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계 블로거와 기사 댓글 등 김 소장 직위해제 의견 봇물
직위해임 성급 비판 속 기관장 자격 문제 거론

"우리나라는 천재를 가만히 놔두는 사회가 아니다." "외국 유명 교수 초빙하는데도 정해진 법적 사례금 상한이 겨우 30~50만원이다. 잘못된 법부터 고쳐라" "연구소 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했으면 아무리 세계적인 수학자일지라도 처벌을 받아야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직위해제를 철회해야 한다" "인과응보가 아니냐. 반성하는 기회가 되길바란다" "누군 봐주고 누군 벌줘선 안된다. 법을 위반했으면 처벌 받아야한다." "수리과학연구소장이 자신이 취임하자마자 했던 일들을 조금이나마 귀동냥으로 알고 있는 나로서는, 과연 '기관장의 자격'이 있을까 의문이 든다."

수학계 세계적 석학 김정한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소장이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 검찰에 송치되고, 최근 직위해제를 당한 소식에 국내 네티즌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수학계에 몸담았던 상당수 블로거들은 김 소장의 직위해제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수학마니아 블로그 모습. ⓒ2011 HelloDD.com

수학 마니아라는 아이디의 한 블로거 (수학마니아 블로그 바로가기)는 "김 박사의 수학계 업적은 독보적이다. 이런 수학자가 미국 대학과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 연세대로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걱정 반 우려 반이었다. 우리나라는 천재를 가만히 놔두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수학계에 지인이 많아 이 사건을 개인적으로 오래 전에 접했는데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도 없다. 다만 외국 유명 석학 교수들을 초청하는 과정에서 과다하게 경비를 쓴 것"이라며 "연구소 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했으면 아무리 세계적인 수학자일지라도 처벌을 받아야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직위해제를 철회해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차기 소장직을 차지하기 위한 치사한 싸움의 연장 같다. 말도 안되는 엉터리 제보한 사람을 정리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김정한 사태가 날 확률이 높다"며 "교육과학기술부도 칼을 잘못 겨누었다. 한시바삐 사태를 잘 수습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김정한 소장 제자라고 밝힌 '브로커'라는 아이디를 가진 블로거 (브로커 블로그 바로가기)는 "대학생활때 김정한 교수 밑에서 공부를 했었다"며 대학시절 목격한 김 소장의 모습을 글로 담았다. 그는 "교수님 가족은 다 미국에 있지만 왜 굳이 한국에 들어왔냐고 물으니 한국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전세계 수학자들이 인정한 김 교수는 권력이나 돈에 휘둘리는 그런 속물이 절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다"고 이번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정한 소장 및 수리연과 관련된 기사에서도 누리꾼들의 찬반논쟁이 이어졌다. 김 소장의 횡령 혐의 논란'기사에 대해 lsk**** 네티즌은 "직위해제는 당한 사람에겐 크나큰 불명예인데 기소만 되도 무조건 직위해제라니 이런 잘못된 제도가 어딨나"라며 교과부의 잘못된 제도를 바꿀 것을 요구했다.

아이디 frosty**** 네티즌도 "외국 유명 교수 초빙하는데도 정해진 법적 사례금 상한이 겨우 30~50만원이다. 석학 초빙하는데 안 주면 안 줬지 그런 금액 주면 오히려 실례니까 다른 곳에서 얹어준것"이라며 잘못된 법을 먼저 고칠것을 주장했다.

이 외에 STAR***, spartan****, dpark****등 네티즌도 잘못된 법을 고치는게 급선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같은 내용에 반박하는 댓글도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인과응보가 아니냐. 반성하는 기회가 되길바란다"라고 말했으며, 아이디 건너****네티즌도 "실력과 인격이 맞물린 사람이 한 국가 기관의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며 "그 사람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그 사람 주변에서 그 사람의 녹을 먹고 살아야하는 민초들의 의견이 가장 정확하다고 본다"며 반박했다.

아이디 tyra****, bae*** 네티즌도 "누군 봐주고 누군 벌주고 하면 안된다. 법을 위반했으면 처벌 받아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밝혔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트위터에서도 수리과학연 사태에 대한 리트윗(RT:Retweet)이 퍼지며 다양한 입장이 게진되고 있다.

네티즌들이 올린 트윗 글은 '아주 수학계를 죽이는군요', '오라고 할 때는 감언이설. 오고나면 나 몰라라', '소신껏 일하기도 벅찬데 자리까지 신경써야 하는~슬퍼요', '세계적 석학을 이정도로', '참 답답한 소식' 등 대부분 수리연 소장 직위해임에 대한 부정적 의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반면 이번 김 소장의 기관장 자격을 문제시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트윗글에서 "수리과학연구소장이 자신이 취임하자마자 했던 일들을 조금이나마 귀동냥으로 알고 있는 나로서는, 과연 '기관장의 자격'이 있을까 의문이 든다"며 "당시 수리과학연구소 직원들이 무시무시한 2MB 정권 하에서 왜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했을까"라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수리연 소장 해임 건과 관련해 "'세계적 수학자', '수학 노벨상 받은 학자', '성급한 해임'이란 말들이 나온다"라며 "모르겠다. 지금 그분은 '학자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세금으로 운영되는 출연연의 경영을 맡고 있는 기관장'이 아니던가"라고 꼬집었다.

▲김정한 소장 및 수리연과 관련된 기사 댓글. ⓒ2011 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