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김용일 박사팀, X-선 회절기 정확도 높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김명수)은 김용일 재료측정표준센터 박사팀이 사람의 지문처럼 물질의 종류를 파악하는데 필수장치인 'X-선 회절기'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금속 등 모든 물질은 사람의 지문처럼 고유의 원자 배열을 갖고 있어 이를 알아내면 물질의 종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때 활용되는 장치가 X-선 회절기이다.

따라서 X-선 회절기는 무엇보다 주기적인 교정을 통해 측정 정확도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X-선 회절기의 교정을 위해 사용하는 표준물질이 없어 측정결과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없었다. 이번에 개발한 인증표준물질을 이용해 X-선 회절기를 교정하면 물질의 원자배열 값을 1만분의 1 수준까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렇게 정밀하게 값을 측정하면 물질의 혼합물과 화합물의 구분뿐만 아니라 결정 내부의 변형이나 결함구조분석, 촉매 개발에도 활용 가능하다. 인증표준물질은 반도체 웨이퍼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실리콘을 이용했으며, 제조한 분말의 입자는 2~10 마이크로미터 크기다. 연구팀은 덩어리 형태의 실리콘을 1만분의 1 mm까지 분쇄할 수 있는 '제트밀(Jetmill)'이라는 분쇄기를 활용해 잘게 쪼갠 후, 이를 다시 매스실린더를 활용한 자연낙하법으로 맨 밑바닥과 윗부분의 입자는 제거한 후 가운데 부분의 원하는 입자만을 얻어냈다.

이를 통해 얻어낸 입자는 마지막으로 1000 ℃ 이상의 열처리 과정을 거쳐 인증표준물질로 만들어지게 된다. 김용일 박사는 "매스실린더를 활용해 1g의 실리콘 입자를 얻기 위해서는 약 12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며 "많은 시행착오 끝에 균일한 상태의 실리콘 입자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인증표준물질 제조 단계의 어려움으로 인해 관련 기술은 미국 등 일부 국가만이 보유하고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인증표준물질을 내년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센터, 포항가속기연구소 등 연구·시험기관을 비롯해 산업체, 학교 등에 공급하며, 중국 등 아시아지역 국가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인증표준물질 제조에 성공하면서 해마다 늘어나는 부품소재 수출에도 반가운 소식이 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요구하는 대일·대미 부품소재 부문에서 국내 업계는 그동안 기술 장벽으로 인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함으로써 앞으로 국내 부품소재 업체의 수출뿐만 아니라 신소재 개발 능력제고, 제약업계의 신약 개발 시에도 신뢰성 향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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