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충남대 10억 기부…재단 만들어 학생들에게 장학금 제공
8일 충남대 명예공학박사학위 취득…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공로 인정

 

면접 볼 때 그의 눈은 달라진다. 매의 눈이 된다. 지난 39년 동안 중소기업의 길만을 걸어 온 박희원 라이온캠텍 대표가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입사지원자의 인성이다. 몇 가지 질문만 던져봐도 어떤 인재인지 파악이 가능하다.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유약하죠. 아이들이 깨지고 부딪쳐서 일어서야 하는데 부모들이 너무 감싸주니까요. 물론 고급 두뇌들이 많아지고 있다지만 중소기업들은 늘상 인력난에 시달리죠. 힘든 일은 안 하려고 해요. 우리 회사에도 석·박사 급 인재가 오면 이렇게 말합니다. '생산라인에서 6개월 일해야 한다'고. 그럼 그 다음날 아무도 안 와요.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인재들의 현실입니다."

지난 해 충남대학교에 10억원을 기부하고, 재단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는 박 대표. 1970년대 후반부터 인재 양성에 대한 욕심을 가슴 속에 채우기 시작했다는 그는 8일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의 공로를 인정받아 충남대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 대표가 몸담고 있는 회사는 라이온켐텍. 화학제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며 과거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폴리에틸렌 및 폴리프로필렌 왁스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한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수지가공업과 페인트 제조업도 겸하며 얼마전부터는 인조대리석 분야에 도전하는 등, 사업다각화에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국내시장 6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인조대리석 분야는 삼성·LG·한화·듀퐁 등 국내·외 대기업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중소기업으로는 라이온켐텍이 유일하게 생산체제를 갖추고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기업을 지금껏 키워오기까지 불가능한 도전만을 즐겨왔던 박 대표는 "충남대 화학공학과와 계속 연구 교류를 해왔다. 지난 경험으로 볼 때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현장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선 직접 경험을 하고 연구에 활용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산업계의 프로세스를 배우고, 사회 생활을 겪어보면서 기업 환경에 맞는 인재들로 길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바로 인재 육성의 토양이다. 기반이 잘 닦여 있어야 제대로 된 인재가 나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신은 그의 경험과 맞닿아 있다. "지금까지 기업을 키워오면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충남대 대학원을 다니면서 교수님들의 조언도 많이 들었죠. 그런 와중에 뼈저리게 느낀 것이 이론과 실제 환경은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학생들에게는 제대로 된 현장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놔야겠다고.

그래야 제대로 된 많은 인재들이 나오고, 그들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게 그의 후일담이다. 박 대표는 "실패도 성장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요즘 인재들은 그런 마음이 더욱 더 없다. 실패하면 그냥 그대로 끝인 줄 안다"며 "한 번의 고비를 딛고 일어섰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초를 쌓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을 갖춰야 한다'라는 말처럼 상투적인 표현도 없지만, 그는 어려워도 학생들이 이 말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 대표는 "기본을 갖추기 위한 방법 중 제일 좋은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라며 "성공한 사람들은 몇 번씩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의 일대기가 한 권의 책에 녹아들어있다. 60년 인생사가 1시간에서 2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집약돼 있다는 점은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바쁜 와중에도 한 달에 4∼5권의 책을 읽는다는 박 대표는 인터뷰를 하는 와중에도 가슴에 와닿는 소설의 한 구절을 읊으며 자신의 문학적 감성을 표현했다. 그는 "행복의 열쇠는 꿈을 많이 꾸는 것이지만 성공의 열쇠는 꿈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운동을 하든 학문을 하든 사회에서 성공을 하든 항상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되면 언젠가는 그 잠재된 폭발력이 자기도 모르는 새나온다"면서 "단단하게 스스로의 기반이 닦아져 나갈 수 있도록 기본과 기초에 충실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박희원 대표가 송용호 충남대학교 총장에게 명예 박사 학위를 수여받고 있다.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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