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규 박사팀 연구성과 국제학술지 게재

한약재인 '백지(白芷, 약초명: 구릿대)'가 천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기옥)은 3일 난백알부민(ovalbumin)으로 유도한 천식 생쥐 모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한약재인 백지 추출물을 경구투여 했을 때 천식질환이 크게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실험은 ▲음성대조군(정상쥐-백지추출물 비투여) ▲천식유도군(천식유도군-백지추출물 비투여) ▲양성대조군(천식유도군-montelukast, 기존천식치료제 투여군) ▲실험군 3개(천식유도군- 각 25, 50, 100 mg/kg 백지추출물 투여군) 등 총 6개 군 각 7마리에 대해 실시했다.

백지추출물의 효과는 6일간 매일 1회씩 경구투여 후 폐조직, 기관지폐포세척액(BALF), 혈액검사 등을 통해 평가했다. 연구팀은 천식의 정도를 알 수 있는 기관지 폐포 세척액내 염증세포수를 측정한 결과, 정상쥐인 음성대조군보다 천식유도군에서 염증세포의 총 세포수가 30배 이상 증가했고, 이중 호산구(알러지성 염증세포의 한 종류)는 50%를 차지했다.

그러나 백지추출물을 경구 투여한 실험군에서는 천식유도군의 총세포수보다 68.4% 감소했고, 호산구수 또한 65.2% 감소했다. 또한 양성대조군인 기존 천식치료제보다 총세포수는 14.2%, 호산구수는 13.1% 더 감소했다.

이는 백지가 천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혈청 내 천식질환 주요한 항체인 면역글로블린 E는 천식 유도군에 비하여 백지 추출물을 투여했을 경우는 40% 이상 현저하게 감소했다. 아울러 폐 조직 내 염증세포 침윤과 점액분비 역시 감소했다.

연구책임자인 신현규 박사(한약EBM연구센터장)는 "이번 연구는 한약재인 백지가 천식과 같은 알러지성 면역질환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한약재 추출물과 한약처방을 이용해 항알러지 효과를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급 국제 학술지인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올 4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특허 출원을 완료한 상태다. 천식환자는 전 세계 3억5000만 명 정도며,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 주요선진국 7개 나라에서 국민의 약 8% 정도가 천식환자로 분류된다.

또한, 도시화·산업화에 따라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소아 유병률이 10%를 넘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는 산업화 질병이다. 천식 질환은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본인은 물론 주위 가족에게도 많은 정신적 고통을 야기하며 장기적인 치료로 노동력의 상실과 함께 경제적 손실도 매우 커 감염전 예방이 절실하다.

2009년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 중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의 알레르기질환 환자가 800만 명에 이른다. 그 중에서 천식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사람은 2005년 227만 명에서 2009년 230만 명으로 연평균 0.37%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붉은색 사진의 경우, 정상쥐에는 거의 없는 세기관지주변 염증세포들이 (검파랑점들)
천식유도쥐 세기관지 주변에 많이 나타났고, 백지추출물을 투여를 했을 경우에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파란색 사진의 경우, 천식유도쥐는 진분홍색점액의 과분비가 보이는데 반해,
백지추출물 투여쥐의 경우 과분비 현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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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설명

▲천식(asthma) 여러 가지 자극에 대한 기도의 과민성을 그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기도의 광범위한 협착에 의해 발생하는 천명(喘鳴), 호흡곤란, 기침 등의 임상 증세들은 자연치유 되거나 치료에 의해 가역적으로 호전될 수 있다. 천식은 그 원인에 따라 외인성 천식과 내인성 천식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외인성 천식의 경우 원인 항원에 노출되었을 때 증상이 나타나는 천식을 말한다. 원인 항원에 대한 피부시험이나 기관지 유발시험이 양성반응을 보이며 발병 연령이 젊은 것이 보통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집 먼지 진드기가 가장 많은 원인 항원이며, 그밖에 꽃가루, 동물의 상피, 곰팡이 등이 원인 항원으로 작용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천식치료제로는 글루코콜티코이드(glucocorticoid)와 같은 스테로이드제가 사용됐다. 그러나 상기 스테로이드제는 효과 면에서는 강력하나 약물부작용이 큰 문제가 있다. 따라서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며 이를 위해서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물질을 이용한 치료제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백지 (白芷) 백지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식물로서 전국 어디에서나 산속의 골자기 습한 곳에 많이 자생한다. 성질이 강한 약초로서 기상조건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어느 지방에서나 재배할 수 있으며 당귀처럼 비교적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생김새는 짧은 원뿌리로부터 많은 긴 뿌리가 갈라져서 대체로 방추형을 이루고 길이 10~25㎝이며 바깥 면은 회갈색~어두운 갈색을 띤다. 예로부터 백지는 유행성 감기로 인한 두통, 코막힘, 콧물을 다스리는 진통약이며, 위장장애, 산전 산후두통, 어지럼증, 치통, 안면신경통, 마비 등에 유효하다. 또한 월경 뒤 하혈이나, 대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올 때, 축농증으로 인한 두통, 창양, 종독, 피부궤양 등에도 효과가 있다. 

약리작용으로 항균 작용, 동물의 연수 혈관 운동 중추, 호흡중추, 미주 신경 및 척수부의 흥분 작용, 관상동맥 혈류량 증가작용, 백전풍(白殿風 : 살갗에 흰 반점이 생기는 병증), 은설병(銀屑病 : 만성피부병으로, 홍반과 구진으로 인하여 피부 표면에 여러 층으로 된 백색 비늘가루가 생기는 병증)에 유효작용이 보고됐다.

▲난백알부민 오보알부민이라고도 하며, 항원으로 유발한 마우스 기도염증 모델은 기관지 천식에 있어서의 발병기전과 새로운 약물의 효능연구에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호산구성 염증반응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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