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협회 '2011년 제2회 산학연 전문가 포럼'개최

산학연 협력이 기술개발 과정에 그치지 않고 기술이전을 받은 기업의 매출 확대와 고용증대로까지 이어지는 순기능이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소기업청(청장 김동선)과 한국산학연협회(회장 김광선)가 31일 오후 2시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1년 제2회 산학연 전문가 포럼'에서다.

이날 행사에는 일반 중소기업 종사자와 학연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자리를 메웠다. 포럼에서는 이병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팀장이 '산학연협력의 최근 이슈 및 주요사례'를, 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가 '新산학연협력을 통한 중소기업 R&D 발전방향'을, 김선우 중소기업연구원 박사가 '산학연 협력 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를 가졌다.

이병윤 산업기술진흥원 팀장은 "산학협력에 있어서 기업이 애로기술 해결을 위해 어떤 사람에게 가야 도움을 받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며 대학과 기업사이의 탐색과 연계 과정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아젠다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해외 사례로 벨기에의 AGORIA(기술산업연합)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AGORIA는 1946년 설립된 벨기에 기업연합체로서 13개 기술분야별 기업들을 대표하며 약 1400개 회원사 중 900개가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산학협력을 하고 싶은 회원사는 AGORIA에 신청하게 되는데 정보비대칭성을 줄이기 위한 서비스에서 협상과 협약서비스, 협력 파트너와의 성과조정과 커뮤네케이션 조정까지 모든 것을 알아서 해준다. 특히 기회주의적 행동을 하는 기관의 경우, 산학연 협력에 영원히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등 사후문제를 최소화하는 서비스도 담당하고 있다.

이 외에 그는 성공적 산학협력을 위한 주요 시사점으로 "대학의 역할은 산학협력에서 보조역할로 움직여야한다. 또 대학의 연구나 기업의 사업화에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며 "기업은 대학에서 다 해주길 기다리는 수동적 자세에서 대학 기술에 대한 흡수역량 강화와 중재자 역할을 할 연구원 확보를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철우 산업기술대 교수는 '신(新)산학연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2003년까지를 산학협력1.0으로, 2004~2010년까지를 산학협력 2.0, 그리고 2011년부터를 신산학연협력 1.0시대로 나눴다. 그에 따르면 산학협력1.0 시대의 기본 개념은 공급자 중심이었으며 산학협력 2.0시대는 수요자 중심이었다.

그는 "신산학연협력 1.0시대에는 상생 개념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그동안 산학연협력의 목적이었던 순수, 제품중심 R&D와 4세대 R&BD에서 신산학연협력 1.0시대에는 지식의 경제가치화에 따른 5세대 R&BD로 글로벌 지향적이며 시장지향적으로 질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글로벌 시장을 공유하지 않고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하기 어렵다. 5세대 R&BD에서는 4세대와는 다르게 시장기업을 국제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제조에 관심을 가졌다면 이제는 고객의 가치를 발견하고 사업전략을 어떻게 짜서 서비스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협력을 통해 R&D 발전 방향과 중소기업 비지니스 방향을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선우 박사는 정부지원 사업현황과 문제점을 거론했다. 그는 "중기청을 제외한 타 부처의 산학연 협력사업은 관련 산업의 원천기술개발이나 인프라구축, 인력양성 등을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기능별 지원구조'를 나타낸 반면 중기청은 산업전반에 걸쳐 중소기업을 지원대상으로 하는 기업 '규모별 지원구조'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중기청의 산학연 협력사항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중기청은 규모별 지원구조를 나타내고 있지만 법률적·제도적 분류체계가 미흡하다는 것. 그는 "중소기업의 규모나 매출액은 명확하지 않다"며 규모별 지원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중기청과 타부서의 산학연협력의 예산구조에 따른 차이가 있기에 협력의 한계가 존재한다. 기업규모와 기술수준을 고려해 사업에 반영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산학협력을 해온 중소기업에게 향후 참여할 의사를 물어본 결과 '현수준을 유지하겠다'가 44%,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45%였다"면서 "본 연구는 깊게 더 연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발표가 끝난 후 산학연 각 전문가들이 참여한 토론이 이어졌다. ⓒ2011 HelloDD.com

이어진 토론에서 김영진 경희대 교수는 R&D 투자에 비해 지원이 미흡한 기술이전에 안타까워하며 "기술개발이 연구성과 확산에서 취업 연계에 이르기까지 주기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 역설했다.

이어 융복합 패러다임을 강조하며 "암치료도 약만 먹어서는 안 된다. 하나의 사업이 아닌 여러 사업을 투입해 나가는 방향을 생각해보자"면서 "개발된 기술이 궁극적으로 창업과 신산업을 만들어내 마케팅과 인력양성을 도모하는 등 여러 사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그는 "대학입장에서 산학협력 보상이 없다. 교수입장에서 산학협력사업이 매력적이지 않다"며 "교수가 적극적으로 달려들 수 있도록 지식재산권 소유문제 등을 잘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성상 아시아경제신문 본부장은 '실패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와 협회는 성공사례와 실패를 함께 연구해 적극 알리는 홍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패사례를 연구해 제대로 알려 타 산학연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 또 다른 실패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몰라서 지름길로 가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며 "학교와 기업이 자주 만나 스킨십을 함으로써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산학연에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채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과 대학을 매칭해주는 사람이 얼마만큼 잘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산학연 연계 매니저의 경우 미국 시장상황을 파악해 연결해주는 등 여러가지 일을 하는 고급인력이다. 그만큼 좋은 인재들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중간 다리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병오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는 "중소기업이 R&D 능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기술발굴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연구수행과 사업화 마케팅 등 전주기적인 역량을 갖춰야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출연연의 환경에 대해서 "산학연이 파트너십으로 성장하자는 취지로 기술이전 전담조직이 신설되는 등 정부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출연연의 환경은 그와 반대로 강소조직으로 조직을 전문화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다"며 "어수선한 탓인지 연구원들이 상당히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장대교 중기청 과장은 "오늘 발표에서 나온 수요자 중심의 협력체계와 실적적 협력체계,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정책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개술개발과제로 끝나는 것이 아닌 생산비용 감소와 매출증대로 연결될 수 있도록 산학연협력체계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