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오희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시스템연구본부장 책임연구원

▲오희목 생명연 박사 ⓒ2011 HelloDD.com
대덕연구단지는 연구소 주거지·기반시설의 배치와 조경을 고려해 잘 계획됐고, 지금도 정성스레 가꾸어지고 있다. 타지 또는 외국 방문객들도 이곳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화제에 올리곤 한다.

필자는 연구단지 종합운동장에서 사이언스 어린이집을 거쳐 대전과학고등학교에 이르는 '과학로'를 자주 산보하면서 가로수, 연구소의 경계수, 대전시민천문대와 신성공원 등산로 주변의 야생화, 상록수 등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어 행복하다.

가로수는 은행나무, 백목련, 자목련, 홍단풍, 청단풍, 붉은색 영산홍, 흰색 영산홍, 회양목, 쥐똥나무, 개나리, 벚나무 등을 골고루 배치해 계절별로 행인들이 개화와 단풍의 향연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히 배려했음을 알 수 있다. 봄에 시차를 두고 피어나는 꽃의 향연을 볼 수 있다.

개나리, 목련의 개화에 이어 고목 벚나무에서 수많은 벚꽃이 만개해 하늘을 뒤덮는 장관을 연출한다. 신성공원 등산로 주변에서는 노란 산수유에 이어, 하얀 조팝나무, 자색의 박태기나무, 진달래에 이어, 아카시아와 밤나무 꽃의 진한 향기에 취할 수 있다.

H연구소의 담장에 만개한 붉은 넝쿨 장미, 하얀 찔레나무의 풍성하고 아름다운 꽃의 향연을 즐기며, 담장 밑 모퉁이를 탐스럽게 덮은 꽃잔디의 밝고 화사함을 보면서,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아주머니들의 노력에 감사한다.

여름에는 노란 민들레꽃의 왕성한 생장을 확인할 수 있다. 금년 여름에는 잦은 강우로 고목이 몇 그루 쓰러지면서 보도를 가로 막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관리인들에 의해 곧 말끔히 정리됐다. 늦여름에 한 번 더 넝쿨 장미 꽃의 장관을 볼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하는 정원사의 정성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웃자란 둥근 향나무, 가로수의 단장 및 잡초 제거를 위해 수고하는 도로관리인 들이 종종 눈에 띈다. 가을에 들면서 은행나무 열매가 탐스럽게 주렁주렁 열리고, 모과나무의 탐스런 열매가 눈길을 끈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오가는 행인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형형색색의 단풍잎이 저마다의 자태를 자랑하게 된다. 이들의 변화를 보면서 벌써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단풍이 지고나면 이들을 쓸고, 치우는 일 또한 멋진 길을 만들기에 필요하다.

겨울에는 신성공원의 소나무, 전나무 등의 푸르른 자태와 함께 가로수의 가지에 소복하게 쌓이는 흰 눈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길을 오가며 길가의 휴지며 쓰레기를 주어 담는 멋진 길을 가꾸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시민들의 선행에 고마움을 갖는다.

자연 및 가로수가 제공하는 경관의 수려함을 맘껏 느낄 수 있는 것은 무질서하게 설치된 광고 현수막을 제거하는 관리인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최근에 이곳에 산책길이 조성되고, 이정표가 세워지는 등 '대덕사이언스길(대덕특구올레길)'의 일부로 새롭게 단장되면서, 여러 사람들의 노고를 알게 됐다.

산책길을 걸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신선한 공기로 숨쉬며, 각종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면 자연히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도 한결 상쾌함을 느낀다. 자연의 정취를 담은 멋진 길은 이와 같은 많은 사람들의 아름다운 마음과 수고가 함께 어우러져 가능하며, 이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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