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욱 창의력연구소 소장

◆돌풍 일으키는 Backgrounds

갤럭시S 등 전세계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올라 있는 무료 앱 중에서 최근 2주 동안 가장 인기 있는 앱은 “배경화면”(영어 명칭: Backgrounds)이다. 뜻밖에도 국내 조그만 벤처기업이 만든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Backgrounds는 그 유명한 구글지도, 유튜브, 페이스북, 카카오톡, 트위트 보다도 다운로드 증가 추세가 높은 세계 1위의 무료앱이다. 물론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이런 세계적인 앱들이 훨씬 많지만, 어쨌든 Backgrounds는 지금 전세계적으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앱이다.

이를 개발한 OGQ라는 벤처기업 역시 갑자기 유명해졌다. 구글에서 Backgrounds에 광고를 싣자고 제의해 왔을 정도다. 게다가 처음부터 20여개 언어로 Backgrounds에 대한 설명을 만들어 놓은 결과, 전세계적으로 Backgrounds를 다운로드 하여 사용하고 있는 나라가 213개국에 달한다.

전체 다운로드 중 한국이 33.6%이고 나머지 66.4%는 외국이다. 즉, 사용자 중 2/3가 해외라는 것이다. (미국 23.8%, 일본 6.2%, 독일 3.4%, 프랑스 2.5%, 이태리 2.3%, 영국 2.1%, 인도 1.8% 중국 1.6% 등) Backgrounds에 대한 사용소감이나 댓글도 70% 이상이 외국인이 올린 것이다.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 나라 어떤 제품이라도 해외에서 이렇게 인기가 높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대단한 사건이자 엄청난 일이다. Backgrounds는 스마트폰 초기 배경화면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앱이다.

Backgrounds 앱이 제공하는 2,000여 개의 사진이나 그림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화면을 골라서 클릭만 하면 바로 스마트폰 배경화면이 된다.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사용하기가 매우 편리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사진이나 그림이 매일 추가된다. Backgrounds에 대한 사용자들의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5점 만점에 4.7점이나 된다. 카카오톡 4.3점, 구글지도 4.5점, 네이브 4.1점, 사이월드 3.8점, 페이스븍 3.2점의 선호도에 비하면 Backgrounds가 얼마나 인기가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올리는 댓글들을 보면 ‘너무나 쉽다, 대단하다, 친구에게 권하고 싶다, 매일 새로운 것이 나오니 좋다, 꿈꾸던 것이 현실이 되었다, 배경화면을 새로 만들기 위해서 인터넷을 몇 시간씩 검색하지 않아서 너무 좋다’ 등 한결 같이 좋은 반응이다. Backgrounds의 문제를 지적하는 댓글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Backgrounds를 개발한 OGQ

지난 금요일 오후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Backgrounds를 개발한 OGQ라는 벤처기업을 들렀다. 어떤 인연으로 나는 OGQ 대표를 10여년 전부터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금년초 OGQ가 어떤 앱을 만들 것인가 하는 워크삽에도 초청을 받았었다.

그리고 마침 OGQ 사무실이 우리 집 가까운 곳에 있어 가끔 들린다. 갈 때마다 아이스크림을 사 갖고 간다. 언젠가는 개발자들에게 저녁을 사주기도 했다. 나는 우리 젊은이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여 무언가 참신한 것을 만드는 그런 분위기 자체를 좋아한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그들에게 주고 또한 그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이 좋아 벤처처기업을 자주 방문한다. 가끔은 경영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 준다.

나는 그 날 앞으로 Backgrounds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내 의견과 내가 생각하는 아이디어 몇 가지를 이야기해 주었다. OGQ의 Backgrounds는 우리 나라 컨텐츠산업 및 IT산업 발전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좋은 기술이나 컨텐츠를 개발하고도 규모가 작은 국내시장에서 우리끼리 티격태격 하다 고사하고 마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처음부터 세계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막상 만들어 놓으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고 쉬울 것 같은 배경화면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도록 만든 그 창의성이 의미 있는 것이다.

KT, SKT, Samsung, LG, Naver도 못 한 일을 한 것이 더 큰 의미인 것이다. OGQ와 Backgrounds가 세계적으로 성공하길 바란다. 다음은 그 날 내가 이야기해 준 내용 중 일부다.

◆Backgrounds의 마케팅전략 아이디어

▲배경화면 사진 전세계 공모제 도입 현재 Backgrounds에 올려 놓은 2000여 개의 사진과 그림은 출처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만, 향후 저작권 또는 초상권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바, 배경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진을 전세계적으로 공모.

▲스마트폰 사진 공모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중 배경화면으로 좋은 사진을 전세계적으로 공모. 공모용 제출 사진은 OGQ가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 명시. ▲심사 1차적으로 OGQ 내부 심사를 통해서 Backgrounds에 올릴 사진 선정. Backgrounds에 올린 후 1개월간 다운로드 횟수로 등수 결정.

▲선정 및 시상 매월 10위까지 선발 또는 여행, 등산, 인물 등 분류별 Gold, Silver Medal 선정. 시상품은 디지털카메라(삼성카메라 협찬 협의) ▲예상효과 자기가 찍은 스마트폰 사진이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배경화면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인하여 Backgrounds에 대한 관심제고 및 Backgrounds 사용자 증가.

▲선결과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OGQ로 가장 쉽게 보낼 수 있는 앱/기술 개발. 사진 보관용 대규모 저장공간 사전 확보.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진공모가 있는 경우를 대비하여 사전에 대용량 서브를 갖춘 IDC 또는 CDC(Cloud Data Center)와 제휴 혹은 서브사용공간에 따른 사용료 지급 계약.

▲기타 현재 구글의 제의로 광고를 게재하고 있으나 당분간 광고를 하지 않고 일단은 사용자를 최대한 늘리는 전략도 고려해야 할 것임(카카오톡의 전략 참고). Backgrounds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배경화면 공모제를 함으로써 보유하게 될 엄청난 사진 물량은 클라우드컴퓨팅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KT와 SKT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사업이 될 것임.

또 사업을 확대하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저장해 주는 Visual Data Center사업으로 확대할 수도 있을 것임. 구글의 Picasa 등 동영상이나 사진을 저장하는 여러 솔루션이 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불편한 점이 많음.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