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재가 이후 공식 선임 예정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 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의 초대 원장으로 오세정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내정됐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가 오세정 이사장·조무제 울산과기대 총장·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장 3명의 기초과학연구원장 후보 중 오세정 이사장을 단독으로 청와대에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오 이사장이 초대 기초과학연구장으로 선임될 전망이다.

오 이사장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를 하다 1년 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경기고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자연대학장 등을 지낸 국내 대표적 물리학자다. 특히 오 이사장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전문위원회 위원장과 기초과학연구원 설립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기초과학연구원 출범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해 왔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국무총리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 위원,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장 등 과학기술계 주요 요직을 맡으며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그간의 학문적 업적과 함께 서울대 학장·연구재단 이사장으로 일하며 쌓은 행정 능력이 이번 인사과정에서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과학연구원장은 5조2000억원이 투자되는 과학벨트 사업에서 연구원 산하 50개 연구단과 중이온가속기연구소를 총괄 지휘하는 자리다. 그런 가운데 과학기술계에서는 기초과학연구원장 자리가 국가 기초 과학기술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인만큼 신임 오세정 내정자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기초과학 연구 속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최고의 인물이라는 평가에서부터 과학기술계가 정도를 걸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리더 등 다양한 평가가 쏟아졌다. 정통 과학기술인인데다가 다양한 행정과 경영 경험에 비춰 과학기술 살리기의 확실한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지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오세정 이사장만큼 연구재단 이사장 등 여러 경험을 갖췄고 우리나라 과학계 큰 틀에서 그만한 시각을 가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초대 기초과학연구원장으로서 50년, 100년을 바라보고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소신있게 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중권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 "과학계를 잘 이해하고 있는 오세정 이사장이 잘 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처음 취지대로 기초과학연구원이 장기적으로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옆에서 애정을 가지고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심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는 예산 확보 등 오세정 이사장이 풀어야 할 현안들이 많다는 점을 이야기 하며 과학기술계 상생을 위해 큰 틀에서 움직여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학계의 한 인사는 "기초과학연구원은 한국 과학계가 기초과학 강국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첩경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호기를 잘 살리기 위해서라도 오세정 내정자를 비롯한 과학계 내·외부가 힘을 모아 근본적이고 제대로 된 혁신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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