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억제 '에스에이치피' 새로운 기능 밝혀내

다양한 핵수용체를 이용해 패혈증 예방 및 치료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오세정)은 조은경 충남대 교수 연구팀과 최흥식 전남대 교수가 공동연구를 통해 패혈증을 억제하는 고아 핵 수용체인 에스에이치피 (Small heterodimer partner, SHP)의 새로운 기능을 알아 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이뮤놀로지'7월호 (7월 3일자)에 게재됐다. 교수팀은 SHP가 결핍된 생쥐는 패혈증을 유발시키고 72시간 안에 대부분 사망했지만, SHP를 보충하거나 인위적으로 SHP를 높이는 약물을 투여한 경우 90% 이상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실험을 통해 SHP는 톨양 수용체로 알려진 선천면역 수용체의 활성 기작을 조절함으로써 염증 반응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으며, 고아 핵 수용체가 선천면역계 조절 단백질(TRAF6)과 직접 결합해 트랍 6(TRAF6) 활성을 조절한다는 새로운 메커니즘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패혈증은 박테리아가 번식하면서 그 독소가 혈액 속에서 염증을 일으켜 발생하는 질환으로 중증 패혈증의 경우 사망률이 65%에까지 달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완벽한 치료제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고아 핵 수용체 SHP는 주로 핵 내에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며 다양한 대사경로에 관여한다고 보고되어 왔다. 그러나 선천면역이나 염증 반응에서 고아 핵 수용체 SHP의 역할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교과부에 따르면 본 연구에서 교수팀은 SHP가 세균내 독소를 비롯한 다양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인자에 의해 생체내 염증 반응이 유발될 때, 이를 즉시 탐지해 더 이상의 염증 신호를 차단시키는 작동 기전을 통해 염증을 억제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이전 연구에서 다양한 대사 조절 물질들이 SHP 양을 증가시키고 생체내 에너지 대사 조절에 중요한 효소인 에이엠피 키나아제 (AMP-activated protein kinase; AMPK)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었으나, 이 기전을 염증 질환 억제에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은경 교수와 최흥식 교수는 "신체 내의 다양한 면역시스템은 미생물 감염에 대해 강력한 방어기전을 제공하고 있지만, 면역시스템의 과도한 활성은 오히려 신체내의 장기의 손상과 쇼크에 의한 사망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서 고아 핵 수용체 SHP를 타깃으로 하는 패혈증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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