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의 와이파이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기술 적용
오차를 획기적으로 줄여 보다 정확한 안내 가능해져

#1. 회사원 A씨는 오늘도 불안하다. 지하철에서 운 좋게 자리에 앉았지만 또다시 졸음이 몰려오는 통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도 내릴 역을 지나치는 바람에 30분 걸릴 곳을 1시간 걸려 도착했다.

이번에 또 그럴 수는 없었다. 시간을 계산 한 후에 손 안에서 진동이 울리게끔 휴대폰 알람을 맞췄다. 30분 후 그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내려야 할 역을 한참 지나친 후였다. 화가나 휴대폰 알람을 확인하기 시작한 A씨.

아뿔싸. 오후가 아닌 오전에 체크가 돼 있었다. 누구 탓을 하리오. 다음 역에서 내린 A씨는 다시 반대편으로 건너가 지하철을 탔다.

#2. 대학생 B씨는 지하철에 타기 전 '지하철 내리미' 앱을 확인한다. 내려야 할 역을 체크하고 알람을 설정한다. 의자에 앉기만 하면 졸음이 쏟아지는 B씨에게 유용한 앱이었다. 운좋게 자리에 앉은 B씨는 손 안에 휴대폰을 감싸쥐고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얼마 후 손안의 진동을 느낀 B씨는 잠에서 깨어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다음 역이 B씨가 내려야 할 역이었다. 짧은 시간 기분좋게 단잠을 잔 B씨는 가뿐한 기분으로 지하철을 나섰다.

'와이파이(Wi-Fi) 신호에 기반한 지하철 내비게이션'이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상용화됐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서남표)는 한동수 전산학과 교수 연구팀이 지하철의 이동 상황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탑승객에게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와이파이 신호기반 지하철 내비게이션 앱 '지하철 내리미'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지하철 내리미'는 지하철의 이동경로와 이동시간 등의 정보만을 제공하는 종전의 지하철 내비게이션과 달리,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지하철의 현재 위치를 이동 경로 상에 실시간으로 표시해 정확히 알려준다.

이용자는 하차할 역 한 두 정거장 전에 도착이 가까워졌음을 실시간으로 안내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3G 신호 정보를 활용하거나 지하철 시간표를 이용한 지하철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3G 방식의 경우 평균 오차 거리가 수 백 미터에 달해 인식 오류가 자주 발생했었다. 그러나 연구팀이 개발한 와이파이 기반 방식은 오차 범위가 수십 미터에 불과해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또한 지하철역의 와이파이 환경 변화에도 적응하는 기법이 적용돼, 각 역의 환경 변화에도 적절히 대응하면서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한 교수는 "와이파이 신호에 기반한 지하철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기존 방식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정확도와 안전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 동경과 뉴욕, 런던, 파리, 북경, 상하이 등의 지하철에도 적용해 신속하게 전 세계에 확산시킬 계획이다. 앞으로 버스와 기차에도 적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신호기반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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