너지상용화 목표

이미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들은 바이오매스의 가능성을 인식,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바이오매스 연구에 국가적 차원의 투자는 물론 민간기업까지 나서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미국의 바이오 에너지와 바이오 제품의 비전’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바이오 연료 연평균 15% 바이오제품 연평균 5.7%의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는 산업창출 장기 전략까지 밝히고 있다.

세계 최대의 석유회사 엑손모빌은 미세 조류로부터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프로젝트에 6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으며, 미국 농림부(USDA)와 에너지부(DOE)는 바이오매스 연구비로만 2011년 3억 달러를 할당하기로 했다.

일본과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 각국은 현실에 맞는 바이오 에너지와 바이오 제품 개발 실용화에 나서고 있고, 일본은 경제산업성 주관으로 바이오공정 실용화 및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활용 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 역시 에너지 해결책 마련을 위한 이와 같은 막대한 투자와 집중적 지원이 머지않아 성공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바이오매스의 핵심이 되는 공종기술·균주분리 등의 생명공학 기술은 우리나라도 상당 부분 앞서나가고 있는 만큼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각 정부 부처가 에너지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바이오매스 연구에 뛰어들고 있으며 특히 교육과학기술부 차세대 바이오매스 연구단은 기업체들과 함께 협력하는 한편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경쟁력 있는 해외 연구단과의 공동 연구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바이오매스 연구단의 과제 책임자들은 프론티어 사업의 연구 성과가 본격적으로 구체화되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원의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바이오매스의 경우 자체 생산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에 더욱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한국의 대표 연구그룹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잠재력 있는 미세조류 연구 집중
 

▲양지원 차세대바이오매스 연구단장. ⓒ2011 HelloDD.com
국가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의 일환으로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양지원 단장(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은 바이오매스 만큼 효율적인 에너지 대안이 없으며 인류의 공멸을 막아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2010년 출범한 연구단은 바이오매스 개발, 배양 수확 공정, 바이오 전환 촉매의 3단계 개발 과정에 총 7개 세부 과제가 진행되고 있다. 이르면 7년 내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실생활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까지는 극복해야할 장벽이 많이 남아 있다. 바이오 에너지의 경우 다른 대체 에너지원들과 마찬가지로 낮은 효율, 높은 제조원가를 극복하지 못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매스연구단은 1세대(곡물)와 2세대(목재) 활용 연구에서 거론되었던 경제성 등의 취약한 점을 보완하고, 다양한 가능성과 대량 배양 수확이 가능한 3세대(미세 조류) 활용 에너지 개발 연구에 보다 집중할 방침이다.

연구단이 출범한지 몇 개월이 지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양지원 단장 연구팀은 이미 대량으로 미세조류를 생산·수확하는 광생물 반응기에 국내특허 보유와 국제적 특허를 신청하고 있다. 포항공과대학교 황일두 교수팀과 한국과학기술원 최길주 교수팀 등은 2세대 목질계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나무식물형질 전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사공학과 시스템스 바이올로지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세계 최고 수준의 팀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희목 박사팀의 경우 이미 좋은 균주를 많이 확보함으로써 유전공학적으로 형질 전환하는 데에도 가시적 성과가 있었으며, 내년에는 기술이전까지 기대하고 있다. KAIST 이상엽 교수팀은 현재 바이오연료 생산균주 개발을 위한 대장균 기반 대사공학적 균주 개량기술 확립하여 향후 수년 이내에 고효율 바이오연료 전환 플랫폼기술 개발이 유력시 되고 있다. 양 단장은 바이오매스 연구를 '인공나무'에 비유하고 있다.

지구상에 나무가 자꾸 줄어들고 있는데 이와 같은 바이오 에너지 '인공나무'를 통해 훼손된 지구의 허파를 치유해 50~100년 전 지구로 되살리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양 단장은 "장기간 기초 원천기술 개발에 많은 투입이 필요한 연구가 주가 되지만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연구단도 탄력을 받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1~2년 내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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