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내 우라늄·코발트 98%, 세슘 96% 제거…"시간 단축하고 효율 높여"
"일본 등 대규모 방사능 오염 지역 활용 기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대규모 방사능 오염 지역을 빠른 시간 내에 정화할 수 있는 방사성 물질 제염장치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화제다.

우라늄, 세슘, 코발트 등 토양과 콘크리트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을 1개월 안에 최대 98%까지 제거할 수 있는 장치여서 토양 방사성 오염 지역의 환경 개선에 새로운 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 김계남 제염해체기술개발부 박사팀은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 또는 콘크리트에서 방사성 물질을 효율적으로 제거하면서도 폐액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아 2차 오염 우려가 없는 '복합 동전기 제염(오염 제거) 장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김 박사팀이 개발한 장치는 1개월 내 세슘 96%, 코발트와 우라늄을 98%까지 제거, 미국 등이 운용하고 있는 기존 장치의 '6개월 소요-80% 제거'보다 처리 기간은 대폭 줄이고 제염 효율은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게 특징이다.

또한 제염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액을 모두 재순환해서 사용함으로써 폐액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이 장치로 처리한 토양과 콘크리트는 세슘과 코발트의 함유량이 0.1 Bq/g(1g당 방사성 누출 수치) 이하, 우라늄 함유량은 0.4 Bq/g 이하로 낮아져 일반 폐기물로 처리가 가능할 만큼 깨끗해진다.

이번에 개발된 장치는 1.5×1.8×1.6 m(가로×세로×높이)의 장치 1개로 연간 200리터 용량의 드럼 50개를 처리할 수 있는 실제 규모 장치다. 장치 20개를 라인으로 설치할 경우 연간 약 20만 리터(1000 드럼)의 방사성 오염 토양 또는 콘크리트를 정화할 수 있다.

김계남 박사팀은 방사성 물질 오염 토양 및 콘크리트에 다량의 질산을 넣어 오염을 제거하는 '세척법'에, 토양 양쪽에 전극을 넣고 전압을 가해 전기 이동과 전기 삼투원리에 의해 (+)극을 띠는 방사성 물질을 음극으로 이동시켜 분리해내는 '동전기(electrokinetic) 제염법'을 복합해서 장치를 개발해냈다.

김 박사팀은 개발된 기술이 일본 후쿠시마 지역 같은 대규모 방사능 오염 지역의 제염에 활용 가능할 뿐 아니라, 중화학 산업단지 등의 중금속 오염 제거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박사팀은 현재 일본 홋카이도 대학 연구진과 공동 연구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대규모 방사성 토양 오염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염기술을 실험실 수준에서 확보하고 있으나, 원자력연처럼 실증시험에 성공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장치는 일본 원전 방사성 오염 지역을 정화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일 것"이라며 "만약 이 장치가 적용돼 일본 원전 토양 오염에 쓰일 경우 대략 10년간 총 30조원에 이르는 비용을 투자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추진됐다.

▲폐액 처리장치. ⓒ2011 HelloDD.com

▲침전조. ⓒ2011 HelloDD.com

▲여과기.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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