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 KAIST 교수팀, 복잡하고 거대한 분자네트워크 핵심구조 밝혀

세포의 다양한 정보처리를 위해 진화해 온 인간세포 신호전달 네트워크는 현재까지 약 2000여 개의 단백질과 8000여 가지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져 있다고 알려졌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까지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욱 복잡한 네트워크일 것으로 추정된다.

생명체의 조절네트워크는 태초에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진화해 왔을까. 그 복잡한 네트워크의 기능을 그대로 보존하는 단순한 핵심구조가 존재하고, 또 그것을 찾아낼 수 있다면 인류는 복잡한 네트워크에 대한 수많은 수수께끼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런 진화의 비밀을 풀 열쇠를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서남표)는 조광현 교수 연구팀(김정래, 김준일, 권영근, 이황열, 팻헤슬롭해리슨)이 수수께끼의 열쇠인 복잡하고 거대한 세포 신호전달 네트워크의 기능을 그대로 보존하는 최소 핵심구조인 커널을 발견해냈다고 22일 밝혔다.
 

▲세포 내 복잡한 신호전달네트워크의 최소 핵심구조인 커널을 찾아내고 숨겨진 의미를
규명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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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대규모 컴퓨터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장균과 효모 및 인간의 신호전달 네트워크에 적용한 결과, 각각의 커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커널에는 진화적·유전적·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조절분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향후 생명의 기원에 관한 기초연구와 신약 타겟 발굴 등에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욱이 흥미로운 사실은 이번에 찾아낸 커널이 진화적으로 가장 먼저 형성된 네트워크의 뼈대구조임이 밝혀진 것이다. 또한 커널에는 생명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유전자뿐만 아니라 질병발생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다.

조 교수는 "이번에 찾은 커널에는 현재까지 FDA(미국식품의양국)에서 승인한 약물의 타겟 단백질이 대량 포함돼 있어, 커널 내의 단백질들을 대상으로 향후 새로운 신약 타겟이 발굴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적으로도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사이언스지의 첫 번째 자매지로서 세포신호전달분야의 권위지인 사이언스 시그널링(Science Signaling)지 5월 31일자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조광현 교수. 함께 연구하는 모습.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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