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수강생 초청, 연구원들 일일교수로 나서 '생생한 현장체험 수업'-학·연 협력 새 모델 제시

"학교 졸업 후 연구소에 취직하고 싶어요." 현장 실습을 위해 지난 23일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이상천)을 찾은 서울대학교(총장 오연천) 기계항공공학부 학생들의 일성이다. 학-연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 3월 서울대와의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기계항공공학부 정규 교과목인 '마이크로 가공생산' 강의를 개설했다.

기계연은 이 수업 수강생 60여 명을 연구원으로 초청해 현장 실습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이상천 원장을 비롯해 김동수 선임연구본부장, 김완두 박사 등 일선 연구원들은 지난 3월 시작된 봄학기부터 직접 서울대 강의실을 찾아 마이크로·나노 가공 생산 기술의 기본원리와 구성, 최신 융복합 응용기술 등 연구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전달해왔다.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대학에 정규 교과과정을 개설해 일선 연구원들을 강사로 활용하고, 동시에 수업을 연구원의 현장실습과 연계하는 등 기계연의 다양한 시도는 학·연 협력의 새로운 롤 모델이 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날 기계연을 방문한 수강생 60여 명은 3개 조로 나뉘어 광응용기계연구실과 초정밀시스템연구실, 인쇄전자연구센터 등 3개 연구실을 순차적으로 돌았다. 그동안 기계연구원 '일일 교수'들에게 배웠던 이론들을 체험하고, 책만으로는 익힐 수 없었던 공학기술의 산업화 적용사례 등을 일선 연구원들과의 격의 없는 수업으로 현장에서 생생히 익힌 것이다.
 

▲한국기계연구원 초정밀시스템연구실에서 황주호 박사의 설명을 듣는 서울대
학생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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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밀시스템연구실에서는 미세형상 가공시스템을 이용해 만들어진 금형으로 만든 제품이 어디에 응용되는지 등 책에서 배운 지식의 실제 적용 사례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들이 이어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실습을 진행한 황주호 박사는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과 함께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황 박사는 "학생들이 막연하게 알고 있던 학교에서 배운 지식의 현장 적용 사례를 상세히 알려주고자 했다"며 "학생들이 향후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인쇄전자연구센터'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랑하는 기계연의 인쇄전자 기술 연구 현황 등에 대한 현장 강의가 이어졌다. 실험실에 들어가기에 앞서 에어샤워를 하고 가운을 갈아입는 등 연구원들의 일상이 학생들에게는 모두 새로운 체험이었다.
 

▲서울대 학생들이 한국기계연구원 인쇄전자연구센터에서 조정대 박사(위)와
김정수 박사(아래)의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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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에서 현장 실습 중인 서울대 학생들이 광응용기계연구실
손현기 박사의 현장강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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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광응용기계연구실'. "3차원 IC(집적회로)에 들어가는 웨이퍼를 드릴링하는 기계연의 기술이 인텔의 3차원 IC 제작에 쓰이는 기술과 동일한 건가요? " 기계연이 연구 중인 기술의 상용화 등에 대한 학생들의 진지한 질문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손현기 박사는 기술 설명과 함께 적용 사례 등에 대해 성실한 대답을 이어갔다.  수강생들은 연구실 체험과 함께 기계연이 시험 운행 중인 자기부상열차를 시승하며 자기부상열차의 운행 원리에 대해서도 현장 실습했다.

기계연은 시속 110㎞로 움직일 수 있는 저소음, 저진동 도시형자기부상열차를 위한 자기부상제어, 선형추진제어, 전력변환 설비설계, 차량 및 시험선로 설계, 제작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학생들은 연구원 측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 기회도 가졌다.
 

▲서울대 학생들이 한국기계연구원이 시험운행 중인 자기부상열차를
시승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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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강의실에서만 공부하던 학생들은 이 날 기계연에서 진행된 현장 실습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구본성 기계항공공학학부 학생은 "학교에서 책 속의 그림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이 확연히 달라 연구 현장에 온 게 실감난다"고 말했다.

손기주 학생은 "연구원 방문을 통해 향후 진로에 대해 보다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현장실습을 총괄했던 김동수 선임연구본부장은 "기계연구원은 연구와 기술 사업화를 함께 진행하고 있기에 공학 전공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배움터"라며 "현장 실습을 계기로 학생들이 자신들의 다양한 진로에 대해 고민해 보고, 기계연구원과 보다 친밀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장실습은 학생들이 연구현장의 모습을 직접 보고, 기계공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연구원의 홍보 효과까지 증진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 기계연과 서울대 양측에 좋은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

지난 4월 직접 서울대를 찾아 '일일 교수'로 나섰던 이상천 원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대학과의 협력은 대학과 연구원 모두에 큰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다"며 "대학과의 연계 강좌 개설은 물론 향후 서울대를 비롯한 협력 대학들과 기계연이 보유하고 있는 인력, 장비, 공간 등의 인프라를 서로 공유하는 등 학-연 협력의 지평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계연구원 이상천 원장이 지난 4월 27일 서울대 기계공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설   된 '마이크로 가공생산' 수업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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