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성 KAIST 교수, "체계적인 차세대 암 치료제 개발연구 진행"

세포 내 신호전달체계의 재설계를 통해 세균으로부터 맞춤형 인산화 단백질을 생산하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서남표)는 25일 박희성 화학과 교수가 미국 예일대의 솔(Soll)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세균의 단백질 합성관련 인자들을 재설계하고, 진화 방법으로 리모델링함으로써 인산화 아미노산(단백질 구성인자)을 단백질에 직접 첨가하는 기술을 개발해 맞춤형 인산화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단백질 인산화는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변형의 일종으로, 세포내 신호전달과 그 결과 발생하는 세포의 생장·분열·사멸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성장세포가 성장호르몬 등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 세포 내 단백질에 인산이 첨가되고(단백질 인산화), 인산화된 단백질이 다른 단백질을 인산화시키는 일련의 신호전달 과정을 거쳐 세포 분열을 일으키게 된다.

인산화 과정에서 인산화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세포의 정상적인 신호전달이 손상되고 세포의 무한 분열을 초래하게 되는데, 이같은 결과는 암을 포함한 각종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인산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다이내믹하게 진행되므로, 세포내 신호전달의 극히 일부만 알려져 있고, 지금까지 단백질의 인산화를 조절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질병 원인 규명 연구와 신약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균의 단백질 생합성 기구들(중합효소, 아미노산, tRNA)을 재설계하고, 자연계 모방 진화기술로 새로운 확장인자를 개발한 결과 얻어진  인공기능 세포의 그림이다. DNA로부터 단백질이 생합성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새롭게 설계된 단백질 합성기구와 자연계 모방 진화기술로 개발된 확장인자의 모식도가 나타나 있다. ⓒ2011 HelloDD.com

그러나 연구팀은 진화방법으로 리모델링하여 인산화 아미노산(단백질 구성인자)을 단백질에 직접 첨가하는 기술을 개발, 맞춤형 인산화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성공해 다양한 암을 유발시키는 단백질로 알려진 MEK1 인산화 단백질 합성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서 단백질의 인산화 조절과 인산화 단백질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며 "인산화 단백질을 통해 암을 포함한 각종 질병의 원인규명 연구와 차세대 암치료제 개발연구가 체계적이고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 8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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