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온가속기 설계보다 활용이 중요, 국제협력 필요성 설파
"IFF와 ISOL 동시 사용은 독창적"…내달 중이온가속기 사업단 구성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중이온가속기 국제자문위원회가 '한국형 중이온가속기(KoRIA)'에 대해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는 지난 7월 구성된 자문위의 이 같은 진단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자문위의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KoRIA는 IFF(In-Flight Fragmentation)와 ISOL(Isotope Separation On-Line) 두 가지 방식을 동시에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시설로, 기존 방식보다 넓은 범위의 동위원소 빔을 생성할 수 있는 등 독창적인 설계로 평가됐다.

IFF는 무거운 원소(우라늄 등)의 이온, 즉 중이온을 가속해 탄소나 베릴륨 등 가벼운 원소(경입자) 표적을 맞히는 방식이다. 중이온이 경입자와 부딪치면서 여러 희귀동위원소가 튀어나오는데, 이 원소들이 날아가는 동안(In-Flight) 전자기장을 걸어 필요한 원소만 얻어내는 기술이다.

그러나 고속으로 날아가는 동안 특수상대성 원리에 따라 수명이 길어진 상태에서 원소를 잡아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희귀 동위원소를 얻기 쉽지만, 불순물이 많이 섞여 나오는 단점이 있다. ISOL에서는 이와 반대로 중이온은 고정해 놓고, 양성자를 고속으로 날려 중이온을 맞힌다.

양성자와 중이온이 부딪칠 때 나오는 원소들을 다시 가속해 원하는 원소를 추출하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필요한 순수 원소를 얻기에 적합하나 수율이나 효율이 떨어진다.

자문위는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의 목적은 가속기 장치 기술의 혁신보다는 이를 활용한 독창적인 연구 수행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효율적 구축을 위해 CERN(EU), TRIUMF(캐나다) 등 해외 가속기 연구소와의 국제협력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특히 KoRIA와 유사한 선형 가속기를 사용하는 미국 미시건주립대의 FRIB을 주요 협력 파트너로 제안했다. 추진 일정에 대해서는 전문인력 확보와 연구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여 효율적인 추진 전략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있는 ISOL 장치는 조기 구축해 활용 연구에 착수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하는 IFF는 R&D를 거쳐 제작에 착수 등의 전략을 통해 연구인력 활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책정한 중이온가속기 구축 관련 예산 4600억원에 대해서도 비교적 합리적이라고 자문위는 평가했다. 교과부는 현재 중이온가속기 사업단장 선정을 위한 후보 공모 중에 있으며, 내달 경 사업단이 구성되면 이번 국제자문결과를 반영한 중이온가속기 구축 사업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연내 상세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번에 구성된 자문위는 앞으로 상세설계 및 제작 과정에도 자문을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김영기 미국 페르미연구소 부소장, 유럽 입자물리연구소(CERN) 소속 린 에번스 등 세계적 가속기 권위자들이 참여한 이 위원회는 약 3개월 동안 KoRIA 개념설계의 독창성, 기술 실현 가능성, 국제협력 방안, 예산·인력·일정의 적정성 등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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