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연, 태양연료 생산 설비 갖춰 다양한 수소생산 기술 확보
태양광 1만 배 집광·2500 K 온도…천연가스 개질·직접분해 성공

'초고온 고집광 태양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로써 태양광을 1만배로 집광해 얻은 높은 온도로 수소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황주호)은 기존에 난방이나 급탕용으로만 이용하던 태양열로 미래의 에너지원이라 불리는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초고온 고집광 태양로'는 태양광을 1만배로 모아서 얻은 2200℃ 이상의 고온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로 아시아에서는 최초이며 미국,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다. 수소는 연료전지자동차의 연료로 쓰이거나 에너지 저장을 위해 사용된다.

기존의 전기분해나 열분해 방식, 개질기를 통한 방식 등으로 얻을 수 있으나 여기에는 화석 에너지를 사용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한 '초고온 고집광 태양로'기술은 수소 생산에 필요한 높은 온도의 열을 태양광으로부터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수소에너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태양로의 규모는 40kWt로서 독일, 스위스 등이 보유하고 있는 태양로와 동일한 용량이며 100%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태양로는 포물면을 갖는 집광기와 집광기로 수평광을 보내주는 헬리오스탯(heliostat)으로 구성된다.

이 헬리오스탯은 태양의 고도 및 방위를 계산해 태양광을 정밀하게 추적한다. 동시에 태양광을 반사해 포물면 집광기로 수평광을 보내고 모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총100m²의 반사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태양추적 및 반사 정밀도는 3mrad(0.17°)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태양로의 수소 생산 과정은 다음과 같다. 태양광을 집광하면 높은 온도를 얻을 수 있게 되는데, 집광율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1차 집광기를 사용할 때 3000배의 집광이 가능하며 온도를 약 1600℃까지 올릴 수 있고, 2차 집광기를 사용하면 1만배 집광으로 현재 2200℃ 이상까지 올릴 수 있다.

이때 1000K~2000K 부근 온도에서의 '메탄 수증기 개질 반응(Solar Reforming)'은 메탄과 수증기를 촉매와 반응시켜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얻는 기술이며, 2000K 이상 온도에서의 '메탄 직접분해 반응(Solar Cracking)'은 메탄에 고온의 열을 가하여 촉매 등의 도움 없이 수소와 탄소로 분해하는 것을 말한다.

'메탄 수증기 개질반응'의 경우 반응전과 비교하여 약 25% 정도 향상된 열량의 반응 생성물을 얻을 수 있다. 반응온도를 4300K까지 높이면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을 수 있으나 아직까지는 기술적으로 곤란하다. 이와 같은 다단계 공정을 통해 물로부터 수소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재의 열화학적 방법은 태양광으로 부터 열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재생 가능한 청정공정이다. 또 높은 전환 효율과 태양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변환하여 장기간 저장하거나 장거리 수송이 용이하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태양로는 앞으로 다단계 수소생산반응, 즉 물을 이용해 수소를 얻을 수 있는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며 일본 니가타 대학 등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기술에 적용될 전망이다. 또한 그동안 해외에서 수행해온 태양연료 및 고온용 재료에 대한 연구를 국내에서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우리 기술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강용혁 박사는 "고집광 태양로의 국산화는 연료전지 자동차 등에 쓰일 미래 에너지인 수소를 생산하는데 사용될 것이며, 신물질 제조기술이나 우주산업 대응 기술로까지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고온 고집광 태양로'의 정면과 측면의 모습. ⓒ2011 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