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욱 국제협력실 실장, "경험과 노하우로 지속적인 파급효과 기대"

개발도상국에 대한 과학기술 분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 구체적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을 적극 동원해 경제발전에 성공한 한국을 배우려는 개도국이 늘면서 과학기술 분야는 한국의 글로벌 위상을 나타내는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통계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당장 2015년까지 국내 과학기술분야 ODA 규모는 지금보다 두 배로 늘어난다. 현재 교과부 주관 교육과학기술 ODA사업은 17개, 451억원 규모지만 오는 2015년에는 867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과학기술 분야 ODA사업 분야에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김명수)은 선두주자다. 측정표준 분야를 교육과학기술분야 국내 대표 ODA사업으로 추진하고자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 모든 개도국 적용 가능한 ODA 추진

최근 표준연은 '지속가능 성장기반 국가표준인프라 구축 사업'이라는 제목으로 협력대상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ODA를 준비 중이다. 개도국 국가표준기관을 파트너로 국가표준 인프라의 3대 핵심 요소인 인적자원 개발, 핵심측정설비, 품질시스템 능력 확보 등을 지원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사업내용은 크게 ▲측정과학 기술 인적자원 개발 ▲핵심 국가표준 분야 측정설비 현대화 ▲국제 표준에 적합한 품질시스템 구축 등으로 구분된다. 이번 사업의 두드러진 특징은 모든 개도국을 대상으로 실시한다는 점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주도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국제적으로 공인받을 수 있는 국가표준을 확립하는 것은 전 세계 모든 국가에게 요구되는 긴급 과제다.

표준연의 ODA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상욱 국제협력실 실장은 "표준의 역량은 바로 그 나라의 산업 발전 수준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표준기관의 역량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이번 사업은 개도국의 지속적인 성장이라는 목표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절대 빈곤 퇴치와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유엔의 새천년 개발목표에 기여하고 발맞추기에 매우 적합한 사업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표준연의 노하우가 집약된 이번 사업은 2012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당장 시행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빈틈없는 툴을 갖춰놓고 있다. 세계 최상위권의 측정표준 기술력과 설립 초기부터 쌓아온 개도국에 대한 기술협력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랜 준비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2010년에 이미 개도국 중점협력국가 측정표준 확립 인프라 구축 수요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교과부 및 관련정책 연구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교육과학기술 분야 ODA 발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 국제협력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연구원들의 연수과정 모습. ⓒ2011 HelloDD.com

표준연은 '국가표준과 정밀측정'이란 주제로 1983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는 개도국 대상의 단기 연수사업을 수행하면서 이미 ODA에 대한 경험을 축적해 왔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베트남, 몽골 등 개도국 표준기관들을 대상으로 지원·교류 사업을 시작하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태국, 파키스탄 등으로 협력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기술연수와 전문가 파견을 통한 자문을 비롯하여 국가표준 확립에 꼭 필요한 핵심 분야의 측정장비를 제작하는 협력활동도 수행하고 있다. 2010년 한해 개도국의 측정장비 100여건을 대상으로 제공한 표준연의 우수한 교정서비스는 개도국 표준기관들로부터 탁월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그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국제적 품질의 교정 서비스를 합리적인 수수료로 신속하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상욱 실장은 "많은 개도국들은 한국이 단기간에 세계적인 측정표준 수준에 도달한 것에 주목, 표준연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 기술연수·전문가 파견과 측정 장비 교정 등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협력 경험과 개도국으로부터의 협력 수요 증대는 표준연이 교육과학기술 분야에서 한국대표 ODA를 추구하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을 그대로 입증해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에 힘입어 각국이 한국인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점도 국제 협력에서의 무시못할 이점이라고 서 실장은 전한다.

"우리 대중문화인 한류가 국제협력에도 우호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한 연수 프로그램과 마음을 다한 열정이, 진정한 의미의 협력으로 이어져 성공적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내려다보기 보다 먼저 진솔하게 다가가야 합니다. 국제협력의 성공 여부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달려 있습니다." 서 실장은 과거 어려웠던 국내 실정을 되새기고, 국제협력도 우리가 쌓아온 것을 이제는 나누고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인적자원 양성과 더불어 측정설비 현대화가 필수
 

▲길이표준 연수과정 모습. ⓒ2011 HelloDD.com

표준연은 35년의 짧은 역사 속에서도 세계 상위권의 표준기관으로 성장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설립 초기부터의 개발도상국을 위한 다양한 협력 활동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표준연은 그 동안 자체 재원을 적극 활용하여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카자흐스탄 등의 지역에 인적자원 역량 강화와 표준의 국제소급성 확립을 위한 측정서비스 및 전문가 파견자문 등을 수행했다.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 이라크 등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 대해서도 꾸준한 협력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측정표준기관의 특성상 다양한 분야에서 정밀 측정장비와 설비를 구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재원 부족으로 한계에 접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상욱 실장은 "보다 실질적인 원조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인적자원 양성과 더불어 측정설비 현대화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면서 "정부의 보다 깊은 관심과 적절한 규모의 투자가 절실히 요청된다"고 희망했다.

◆ 개도국의 국가측정표준 역량 높인다

 

▲질량측정 연수과정 모습. ⓒ2011 HelloDD.com
산업 경제적 측면에서 표준분야 협력 사업은 필수다. WTO가 추구하는 무역상 기술장벽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국가표준 분야의 기술적 역량이 국제적으로 공인받을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국제 표준에 적합한 품질시스템을 확보해야만 기관이 발행하는 각종 측정 성적서가 국제적으로 그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하여 국가표준 분야의 국제기구인 국제도량형위원회는 1999년 10월, 국가측정표준의 국제적 동등성 확립과 국가표준기관의 측정성적서 상호 인정에 관한 협약(CIPM MRA)을 채택했다.

여기에는 선진국을 포함한 80개 국가와 IAEA, WMO 등 3개 국제기구가 가입하여,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표준의 국제비교와 측정능력 공인을 위한 국제 활동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도국들은 이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 실장은 "이 문제는 개도국 성장에 장애 요인이 되고 있음은 물론, 국제경제의 흐름과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막힌 곳을 뚫어 주는 일이야말로 바로 개도국들의 국가표준 역량을 CIPM MRA에 가입할 수 있도록 돕고 국제비교 등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려 주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표준연이 제안하고 추구하는 한국 대표 ODA의 핵심이 된다"고 강조했다.
 

▲표준연의 ODA 연수 프로그램. ⓒ2011 HelloDD.com

▲ODA사업 관련 워크숍 기념촬영.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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