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 i3system 대표, 직원 잠재역량 결집·행복한 일터 만들기 앞장

"기술 세미나에 참석할 때마다 우리는 만들지 못하고 감탄만 하게 되는 해외 기술이 내게 늘 아쉬움을 남겼다. 세계 최초는 드물지라도 남이 하면 우리도 한다는 도전정신과 끈기로 따지면 한민족은 그 어떤 민족에도 뒤지지 않는다.

다른 선진국처럼 '적외선 센서'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집념 하나로 마침내 이뤄냈다." 정한 'i3system' 대표는 20년 넘게 적외선 센서 분야만을 천착해 온 고집불통(?) 연구개발자이며 기업인이다. 그가 KAIST 창업보육센터에 '한꿈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를 처음 설립한 것은 1998년 7월. 그는 이후 기업과 연구소에 기반 기술용역 서비스를 제공하며 입지를 갖춰나갔다.

아무런 생산 장비도 없던 시절, 단독으로 기술 용역을 수주 받아 회사를 운영해 나가야 했다. 오직 자신이 닦은 학문과 기술만을 가지고 홀홀단신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 정 대표에게 커다란 도약이자 전환의 시기가 찾아온 것은 회사를 설립한지 5년만인 2003년.적외선 센서 개발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에 옛 연구 학우들이 뜻을 같이하기 시작한 것이다.

설계 전문가와 조립 전문가가 하나 둘 힘을 합치기 시작했고 'i3system'이란 이름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사실 i3system의 주역들은 대한민국이 냉각형 적외선 센서 개발을 시작한 20여 년 전부터 핵심부문에 참가해 온 관련분야 전문가 집단이었다.

정 대표와 이들 주역들이 모여 회사를 설립한 2003년부터 i3system은 방위 사업청 관리 하에 ADD(국방과학연구소·소장 백홍렬)와 '적외선 센서' 공동연구를 시작하면서 개발을 본격화했다. 정 대표를 포함, 전 직원이 똘똘 뭉쳐 주야를 가리지 않는 노력 끝에 마침내 2009년 320급 냉각형 적외선 센서를 개발 완료했고 지난해에는 전 세계에서 7번째로 적외선 센서를 자체 개발하고 생산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i3system은 현재 열 영상 식별장비의 핵심부품인 '적외선 검출기' 기술을 바탕으로 K-1 전차용 열상 조준경, FO용 주야간 관측 장비를 양산하고 있다. 앞으로 개인화기 등 10여 종의 군용 무기에도 자체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적외선 열 영상 장비는 야간이나 안개 등 빛이 한 점 없는 상황에서 사물의 온도에 의한 열의 차이에 따라 목표물을 식별할 수 있게 해 주는 고난이도 기술이다. 그동안 우리 군이 보유한 열 영상 식별장비의 핵심기술인 '적외선 검출기'는 전적으로 수입에만 의존해 왔다.

더군다나 일부 선진국들의 전유물화 돼 있던 '적외선 검출기'는 국가 간 수출입 통제 품목이었고 기술과 제작 재료의 이동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i3system이 자체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해외 업체의 독점과 높은 가격의 벽을 허물고 무기의 정비기간 단축, 독자적인 무기 개발 등에 직접 나설 수 있게 됐다.

정 대표는 "독자적인 제품 개발 성공으로 이제부터는 2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적외선 센서시장에 진출해 외화 획득은 물론 국내의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기존 해외 적외선 센서 업체로부터 독립해 자주국방은 물론 군의 전투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와 함께 의료, 치안, 방범, 소방 등의 민수에도 적외선 센서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방산업체라는 굴레를 뛰어넘어 민수(民需) 부문에도 최상의 기술과 제품을 시연하겠다"고 미래 청사진을 설명했다.

현재 i3system에는 75명의 연구 인력과 생산인력 55명 등 모두 15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적외선 열상 장비와 엑스레이 센서, 캡슐형 내시경 등에 들어가는 전기·전자·통신 칩을 주요 생산품목으로 지난해 125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2010년 12월 방위사업청장상을, 올해 6월에는 대통령 공로 표창을 받으며 지식경제부(장관 최중경)가 정하는 '전국 300대 일하기 좋은 기업'(성장 잠재력 분야)으로도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정 대표는 "군의 특성상 최고의 기술과 성능의 제품이 아니면 쓸 수 없다. 아무리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양산할 수 있다 해도 해외 기술력에 뒤지면 군에 납품이 불가능하다"면서 세계기술력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대표의 이러한 집념과 경영철학이 집약적으로 표출되는 분야가 바로 직원교육이다. i3system은 직원들의 역량 강화와 전문적 업무수행력을 제고하기 위해 회사 내부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업무 관련 직능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직능교육과 함께 외부 전문강사를 초청해 리더십, 역사, 철학, 등 인문 경영학과 기본 소양 교육을 내용으로 하는 직책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정 대표도 직원들에게 자신의 전공분야인 '반도체 물성교육'을 직접 전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는 과장, 부장, 사장 등 승진 대상자에게 실시하는 직책교육까지 직접 맡아 하고 있다. 이때는 주로 경영이념, 비전 등 회사를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 나갈 지에 대해 쌍방향으로 중지를 모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가 직원교육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지식전달만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직원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답을 얻어내고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직원들에게 회사에서의 삶이 자신이 원하는 삶의 의미와 일치하도록 조율, 개선하겠다는 꿈이다.

이러한 교육과 소통은 직원들로 하여금 자신의 회사 내 위치와 소명의식을 일깨워 스스로 동기부여할 수 있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는 "결국 직능교육이나 기타 다른 교육 프로그램의 궁극의 목적은 전 직원들에게 '공통의 열정과 꿈'을 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i3system은 앞으로 '수출과 민수'의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비쳤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직원역량의 결집임을 반드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i3system 본사 전경.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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