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문화기술대학원 연구결과 발표

책을 펼치니 한쪽 면에 거중기 그림이 있다. 그곳에 소형 카메라를 들이대고 모니터를 보니 화면 속 거중기가 갑자기 3차원 입체화면으로 바뀌면서 '드르륵 드르륵' 소리까지 내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인쇄된 책 위에 디지털 정보를 입혀 책이 가진 감성과 디지털 콘텐츠를 같이 맛볼 수 있는 신개념의 책, 디지로그북(Digilog Book)입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총장 서남표) 문화기술대학원(Culture Technology,이하 CT)에서 연구결과 발표와 실질적 시연을 통해 공동협력기관을 유치하고자 '데모데이(DEMODAY)' 행사가 11일 열렸다.

'디지로그북'은 이 행사에서 시연을 담당한 GIST U-VR Lab의 우운택 교수팀이 연구개발한 작품이다. 이것은 우리가 보는 사물 위에 디지털 콘텐츠를 덧입히는 증강현실기술(Augmented Reality)로 인해 가능하며, 이 기술로 인해 실제 책이 가진 콘텐츠 한정성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Visual Media Lab의 노준용 교수팀은 컴퓨터 애니메이션과 영화에 사용되는 CG 특수 효과 등을 선보이며 "대표적으로 영화 '제7광구' 3D 변환 작업에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 그래픽이나 애니메이션에서 요구되던 것은 사실적인 움직임을 얼마나 잘 구현해 내느냐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사실적 움직임은 기본이고, 기술적 효율성이 함께 요구되고 있다. 한마디로 뷰잉 패러다임(viewing paradigm)을 바꾸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노 교수팀은 실제 컴퓨터 그래픽스 애니메이션 및 영화 제작의 제작과정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솔루션을 개발해 공개했다. Experience Lab의 구본철 교수팀이 선보인 Auto-composer 프로그램은 레이저 포인트 불빛을 벽에 쏘아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면 그 움직임과 방향에 따라 여러 악기의 높낮이를 표현해내 협주곡을 듣는 듣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구 교수는 "공학적 기술을 음악 등 예술분야에 접목해 한국과 미국간 실시간 네트워크 공연도 진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IT계통 CEO를 비롯해 문화·전시·콘텐츠 관련 종사자 및 대학원생 등 80여명이 참석해 직접 대학원 교수들로부터 연구결과와 과정을 듣고 시연에 적극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데모데이'는 트랙별 연구성과 발표와 총 5개의 전시관에서 마련된 실질 시연 중심으로 이뤄졌다. 연구발표는 분야별 총 3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16명의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들이 그동안 연구한 내용과 성과를 바탕으로 문화와 기술·공학이 융합된 연구 발표에 대해 설명했다.

▲'데모데이'에는 IT계통 CEO를 비롯해 8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2011 HelloDD.com

첫 번째 세션은 '디지로그 엔터테인먼트의 미래(Future of Digilog Entertainment)'란 주제로 ▲원광연 교수▲노준용 교수 ▲여운승 교수 ▲우탁 교수 ▲도영임 교수 ▲구본철 교수가 차례로 발표했다.

두 번째 세션은 '차세대소셜서비스의 새로운 세계(New world of Ambient Communication)'이란 주제로 ▲이원재·차미영 교수 ▲우성수 교수 ▲김민기·김원준 교수 ▲시정곤 교수가 발표했으며 이어 세 번째 세션에는 ▲이지현 교수 ▲변지훈 교수 ▲김이경 교수 ▲김정화 교수 ▲우운택 교수 ▲김정훈 교수가 '인터랙티브 미디어와 공간 지향(Toward Interactive Media & Space)'이란 주제로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트랙별 연구성과 발표에 앞서 이동만 CT원장은 "문화라는 것은 결국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로부터 생성되는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진보된 기술로서의 공학과 사람중심의 문화를 융합시켜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의 포문을 열수 있길 바란다"이라고 말했다.

▲집중 정도에 따라 게임 캐릭터 에너지가 샘솟거나 떨어진다. 뇌파검출장치 이용
'실감형게임' 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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