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자협회, 13일 '원자력수출 강국의 꿈 물거품 되나' 토론회

"앞으로 50년간 전기사용은 현재 대비 3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0년 내 80% 저감해야 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좋겠지만 한계가 있기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원자력 발전은 증가할 것이다. 이를 대비해 우리나라는 원자력 개발 투자를 늘려 세계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 수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과학기자협회(회장 박방주)가 13일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한국의 원자력 수출 강국의 꿈 물거품 되나' 주제의 토론회에서 장순흥 KAIST 원자력 공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원자력 발전이 지체될 것으로 예상되나 장기적으로는 원자력에너지를 쓸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아랍에미레이트 원전 수출을 계기로 원전 수출 강국 꿈을 키워온 우리나라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 그리고 세계 원자력계 흐름은 어떠한지를 조망해 본다는 취지에서 개최됐다.

장 교수는 최근의 국제 원자력발전 환경을 감안, "한국이 검증된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수출 경쟁력 확보방안으로 ▲가동 중 원전의 안전성 철저 관리 ▲수출 원자로의 성공적 건설 ▲경쟁력 있는 전략 신상품 창출 ▲효율적 안전규제 ▲원자력 인력 양성 및 확보 ▲R&D 등 원자력에 더욱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표를 가진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 공학과 교수는 "원자력 기술개발의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의 원자력은 중소형과 초고온가스로(VHTR)로 변화할 것이고, 폐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 해결해야한다"며 "특히 폐연료를 해결하는 공정을 연구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해외에서도 원전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인데 우린 연구할 자금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정부의 총 R&D연평균 증가율은 12%인데 반해 원자력 R&D는 2.8%에 불과했다. 이는 물가상승에도 따라가지 못한 수준이다. 또 정부 일반회계 예산 정체와 기금 요율조정으로 최근 원자력은 5년 동안 성장성이 둔화됐으며, 원자력 연구개발 기금은 요율이 15년째 동결 중이라 연구 자본이 많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는 부족한 연구개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원자력 연구개발 기금 요율의 상향 조정'을 제안했다. 현 부담금 요율은 1.2원/kWh로 10년간 2조4560억원이 확보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필요예산보다 1조9648억원이 부족하므로 이를 충당하기 위해 부담금 요율을 최소 2.16원/kWh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 교수는 "원자력 연구개발기금 요율 상향 조정을 원전사업자와 소비자의 부담으로 나눔으로써 충격을 줄이자"며 "특히 기금이 급격히 올라가면 국민들도 거부감을 느낄 것이므로 단계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무환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중국이 원전 개발에 큰 경쟁국이 될 것을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하얼빈 공대를 방문하니 에너지 공학과 학생들이 제일 진출하고 싶어하는 분야가 원자력 공학이었고 우수한 학생이 많이 모여있었다"며 "원자력 공학 출신들은 월급을 많이 받기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원자력 공학에 우수 학생들이 모인 중국과 우리나라가 앞으로 경쟁한다고 생각해보면 정말 심각한 문제다. 앞으로는 원자력을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 손잡는 방식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하방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해외 동향을 보면 후쿠시마 사태가 원전의 미래를 결정할만큼 큰 사고는 아니었다. 지진이나 쓰나미의 영향이 없는 나라의 원전은 진전될 것"이라며 "원전의 필요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하중 경희대 교수는 "원전 수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국내외적으로 원전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케팅과 세일즈하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방사능에 대한 무조건적인 두려움을 막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민 국회의원도 "국민은 원전에 대한 안전 정서를 원하는데 인문사회학자들이 원전의 안전에 대해 국민과 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보면 과학기술인들만 있는데 과기인 뿐 아니라 인문사회 분야 전문가들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