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 표절 관계자 중징계 방침…'국제적 망신' 불가피
대만 모 국립대학 교수 "진상 안밝히면 폭로" 제보로 밝혀져

KAIST 대학원생이 외국 대학의 논문을 표절한 뒤 이를 해외 유명학회에 발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KAIST는 물론 한국 과학기술계 전체의 국제적 이미지 손상까지 초래한 양상이다.

14일 KAIST(한국과학기술원) 및 학계에 따르면 대만 모 국립대학 교수의 리뷰(Review) 요청을 받은 KAIST 모 학과 교수의 박사과정 학생이 임의로 논문을 리젝트(reject)하고, 자기의 논문으로 도용해 지도교수와 함께 공저자로 국제 유명학회지에 발표했다. 피해자인 대만 국립대학 교수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KAIST 측에 "진상을 밝히지 않으면 폭로하겠다"는 제보를 보내오자 KAIST가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펼친 것으로 확인됐다.

대만 교수의 제보에 따르면 KAIST 대학원생이 자신의 논문 텍스트와 차트 등을 표절했으며, 이 표절 논문이 국제학회에 발표됐으나 해당 교수의 논문 3편은 게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논문 3편이 표절에 이용된 것은 대학원생이 직접 논문 리뷰 과정에서 얻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제보자는 밝혔다.

제보를 받고 최근 조사에 착수한 KAIST 측은 대만 교수가 지적한 논문 표절 여부를 확인한 결과 IT분야 학과 학생이 대만 교수의 논문을 완전히 표절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학생상벌위원회와 교원인사위원회에 통보했다.  

KAIST 측은 표절한 논문 2편의 학회 게재 취소를 요청했으며, 징벌조치 결과를 제보자와 대만 대학 측에 사과문과 함께 발송할 예정이다. 서남표 총장은 지난 7일 교내 연구윤리확립과 함께 연구부당 행위 재발 방지를 위해 전체 교수와 학생들에게 이메일 통해 이러한 사실을 공지하고, 앞으로 이런 류의 사건이 재발할 경우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계 및 KAIST 안팎에선 이번 사태가 과학자의 연구윤리를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고, 표절을 걸러내지 못한 채 논문의 국제저널 게재를 승인한 현 체제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KAIST 한 교수는 "학생들이 논문을 쓸 때 지도교수가 인용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하지만 담당 학생이 지도교수와 공동저자 형태로 게재하려 한 사태인 만큼 교수도 완전히 책임을 피하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KAIST의 한 박사과정 학생은 "학교에서는 현재 필수적으로 연구윤리 온라인 과목을 이수하게 하는 등 연구윤리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러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실질적으로 이공계 연구자들이 공감하고 도움이될 만한 구체적인 연구윤리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KAIST는 지난 2004년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지가 KAIST 한 박사의 8건 이상 학술지 논문 표절 사실을 공개해 국제적 곤욕을 치룬 바 있다.

◆ 다음은 KAIST에서 조사한 사건 경위 ○ 학생 및 지도교수와의 면담과 관련 자료를 검토해 다음과 같은 사실 관계를 확인함. - 2009년 7월 학생은 본인의 석사학위 논문을 요약하여 교수 공저자로(교수의 승인 없이) 관련저널에 제출하였으며, 이에 관련저널에서는 교수에게 제보자(대만교수)가 제출한 다른 논문의 리뷰를 요청함. - 교수는 해당논문의 리뷰요청이 자신에게 접수(2009.7.16)되었으나, 학생이 리뷰를 더 잘 할 수 있는 주제라 여겨 자신의 ID를 알려주었으며 본인의 검토를 거쳐 그 결과를 입력하도록 하였음. - 처음 입력 시에는 교수의 검토를 거쳤으나, 이후 학생이 리뷰계정의 이메일 주소를 본인 것으로 바꾼 뒤(2009.8.~12.) 제보자에게 불리한 리뷰결과로 수정한 것으로 판단됨. 이메일 주소가 바뀌어 교수는 이후 확인메일을 전달받지 못함. - 저널 에디터가 공개한 당시 리뷰내용에 따르면, 해당논문은 교수(학생)가 직접 리뷰에 참여하였으며, 결과를 Reject로 판정하고 모든 평가항목에 대해 ‘0’으로 grading함. 코멘트에는 제보자의 예전논문과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 2009년 12월 학생은 제보자의 논문을 대부분 표절하여 단독 판단으로 논문 B를 교수 공저자로 제출하였으며, 교수는 제출 당시에 이를 모르고 있었다. - 2010년 4월 학생은 논문 A(논문 B를 요약)를 역시 단독 판단으로 교수를 공저자로 제출하고, 2010년 7월 논문 게재 승인 후 학회등록을 위해 교수에게 논문 발표 사실을 알렸으나, 교수의 요청(해당논문에 기여한 바 없음)에 의하여 논문 A는 학생 단독저자로 게재·발표되었다. - 2010년 7월 이후 학생은 교수에게 논문 B가 심의 과정인 사실을 알리고 해당논문의 교정 등을 의뢰하였고. 이 과정에 교수가 논문의 수정 작업 등에 참여하게 되어 공저자로서의 역할을 승낙함. - 교수는 제출된 논문들이 본인의 주 연구 분야와 거리가 있어서 논문의 표절 여부를 자세히 따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논문들이 표절된 것인 줄은 모르고 있었음.
◆ 윤리 및 안전 관련 교과목 운영현황 □ 학사과정 윤리 및 안전 II : 1AU 이수하여야 함(모든 재학생 적용, 성적에는 포함하지 않으나 졸업필수 요건임) - 윤리 및 안전 II(HSS070/10.179)는 연구윤리, 안전관리, 성교육, 리더십을 포함하는 과목으로 수강신청은 따로 하지 않으며, 교과목 홈페이지(http://eethics.kaist.ac.kr)에 접속하여 교과과정을 이수하고 평가에서 아래의 이수년도 별 학점인정 조건을 만족하여야 Pass(S성적부여)한 것으로 학점인정 - 이수년도별 학점인정 요건( 각 과목은 모두 100점 만점 ) 2009년도 4과목(연구윤리, 안전관리, 성교육, 리더십)에서 모두 60점 이상 2010년도 4과목(연구윤리, 안전관리, 성교육, 리더십)에서 모두 70점 이상 2011년도 4과목(연구윤리, 안전관리, 성교육, 리더십)에서 모두 80점 이상 - 개설 시기는 봄, 가을이므로 졸업 직전의 봄, 가을학기까지 수강하여 Pass해야 함. (2010년 2월 졸업생은 2009년 가을학기까지 이수하여 Pass해야 함. 2009년 8월 졸업자는 제외.) - 시행시기: 2009년 3월 ※ AU (Activity Unit) _ 학점에는 포함하지 않으나 졸업이수에는 포함하는 활동 □ 석 · 박사과정 석· 박사과정학생을 대상으로 연구윤리, 안전관리, 리더십을 포괄하는 교과목으로, 특히 연구 부정행위 및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2009학년도 봄학기부터 개설 운영 - 과목번호 및 교과목명 : CC020(공통필수), 윤리 및 안전 I - 대상 및 이수시기 : 모든 재학생은 윤리 및 안전 I(1AU)을 입학 첫 학기에 반드시 이수하여야 졸업 가능함.(석.박사 재학 중 한번만 이수하면 됨) 단, 첫 학기에 응시하지 못한 경우 U는 부여하지 않고 다음 학기에 응시토록 함. - 이수방법 : 수강신청은 따로 하지 않으며, 교과목 홈페이지(http://eethics.kaist.ac.kr)에 접속하여 교과과정을 이수함. - 시험응시기간 : 매 학기초 ~ 기말고사 기간까지(응시기간 내에 응시 횟수는 소과목당 10회로 제한) - 평 가 : 교과목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평가하며 아래의 이수년도별 학점인정 조건을 만족하여야 Pass(S성적 부여)한 것으로 학점인정 - 이수년도별 학점인정 요건 (각 과목은 모두 100점 만점) 2009년도 3과목(연구윤리, 안전관리, 리더십)에서 모두 60점 이상 2010년도 3과목(연구윤리, 안전관리, 리더십)에서 모두 70점 이상 2011년도 3과목(연구윤리, 안전관리, 리더십)에서 모두 80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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