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국 서울대 교수팀, 초저전력 전자기기 개발 위한 기초지식 제공

한 번 충전하면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초저전력 휴대전자기기는 없을까? 그 실마리를 국내 연구진이 풀어냈다. 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오세정)은 김상국 서울대학교 교수팀이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피셔(Fischer) 박사팀, 독일 함부르크대학의 마이어(Meier) 교수팀과 함께 '자성체 나노점 간의 고효율 정보신호전달 현상'을 발견·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그 동안 전 세계 과학기술자들은 전자기기가 정보를 주고받을 때 전력이 손실이 거의 소모되지 않는 방법을 개발하고자 노력해왔다. 그 중 하나가 자성체 나노점을 한 줄로 배열한 사슬구조에서 각 나노점(나노 막대자석)의 자화(磁化)방향을 회전시켜 정보신호를 전달·처리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나침반을 한 줄로 연결해 놓고 나침반 바늘이 한 쪽으로 배열된 상태에서 한 쪽 끝에 있는 나침반을 막대자석으로 회전하면 나머지 나침반 바늘들이 차례로 회전하는 현상과 유사하다. 그러나 나노크기의 나노점의 자화방향을 회전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자성체 자체의 감쇄현상으로 효율이 매우 낮다고 보고돼 왔다.

김상국 교수 연구팀은 이와 같은 단점을 극복한 전혀 새로운 개념의 초저전력 입력신호와 고효율 정보신호 전달현상을 발견하고 그 원리를 규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자성체 나노점을 이용한 신개념 정보 전달·처리 소자 개발을 위한 기초지식을 제공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정보신호 전달의 매개가 되는 자기소용돌이핵의 빠른 공명 회전운동(수백MHz~1GHz)을 연 X-선 현미경을 이용해 직접 관찰했다. 자기소용돌이핵의 공명 회전운동을 이용한 정보전달 메커니즘은 초저전력으로 신호를 발생시키고 나노점 간에 정보를 전달할 때 자체 감쇄상수가 제로인 경우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다.

또한 나노점 크기와 점 간의 간격 및 점 안에 형성된 소용돌이핵의 자화방향을 조절해 신호전달 방향과 속도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김상국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다년간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자기소용돌이 동역학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개념의 고효율 정보신호 전달방법을 발견·규명했으며, 정보신호 전달·처리 소자 개발을 위한 기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한 번 충전하면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초저전력 휴대전자기기에 자기소용돌이 핵의 공명 회전운동을 이용한 소자가 상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출판사가 발행하는 권위 있는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8월 10일자 온라인, 논문명:Tunable negligible-loss energy transfer between dipolar-coupled magnetic disks by stimulated vortex gyration)
 

◆용어 설명 ▲자기소용돌이핵(magnetic vortex core) 자성체 나노점 내에 스핀방향의 분포가 마치 태풍의 소용돌이 형상을 닮아 붙여진 이름. 작게는 수십 나노미터의 직경을 지닌 자성 박막 내에서 안정적으로 형성됨. ▲연 X-선 현미경 70피코초(1조분의 1초)의 시간분해능과 25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의 공간분해능을 지녀 자성박막 내의 스핀동역학을 연구하기에 유용한 현미경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 내 방사광 빔라인에서 사용할 시편을 창의단 증착실에서 제작하고 있는 모습. 정현성 박사과정 학생(오른쪽)과 이기석 박사. ⓒ2011 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